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구매하는 데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대부분 가장 먼저 지불 방법을 따진다. 크게 현금 일시불 구매와 할부 구매, 리스 상품, 장기 렌트 등으로 나뉜다. 디자인이나, 성능 등 다른 부가적인 것들을 따지는 소비자들도 있지만 대부분 실구매 가격이 선택을 좌우한다.

가성비와 혜택을 따지는 사람들에게 경차만큼 좋은 선택지가 없다. 타고 다니기 편할 뿐 아니라 차량 가격에 따라 경차는 취등록세를 면제해 주며 공영주차장, 고속도로 요금 50% 할인, 책임보험 할인, 저렴한 자동차세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지만 경차 판매량은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소형 SUV 등 다른 제품군으로 소비 패턴이 나뉜 것을 판매량 감소 원인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경차 판매량을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 기아차와 쉐보레는 솔깃한 상품을 하나 꺼내들었다. 기아차는 모닝 100개월, 쉐보레는 스파크 120개월 장기 할부 프로그램을 제시한 것이다.

해당 상품 내용에 따르면 선수금 없이 월 납입금 10만 원 수준으로 내 차를 소유할 수 있다. 하지만 장기 할부 프로그램과 일반적인 36개월 할부 프로그램 진행시 발생하는 가격을 제대로 따져보면 무엇이 현명한 선택인지 알 수 있다. 오늘 오토포스트 실구매 리포트는 초 장기 경차 할부 프로그램 실효성에 대해 한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기자


일반적인 36개월 할부
모닝 월 27만 1,497원부터
스파크 월 26만 1,915원부터

일반적으로 많이 진행하는 36개월 할부 견적을 살펴보자. 금리는 연 고정 2.9%로 설정했다. ‘기아 모닝’의 최하위 트림 ‘베이직 플러스’의 가격은 965만 원이다. 월 납입금은 27만 1,497원이다. ‘쉐보레 스파크’의 최하위 트림 ‘LS 베이직’의 가격은 970만 원, 월 납입금은 26만 1,915원이다.

모닝 최상위 트림 ‘프레스티지’의 가격은 1,445만 원, 월 납입금은 41만 875원이다. 스파크 최상위 트림 ‘마이핏’의 가격은 1,493만 원, 월 납입금은 41만 3,198원이 나온다. 일반적인 할부를 진행할 시 두 차량의 이자는 40만 원에서 60만 원선 임을 확인할 수 있다.

100개월 & 120개월 할부
모닝 월 11만 7,733원부터
스파크 월 10만 2,410원부터

그렇다면 최근 이슈가 된 초장기 할부 프로그램으로 구매하면 어떨까? 이 프로그램을 이용할 경우 고정 금리 4.9%가 적용된다. 모닝부터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최하위 트림의 경우 월 납입금으로 11만 7,733원이 발생하고, 최상위 트림은 17만 6,295원이 발생한다. 같은 조건에서 스파크는 최하위 트림에서 월 납입금 10만 2,410원, 최상위 트림은 15만 7,627원이 발생한다.

월 납입금만 보면 매력적인 프로그램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이자에 주목해야 한다. 월 10만 원 대로 자동차를 소유할 수 있다니 사회 초년생들에게 특히나 매력적으로 다가올만하다. 그러나 여기에는 함정이 하나 숨어있다.

깊은 함정은 이자
최대 398만 원까지

고정금리 4.9%로 10년 할부 프로그램을 통해 두 차량을 구입하면 모닝은 경우에 따라 이자만 300만 원을 훌쩍 넘어가고, 스파크는 400만 원 수준까지 발생한다. 1,000만 원 수준인 차 값의 2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높은 등급 차량 원금과 이자를 합친 금액이면 웬만한 중간급 옵션의 준중형 차도 노려볼만한 금액이 되는 것이다.

높은 이자 외에도 주의할 점이 있다. 바로 할부 기간이 무려 10년이라는 것이다. 모닝은 100개월, 스파크는 120개월로 정확하게 10년이다. 10년 동안 매달 고정금리 4.9%를 내면서 경차를 타려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단순히 월 납입금만 보고 결정하기에는 감당해야 할 리스크가 꽤 크다.


교체 주기가 짧은 경차
10년 할부로 탈 수 있을까?

300만 원 수준의 이자를 내면서 경차를 10년 동안 탄다는 것은 여러 가지 리스크를 부담해야 한다. 교체 주기가 짧은 경차인 만큼 10년 뒤에 차량 상태를 장담할 수 없으며, 사회 초년생 때 경차를 선택했더라도 결혼을 하고 가정이 생기면 차를 바꿔야 하는 일이 생길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후회를 느낄 때쯤이면 이미 늦었다. 중도 상환을 통해 이자를 지불하고 결국 비싼 금액을 치른 뒤 차를 구매하게 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게 된다. 사회 초년생 때 경차를 구매하여 이자를 지불하며 10년 동안 타고 다닐만한 자신이 있다면 이 프로그램을 선택해도 되지만 사실 월 납입금의 매력에만 혹해 선뜻 선택하기는 이점이 거의 없는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겠다.


미니쿠퍼도 장기 할부
프로그램을 진행했었다

소비자를 유혹하는 이런 장기 할부 프로그램은 국산 경차에만 존재했던 것이 아니다. 프로모션 금액이 국산차 대비 큰 폭인 수입차들은 일부 브랜드에서 장기 할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미니쿠퍼’ 역시 과거에 “하루 커피 한 잔 값으로 미니쿠퍼를 탈 수 있다”라며 할부 프로그램을 홍보했던 적이 있다. 저렴한 월 납입금을 내세우며 장기 할부 프로그램을 만들어 냈으나 사실상 소비자들의 반응은 시큰둥 했다. 높은 이자와 장기간 할부 프로그램을 선뜻 이용하려는 사람은 사실 잘 없기 때문이다.

티볼리 에어도
120개월 장기 할부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경차뿐만 아니라 쌍용자동차 ‘티볼리 에어’도 120개월짜리 장기 할부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티볼리 에어 1.6 디젤 AX 자동변속기 모델 할부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월 21만 6,950원을 내면 된다. 다만 티볼리의 경우엔 할부 금리가 앞선 경차보다 높은 5.9%이며 차량 기본 금액도 두 배 수준인 2천만 원 대기 때문에 10년 할부를 진행할 경우 이자만 640만 원에 달한다.


경차 시장에 새롭게 등장한 100개월, 120개월 장기 할부 프로그램은 사실상 경차 판매량을 올리기 위해 등장한 미끼상품 정도로 볼 수밖에 없겠다. 일반적인 사례로 사회 초년생이 첫차를 구매하고 5년 정도가 지나면 새 차를 구입한다. 즉, 10년짜리 경차 장기 할부 프로그램을 이용할 만한 사람은 매우 드물다는 이야기다.

물론 구매하는 사람이 처한 환경과 상황에 적절하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그러나 월 납입금만 보고 선뜻 구매를 결정하기에는 앞서 언급했듯 따져 보아 할 리스크 요소들이 꽤 많다. 마케팅은 마케팅일 뿐, 현명한 소비는 마케팅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판단으로부터 나온다. 오토포스트 실구매 리포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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