사람들이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데스크톱 같은 IT 기기를 구입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부분은 무엇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성능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성능만큼 기기 선택에 있어 중요한 요소가 있다. 바로 소프트웨어나 주변 기기와의 호환성이다. 아무리 사양이 좋은 기기라고 해도 호환성이 낮다면, 작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전기차 업계에서도 호환성과 관련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전기차 인프라 확충을 위해 고속도로 휴게소마다 설치된 충전 거점 “E피트”에서 테슬라가 호환되지 않는다는 소식 때문이다. 그 원인이 테슬라코리아에 있다는 내용이 함께 전해지면서, 테슬라 차주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선 국내 E피트 거점과 테슬라의 독자 규격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충의 에디터

현대차에선 아이오닉5, EV6,
제네시스 전동화 모델을 공개했다
전 세계적으로 내연 기관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도 전동화 바람이 강하게 일고 있다. 현대차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를 출시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제작된 아이오닉5와 EV6를 공개하기도 했다.

아이오닉5와 EV6는 이전까지 모빌리티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혁신적인 기능과 자체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강력한 주행성능을 전면에 내세우며 뜨거운 시장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번째 전기차, G80 전동화 모델까지 공개되어, 국내 전기차 열풍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전기차의 유일한 약점은
부족한 충전 인프라이다
내연기관 대비 비교적 설계가 간단한 전기차는 연비 효율이 우수하고 공해를 발생시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에도 아직까지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가 많은 이유는, 전기차가 갖고 있는 가장 큰 약점 때문이다. 바로 부족한 인프라와 충전 문제이다.

물론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제조 기술이 나날이 발전함에 따라 충전 시간이 줄어들고 있지만, 현재까지 내연 기관 차량 대비 연료 충전 시간은 상당하다. 더군다나 주유소에 비해 전기차 충전 시설도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황인지라, 일각에선 전기차 구매를 시기상조라고 주장하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인프라 확충을 위해 현대차와
도로교통공사가 발 벗고 나섰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현대차는 한국도로공사와 손을 잡고 고속도로 거점마다 자체 충전소를 설치하는 인프라 구축 사업을 진행했다. 지난 14일부터 현대차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 충전에 특화된 충전 시설 E피트가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12곳에 6기씩 설치되었으며, 현재 총 72기의 충전소가 운영되고 있다.

E-GMP 플랫폼을 사용한 차량의 경우 18분 내에 80% 충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E-GMP 플랫폼을 사용하지 않은 차량의 경우에도 E피트를 이용할 수 있다. 정부에서는 국내 전기차 보급과 충전 효율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17년부터 전기차 충전 규격을 표준화시켰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자체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현대차의 인프라 구축 사업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앞서 아이오닉5의 주행 거리 논란이 계속되며 부족한 인프라 문제를 지적하던 네티즌들도 인프라 구축에 앞장서는 현대차의 행보에 대해선 칭찬하기도 했다. 특히, 테슬라와 비교하여 현대차를 칭찬하는 반응도 상당했다.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던 테슬라는 자체 충전소 설치를 통해 인프라 구축에 힘써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E피트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전해지면서, 오히려 먼저 인프라를 구축했던 테슬라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다름 아닌 호환성 문제이다.

호환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테슬라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앞서 고속도로 휴게소 E피트 거점 구축과 관련하여, 설치된 초고속 충전기에서 어댑터를 이용할 수 없다고 공지했다. 그 이유에 대해선 검증되지 않은 어댑터를 사용할 경우, 안정성과 호환성 문제로 차량과 충전기에 피해가 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현재 KC 인증을 거친 정품 어댑터를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국내 표준 충전 규격과 다른 테슬라 이용자들은 E피트를 이용할 수 없게 된다. 이에 테슬라 운전자들은 도로교통공사에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하며 불만을 토로해왔다. 공공부지를 활용하는데 특정 기업 차량만 사용 가능하도록 특혜를 주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것이다.

민원이 계속되자, 도로교통공사에선 호환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테슬라코리아 측에 연락했지만, 테슬라코리아 측에서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테슬라는 현재 자체 개발한 DC 콤보 충전 어댑터에 대해 KC인증을 접수한 상태이다. 하지만 테슬라의 정품 어댑터가 KC 인증을 받는다 하더라도, 하이차저 출력 350kW급에 대한 표준이 제정되지 않아 E피트 사용은 어려울 전망이다.

테슬라코리아는 국내 표준 규격과 다른 충전 단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완속 충전소인 데스티네이션 200여 곳, 급속충전소인 슈퍼차저 30여 곳을 운영하고 있다. 뒤이어 5분 충전으로 120km의 주행이 가능한 250kW급 신형 V3 초급속 슈퍼차저의 국내 도입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완속 충전소에 비해 급속 충전소의 개수가 상대적으로 적으며, 도입을 앞두고 있는 초급속 수퍼차저도 전국 27곳에만 설치될 예정이라 인프라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시장 표준을 따르지 않는
테슬라에 대해 비판이 이어졌다
한편, 해당 소식을 전한 네티즌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표준 규격과 달라 E피트를 이용할 수 없다는 부분에 대해선 “자기들이 알아서 돈 들여 충전소를 짓든가 표준 인증에 맞춘 젠더를 보급하든가 할 것이다”, “돈 많은 회사 걱정할 필요 없다”, “이래도 사는 사람이 있으니까 배짱을 부리는 것이다” 등의 반응을 전했다.

도로교통공사의 연락에도 응답하지 않았던 테슬라코리아의 서비스에 대한 불만도 제기됐다. “지점에 문의할 일이 있어 연락해도 통화 자체가 안 되더라”, “테슬라코리아 서비스 불편한 건 이미 유명하다”, “한국 시장을 얼마나 하찮게 생각하면 이러는지 모르겠다” 등의 비판을 찾아볼 수 있었다.

적극적인 태도 없이
입지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E피트와 테슬라의 호환 문제는 테슬라의 독자 규격 문제로까지 이어졌다. 시장의 표준 규격을 무시하고 독자 규격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일부 네티즌들은, 소비자들이 계속 제품을 구입하기 때문에 기업이 시장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국내 시장에 적극적으로 보이지 않는 듯한 테슬라의 행태는 꾸준히 지적되어왔다. 하지만 이전까지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 이외의 대안이 없었기에, 소비자들은 불편한 서비스에도 불구하고 테슬라를 이용해왔다. 현재는 상황이 다르다. 현대차가 아이오닉5나 EV6를 내세우며 국내 전기차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테슬라가 지금과 같은 입지를 유지하기 위해선, 국내 시장 공략에 좀 더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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