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독자라면 오토포스트 법인 차로 ‘제네시스 G80 스포츠’를 선택했다는 것을 잘 알고 계실 것이다. 생각보다 제네시스를 법인 차로 선택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보도자료를 통해 제네시스 판매량 중 법인 구매와 렌터카 판매 차지 비중이 절반 수준인 것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구매 패턴은 꽤 오래됐다. 에쿠스 시절부터 제네시스까지 법인 차량 판매 비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법인 차로 자주 보이는 차가 한대 더 있다. 바로 ‘기아 카니발’이다. 제네시스만큼이나 카니발은 개인 사업자를 포함한 기업에서도 법인 차로 출고하는 비율이 높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 플러스는 법인 차로 제네시스와 카니발을 많이 사는 이유에 대해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오토포스트 디지털 뉴스팀


1. 국산 플래그십 세단
선택지가 생각보다 적다
사회적 인식도 한몫

모두가 알다시피 기업의 일정 직급 이상 되는 사람들은 대부분 회사에서 지원해주는 의전차를 타고 다닌다. ‘벤츠 S 클래스’나 ‘BMW 7시리즈’ 같은 수입 플래그십 세단을 이용하는 회사들도 있지만 아직 대한민국에선 많은 임원들과 사장님들이 제네시스를 많이 타고 다닌다. 골프장이나 호텔 주차장을 보면 제네시스들이 줄지어 서있는 모습을 발견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사회적 인식도 한몫한다. 옛날 얘기 같지만 비교적 연령대가 높은 사회에서는 아직 사회적 인식이 자동차 구매에 있어 큰 영향을 끼친다. 실제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G90 차주에 따르면 “거래처에 나가보면 차에 대한 관심이 높다”라며, “수입차 타는 것을 괜히 눈치 주는 사람도 꽤 많다. 심지어 사장님이 제네시스를 타시는데 부하 직원이 벤츠를 타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도 본 적 있다”라고 말했다.

2. 기업 임원, CEO들은
에쿠스 시절부터
꾸준히 이용했다

앞서 언급했듯 현대차 상위 모델들 법인 판매량이 높은 것은 오래전부터 이어져오는 패턴이다. 1번 내용과 약간 연결되는데, 이는 현대 에쿠스 시절부터 꾸준히 이어져 오던 암묵적인 하나의 문화였다.

에쿠스는 법인차량 판매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꾸준히 고정 수요층이 있었으며 수입 플래그십 세단들과 비교해보면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그래도 국내에선 꾸준한 판매량을 보여주었었다. 문제는 현재 제네시스도 여기서 벗어나지 못한 채 같은 노선을 걷고 있다는 것이다.

3. 프리미엄 이미지
해외에선 아직 약하지만
한국에선 잘 통했다
제네시스는 북미시장을 타깃으로 브랜드를 론칭했다. 하지만 정작 공략한 북미시장 판매량을 살펴보면 성적표가 그렇게 좋지 않은 상황이다. 아직 국내와 다르게 해외에서는 제네시스 브랜드 이미지가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로서는 약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하지만 국내시장은 분위기가 다르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국내 제네시스 판매량을 살펴보면 G70이 9,076대, G80이 1만 2,288대, G90이 1만 899대를 판매하는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북미시장 상반기 전체 판매량이 1만 7대인 것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수치다.

우리나라에선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가 잘 녹아든 덕에 고급차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좋은 선택지로 통한다. 회사 임원으로서 선택하거나, 현실적으로 보았을 때 외부에 좋은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선택하는 자동차로서 부족하지 않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만큼은 그렇다.


법인, 개인사업자에게 
많이 팔리는 카니발

두 번째 주인공은 카니발이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카니발이 많이 팔리는 이유는 국내에서 마땅한 경쟁자가 없다는 것도 큰 이유로 꼽힌다. 3,000만 원대, 혹은 4,000만 원 대에서 9인승이나 11인승 미니밴을 구매하려면 카니발 말고는 마땅한 대안이 없다.

수입 미니밴들 가격을 살펴보면 ‘혼다 오딧세이’는 5,710만 원, ‘토요타 시에나’는 5,370~5,640만 원으로, 카니발과 가격차이가 크다. 또한 오딧세이와 시에나는 가솔린 모델만 판매되고 있고, 카니발의 판매량 대부분은 디젤 모델이 가져가고 있어 흡수하는 소비자도 다르다.

조건만 충족하면
버스 전용 차로 이용 가능

카니발은 혼다 오딧세이나 토요타 시에나같은 수입 미니밴들이 누리지 못하는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바로 버스전용차로 이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법적으로 9인승 자동차에 6인 이상 탑승 시 버스전용차로 이용이 가능하다.

오딧세이와 시에나는 9인승 모델이 없기 때문에 미니밴이지만 사람이 모두 타고 있어도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할 수 없다. 일각에선 “카니발에 유리하게 법규를 만든 것이 아니냐”라고 비판하기도 하지만 법이 그러니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사업자 경비처리와
부가세 환급이 가능

카니발이 법인, 개인사업자 차량으로 많이 팔리는 또 다른 이유는 경비처리와 부가세 환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법적으로 9인승 차량을 업무와 관련하여 사업용으로 취득하는 경우 부가가치세 매입세액 공제가 가능하고, 소득세 비용처리가 가능하다.

일반 승용차를 업무용 차량으로 출고할 경우 소득세 비용처리는 가능하지만, 사업용일지라도 부가가치세 매입세액 공제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카니발은 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개인사업자, 회사 법인차량으로 이용하기 좋다.


이상으로 제네시스와 카니발이 법인 차로 많이 팔리는 이유에 대해 살펴보았다. 여러 가지 이유를 나열했지만 간단히 정리해보면 사회적 제도와 문화, 그리고 정서가 가장 큰 요인이라 할 수 있겠다. 다른 차종을 선택했을 때보다 눈치가 덜 보이고, 비즈니스 활동에 제약이 적고, 더 나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면 소비자 입장에서 구매하지 않을 이유도 없다.

그간 자동차 비교 기사 등을 통해 제원이나 가격을 위주로 많이 비교해드렸지만, 자동차를 구매할 때는 생각보다 많은 조건이 붙는다. 가격이나 구매자가 처한 상황, 그리고 오늘 살펴본 것처럼 때로는 사회적 제도와 문화, 그리고 정서가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줄 때도 있다. 수입차가 제네시스보다 좋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저 구매자마다 환경과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일 뿐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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