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팰리세이드’를 출시했고, 기아차는 오늘(5일) ‘모하비’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했다. 그리고 쉐보레는 픽업트럭 ‘콜로라도’와 대형 SUV ‘트래버스를 출시했으며, 포드는 신형 ‘익스플로러’를 10월쯤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그리고 내년부터 수입 픽업트럭들도 계속해서 등장할 예정이다.

그 어느 때보다 한국 대형 SUV 시장이 치열하다. 앞으로도 더욱 경쟁 열기가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잊고 있던 자동차 하나가 떠올랐다. 한때 한국 대형 SUV의 자존심이자 “대한민국 1%”를 자부하던 고급 SUV이기도 하다. 이 차에게 기업의 운명… 아니 조금 덜 거창하게 말하자면 앞으로의 행보가 달려있다. 오늘 오토포스트 비하인드 뉴스는 ‘렉스턴’에게 달려있는 쌍용자동차 행보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김승현 기자

국산 SUV 경쟁
팰리세이드 시작으로
모하비는 페이스리프트
조금 거슬러 올라가 보면 한국 대형 SUV는 ‘쌍용 렉스턴’, ‘현대 베라크루즈’, ‘기아 모하비’로 정의되던 시절이 있었다. 이후 베라크루즈는 단종되고, 렉스턴과 모하비는 모델이 노후화, 그리고 기존에 있던 준대형 SUV들 크기도 커지면서 이 구도도 점차 깨지게 되었다.

2017년 5월 쌍용차는 16년 만에 ‘G4 렉스턴’이라는 이름으로 2세대 렉스턴을 출시했다. 뒤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큰 기복 없이 판매량을 무난히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는 새로운 대형 SUV ‘팰리세이드’를 2018년 12월에 출시하였고, 기아차는 모하비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이달 5일에 정식 출시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국산 대형 SUV는 이들이 대표적이다.

수입 SUV까지 가세
트래버스, 신형 익스플로러
국산 SUV 3강 구도가 완성된 가운데 수입 SUV도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쉐보레는 최근 ‘트래버스’를 출시했다. 수입되어 판매되는 구조임에도 모하비보다 저렴하거나 비슷한 가격으로 책정되어 이례적으로 호평받고 있다.

국내 수입 SUV 판매량 1위를 계속 달리던 ‘포드 익스플로러’는 올해 10원쯤 풀체인지 모델이 들어온다. 국산 SUV뿐 아니라 수입 SUV까지 가세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늘어나고, 각 모델들의 치열한 경쟁력도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성향과 수요층은 다르지만
서로 비슷한 경쟁력이 요구된다
어떤 차는 4기통 디젤 엔진만 있고, 어떤 차는 V6 디젤 엔진만 있으며, 어떤 차는 V6 가솔린 엔진만 있다. 또, 어떤 차는 프레임 차체를 사용하고, 어떤 차는 모노코크 차체를 사용한다. 즉, 성향과 수요층이 다르다는 것이고, 이에 따라 일각에선 “성향 다른 차들을 왜 비교하냐”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형 SUV라는 점, 그리고 한국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비슷한 경쟁력이 요구된다는 것은 명백하다. 쉽게 이야기하면 이렇다. 반자율 주행 기능이 없는 차보다는 있는 차가, 프로젝션 헤드램프보다는 LED 헤드 램프를 장착한 차, 그리고 앞 좌석에만 있는 것보다는 뒷좌석까지 열선 시트가 장착된 차가 더 경쟁력 있다.

점점 치열해지는 시장
렉스턴 설 곳 줄어드나
비록 자동차 성향과 소비층은 조금씩 다르지만 경쟁력은 이들과 비교된다는 것이다. 판매 비중은 많지 않지만 이제 소비자들은 국산 SUV들에게도 V6 디젤 혹은 가솔린 엔진을 요구하기도 한다. 점점 시장은 치열해지고 있고, 이에 따라 자동차들은 더욱 빠르고 혁신적인 변화를 과제로 안고 있다.

렉스턴이 걱정되는 이유다. 뒤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쌍용차는 그간 소비자들의 요구를 잘 반영해왔다. 그러나 문제는 앞으로 새로운 차원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쌍용차에게는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모델이 필요하고, 동시에 브랜드 이미지를 정착 시켜줄 모델도 필요하다. 지금 렉스턴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

티볼리 잘 팔리잖아?
“큰 차가 많이 팔려야 좋죠”
기업에겐 돈이 필요하다
‘티볼리’는 쌍용차의 베스트셀링 모델일 뿐 아니라 국내에서 가장 잘 팔리는 소형 SUV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티볼리가 잘 팔리는데 뭐가 문제냐”라고 묻기도 한다. 쌍용차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대답하자면 “아무래도 큰 차가 많이 팔려야 좋죠”라고 답할 수 있겠다.

기업 입장에선 저렴한 작은 차보다 가격이 비싼 큰 차가 많이 팔리는 것이 좋다. 작은 차보단 큰 차가 매출 이익에 도움이 되고, 기업 성장에도 훨씬 크게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쌍용차의 베스트셀링 모델은 적어도 ‘코란도’, 이상적으로는 ‘렉스턴’과 ‘렉스턴 스포츠’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차
브랜드 이미지 역할을 하는 차
쌍용차 모델들에게는 더욱 명확한 역할 부여가 필요하다. 기업의 성장과 자동차 개발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도록 도와주는 캐시카우 모델, 그리고 브랜드 이미지를 정착시킬 수 있는 모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캐시카우 모델이 필요한 이유는 간단하다. 돈이 있어야 차를 개발한다. 다른 기업들보다 경쟁력 있는 자동차를 내놓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자동차 개발에 들어가야 한다. 그것이 정통 SUV든, 도심형 SUV든 말이다. 동시에 브랜드 이미지를 정착할 수 있는 모델도 필요하다. 자동차 기업에게 브랜드 정체성은 곧 모델 개발의 방향이자 고정 소비자를 둘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기 때문이다.

