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 남차카페 ‘안산ll엠즈 개러지’님 제보)

‘염일방일’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하나를 잡으려면 다른 하나를 놓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두 마리 토끼를 쫓다 둘 다 놓친다”라는 말과 같이 지나친 욕심은 오히려 화를 부를 수도 있다. 현재 법정관리에 다시 들어간 쌍용차에게 가장 우선해야 할 자세가 바로 이 같은 결심을 하는 것이 아닐까.

쌍용차는 임원을 약 30%가량 줄이며 회사에 닥친 위기를 모면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것만 두고 본다면 “쌍용차가 드디어 마음을 먹었구나”라는 생각이 나올 법도 한데, 오히려 네티즌들 사이에선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지금부터 알아보자.

김성수 인턴

쌍용차, 임원 30% 감축
직원 감축으로까지 이어질까
25일 자동차 업계에서는 쌍용차가 회생계획안의 일환으로 30%가량의 임원진을 축소할 것이라 밝혔다고 말했다. 현 쌍용차의 임원진은 총 33명으로, 이 중 HAAH 오토모티브와의 인수합병 계약 실패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던 예병태 사장과, 법정관리인 1인을 제외한 10여 명이 자리를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임원진의 30%를 축소하는 것은 많은 의미를 가진다. 임원진의 감축이 쌍용차 내부적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암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임원 30% 감축을 시작으로 직원들까지 어느 정도 감축이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말했다.

임원의 감축이 직원들의 감축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것은 르노삼성의 사례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급격한 경영 악화로 인해 임원을 무려 40%나 감축하였고 일반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도 하였다.

현 쌍용차가 처해있는 상황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생각해 본다면 구조조정을 거치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그렇기에 쌍용차는 임원 감축을 시작으로 구조조정의 명분을 어느 정도 확보하려는 의도가 있다 볼 수 있다.

(사진=한국경제)

노조 측은 반발하며
총 고용 유지를 주장하고 있다
그렇지만 당연 구조조정이 순탄히 진행될 리는 없다. 26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선 정일권 쌍용차 노조위원장이 직원들의 구조조정에 반대하며 1인 시위에 나섰다. 임원들을 시작으로 이어질 직원들에 대한 일방적 구조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정일권 쌍용차 노조위원장은 해당 시위에서 “노조가 고통분담을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임금 삭감과 구조조정만이 대안이라며 노동자들에게만 뼈를 깎는 노력을 강요하는 현 상황이 너무나 답답하다”라고 토로했다.

노조 역시 쌍용차 임원진 30% 감소 행위가 구조조정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노조에게도 고통 분담을 요구하는 것이라 해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구조조정을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기업회생 과정에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게 되었을 경우를 대비해 대응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다”라며 현 노조의 입장을 밝혔다.

또한 이 자리에 선 이유에 대해 “투쟁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답답함을 전하려는 것이다. 정부의 공적지원금은 바란 적 없으며 산업은행이 대출을 해 준다면 열심히 일해 갚을 것이다”라 말했다. 이어서 “올바른 매각을 통해 새 주인을 찾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HAAH도 아직 가능성이 없진 않다”라고 말했다.

스스로의 몸집을 줄이는 것이야말로
새 투자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기회
위기 타개를 위해선 새 투자자를 찾는 것이 가장 우선순위인 것은 맞다. 법정 역시 조기졸업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새 투자자를 찾는 것이 가장 큰 핵심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렇지만 쌍용차가 새 투자자를 찾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구조조정을 통해 몸집을 어느 정도 줄이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로 쌍용차 인수에 관심을 가진 기업은 적지 않다. 그렇지만 번번이 기회가 무산되고 말았는데, 가장 큰 이유로는 쌍용차의 몸집이 너무 거대하다는 것에 있다. 일찍이 가장 유력한 인수합병 계약 당사자로 꼽혔던 HAAH 오토모티브 역시 쌍용차의 거대한 몸집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것이 큰 이유로 꼽힌다.

HAAH 오토모티브는 당초 약속했던 투자액 약 2억 5,000만 달러, 한화 약 2,800억 원을 훨씬 웃도는 쌍용차의 공익채권 3,700억 원에 발목이 잡혔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쌍용차의 거대한 몸집이 투자자들을 설득하는데 오히려 감점 요소가 되었던 것이다.

HAAH 오토모티브의 인수합병 계획이 무산되고 난 이후에도 계속해서 관심을 보였던 국내 전기차 버스 업체 에디슨 모터스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에디슨 모터스 생각보다 쌍용차 인수 의지가 큼에도 섣불리 나아가질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서울경제)

에디슨 모터스의 의지는 확고하나
업계 관계자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에디슨 모터스의 임원에 따르면, 쌍용차 매각이 알려진 이후부터 꾸준히 인수 의지를 피력해 왔다고 밝혔다. 전기 버스 외에도 각종 차량의 메이커로 성장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었기에, 에디슨 모터스 측은 쌍용차의 라인업과 자신들의 전기차 기술력 결합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보았다.

에디슨 모터스 강 대표는 “체어맨 전기차 등을 통해 5년 내로 쌍용차를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자신감까지 내비쳤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에디슨 모터스의 인수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보고 있다. 역시나 쌍용차의 너무 큰 몸집이 그 이유인데, 매출 약 2조 9천억 원의 쌍용에 비해 에디슨 모터스는 약 1천억 원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는 상황이다.

쌍용차 노조의 총 고용 요구에 대해
좋지 않은 반응이 이어졌다
이와 같은 상황에 네티즌들 역시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현 쌍용차의 상황에선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보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임원 30% 줄인다는데 노조도 어느 정도는 감축 감안해야 하는 것 아닌가?”, “총 고용 유지… 아직 정신 못 차렸네…”등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깨진 독에 물 붓기다”, “경쟁력이 없으면 폐업밖에 답이 없다. 계속 되풀이해봤자 소용없다”, “중국 스타일 디자인에서 벗어나기 전까진 차 안 팔릴 거다”, “최저임금 받으면서 해도 모자란 상황 아니냐?”와 같은 반응들도 볼 수 있었다.

임직원들의 구조조정 및 임금 삭감이 없이 새로운 투자자를 찾아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 후, 흑자전환을 위한 노력이 이루어질 수만 있다면 모두에게 더할 나위 없는 결말일 것이다. 그렇지만 현 상황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현 쌍용차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은 대체로 쌍용차의 몸집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다.

물론 노사 간 모두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려는 시도를 부정할 순 없지만, 너무 낙관적인 결과만 기대했다가는 그나마 새로운 투자자를 확보할 수 있었던 마지막 기회마저 날려버리게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러운 마음이 있다. 노사 간 양 측의 심도 있는 협의를 통해 현 위기를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길 바란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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