쉽게 설명하기 위해 포르쉐를 예로 들 수 있다. 모델별 역할이 가장 도드라지는 브랜드가 아닐까 한다. 포르쉐 내에서 캐시카우 역할은 SUV 모델 ‘카이엔’과 4도어 세단 ‘파나메라’가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들이 있기 때문에 더 나은 ‘911’과 더 나은 ‘박스터’가 계속해서 탄생할 수 있는 것이다.

쌍용차에게도 캐시카우 역할을 할 모델들이 필요하다. 앞서 잠깐 인용한 관계자의 말처럼 이왕이면 렉스턴이나 렉스턴 스포츠가 이 역할을 잘 해냈으면 하는 것이 쌍용차의 바람일 것이다. 이들의 역할이 정착되어야 정통 SUV 브랜드로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는 ‘지프 코란도’도 부활할 수 있는 것이다.

렉스턴만 위험할까?
새로운 픽업트럭들도 출격 대기
렉스턴 스포츠도 위험하다
렉스턴이 우려되고 있는 와중에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에 대한 걱정도 나오기 시작했다. 렉스턴 스포츠가 유일했던 한국 픽업트럭 시장에 최근 쉐보레가 미국 정통 픽업트럭인 ‘콜로라도’를 출시했다.

콜로라도는 시작일뿐, 내년에는 ‘포드 레인저’와 ‘지프 글래디에이터’도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라 한다. 이들 역시 자동차 성향과 수요층은 다르겠지만, ‘한국 픽업트럭 시장’에서 경쟁한다는 것은 명백하다. 즉, 렉스턴 스포츠에게도 경쟁력 개선이 요구된다는 이야기다.

판매량 기복은 적으나
넉넉한 수준은 아니야
출시된 지 3년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덕인지 아직 렉스턴 판매량 기복은 크지 않다. 첫 출시된 2017년 5월부터 12월까지 1만 5,260대가 판매되었고, 2018년에는 한 해 동안 1만 6,674대가 판매되었으며, 올해 1월부터 8월까지는 8,144대가 판매되었다.

2018년 기준으로 월 1,400대 꼴이다. 해석하기 나름이겠지만 절대적으로 본다면 안정적이다. 월 판매량을 꾸준히 큰 기복 없이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충분히 긍정적으로 볼만하다. 그러나 기업의 성장과 남들보다 빠른 변화와 혁신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제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경쟁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소비자 요구도 늘어날 것이다
쌍용차에게 경쟁력 개선이 요구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경쟁자들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모델 간 비교, 예컨대 ‘렉스턴’과 ‘팰리세이드’를 비교한다거나, ‘렉스턴’과 ‘익스플로러’를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것이라면 프레임 차체와 모노코크 차체를 따지고, 4기통 디젤과 V6 디젤 및 가솔린 엔진인지를 세세하게 따져볼 것이다.

그러나 좀 더 넓게 ‘한국 대형 SUV 시장’ 전체적으로 본다면 이들은 모두 이 시장에 속한 똑같은 경쟁자다. 경쟁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소비자들이 쌍용차에게 바라는 요구 사항도 늘어날 것이다. 만약 모하비나 팰리세이드가 반자율 주행 기능을 기본 적용한다면 렉스턴 반자율 주행 기능이 요구될 것이고, 모든 대형 SUV들이 V6 엔진을 장착한다면 렉스턴에게도 엔진 라인업 개선이 요구될 것이다.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를
검증해볼 수 있는 기회
유일해서? 경쟁력이 뛰어나서?
쌍용차는 ‘쉐보레 콜로라도’의 판매 실적 동향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콜로라도의 등장은 단순히 미국 정통 픽업트럭이 국내에 들어왔다고만 생각할 것이 아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콜로라도는 국내 시장에서 유일했던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를 검증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만약 콜로라도 판매량이 늘어남과 동시에 렉스턴 스포츠 판매량에 큰 변화가 없다면 국산 픽업트럭으로서 경쟁력이 괜찮다고 봐도 된다. 그러나 콜로라도로 인해 렉스턴 스포츠 판매량이 큰 폭으로 줄었다면 그간 렉스턴 스포츠가 잘 판매되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깊이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국내 시장에서 유일했기 때문인지, 정말로 경쟁력이 뛰어나서 그랬던 것인지 말이다.

지금까지 나름 잘 해왔지만
이제 다른 차원의 개선이 필요하다
쌍용차는 지금까지 소비자들의 요구를 나름 잘 반영해왔다. 예컨대 렉스턴 스포츠 롱보디 모델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쌍용차는 적재함뿐 아니라 휠베이스까지 늘린 ‘칸’을 출시했고, ‘티볼리’와 ‘코란도’에는 동급 최초로 디지털 계기판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쌍용차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나름 최선을 다 해왔다는 이야기다.

만약 우리 자동차 시장이 정체되어 있는 상황이고, 대안이 없어 판매량을 계속해서 높이 유지할 수 있다면 개선 따위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렉스턴이 있는 한국 대형 SUV 시장, 그리고 렉스턴 스포츠가 있는 한국 픽업트럭 시장은 점차 치열해질 예정이다. 충분한 경쟁력이 있어야 독점을 막을 수 있고, 독점을 막아야 소비자들에게 더욱 합리적이고 이로운 자동차 시장이 될 것이다. 쌍용차가 이러한 이상적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기업 성장세까지 오래도록 유지되려면 새로운 차원의 개선과 혁신이 필요하다. 오토포스트 비하인드 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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