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다소 무거운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일본 불매운동’으로 불거진 ‘일본차 불매운동’은 더욱더 심화되고 있는 중이다. 불매운동 시작 이후 국내 일본차 판매량은 월별로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는 중이며, 이에 따라 일본차 브랜드들은 전례가 없는 파격적인 할인정책을 펼치고 있다.

다만 할인 정책을 펼치고 있음에도 소비자들은 여전히 냉담하며, 불매운동 이후 일본차를 구매한 차주들에 대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세 자리 번호판 일본차가 교통법규를 위반하면 칼같이 신고할 것이다”,”이 시국에 일본차를 사는 사람들은 무슨 생각이냐”라고 말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우리는 과연 일본차 불매운동을 잘하고 있는 것일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일본차 불매운동’과 ‘일본에서의 한국차 판매량’, 그리고 ‘그들의 불매운동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기자


지난 6월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 중인 일본차 판매량
냄비근성이라며 “불매 운동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라고 조롱했던 일본 네티즌들의 의견과는 달리 한국에서 일본차를 향한 불매운동 바람은 꽤 거세다. 불매운동이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 6월과 불매운동이 시작된 7월부터의 일본차 판매량을 살펴보면 눈에 띄게 줄어들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불매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7월 한 달 판매량을 살펴보면 토요타 865대, 렉서스 982대, 혼다 468대, 닛산 228대, 인피니티는 131대를 기록했다. 8월부턴 급격하게 판매량이 줄었으며 9월은 토요타 374대, 렉서스 469대, 닛산 46대, 인피니티 48대로 계속해서 감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일본차 불매운동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어 단기간에 판매량을 회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불매운동에 대한 일본 네티즌들의
반응이 더 충격적이었다
거세게 이어지고 있는 불매운동을 본 일본 네티즌들의 반응이 사실 더 충격적이었다. 판매량이 떨어지고 있는 것을 걱정하기는커녕 오히려 “한국이 오히려 손해지”,”한국과 연을 끊으려는 준비? 축하”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으며 심지어 “정치와 경제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어리석은 나라에서 머리를 숙여 물건을 판매하자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물론 이에 대한 국내 네티즌들의 반응도 냉정했다. 최근까지 일본차 판매량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일본차와 관련된 기사들에선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모든 일본산이 제로가 되는 날까지 일본 불매는 생활화되어야 한다”,”일본인들은 한국 경제를 망가뜨리려 작심하는데 지금 일본차를 사는 것은 옳지 못하다”, “사는 건 본인 자유이지만 그에 따른 뒷감당도 본인에 몫이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일본차는 28,657대
한국차는 48대 판매되었다
판매량 이야기가 나왔으니 일본에서 한국차는 얼마나 팔릴지 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일본에서의 한국차 판매량은 ‘제로’에 가깝다고 봐도 무방하다. 2011년 현대차가 일본 승용 시장에서 철수한 뒤로는 재진출 한 적이 없으며 일본 판매 당시에도 거의 제로에 가까운 월 판매량을 보여주었었다.

일본차가 한국 시장에서 연 4만 대 이상 판매되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한국수입차협회’와 ‘일본 자동차 수입조합’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한국에서 판매된 일본차는 28,657대다. 같은 기간 전년도 대비 6.5%가 증가하면서 한국 수입차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일본에서 같은 기간 판매된 현대차는 단 48대에 그쳤다. 그마저도 승용차는 단 8대에 불과했고 나머지 40대는 상용차였다.


40대 판매된 현대 유니버스
대부분의 구매자는 한국 회사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일본에서 40대가 판매된 현대 상용차는 바로 ‘유니버스’였다. 연간 50대가량 판매되는 것을 보면 사실 판매 중이라는 타이틀을 달기도 민망하지만 어쨌든 8대가 판매된 승용차보단 5배에 가까운 수치라고 할 수 있겠다.

현대차는 2011년 철수 이후 일본에 신차를 판매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판매된 승용차 8대는 정식 수입이 아닌 비공식적으로 수출된 차량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일본인들은 한국차를 안 사는데 우리나라에선 왜 일본차 인기가 많은지 모르겠다”,”일본인들은 오래전부터 한국차 불매를 해왔다”,”일본에선 국산차가 코빼기도 안 보이더라”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혼다’와 ‘닛산’
한국, 일본 판매량 비교해보니
‘일본 자동차 수입조합’ 통계자료를 통해 살펴본 일본 내수시장의 판매량이다. 올해 7월 ‘혼다’는 일본 내수시장에서 66,028대를 판매하였고 8월은 57,375대, 9월은 73,104대를 판매하였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시장에선 7월 468대, 8월 138대, 9월 166대가 판매되었다.

닛산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일본 내수시장에선 7월 51,074대, 8월 41,753대, 9월 61,694대를 판매하였으나 한국시장에선 7월 228대, 8월 58대, 9월 46대가 판매되어 당분간 두 자릿수 월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일본차 토요타 판매량
독일차 다음으로 한국에서 많이 팔린다는 ‘토요타’ 판매량도 살펴보자. 일본 내수시장에선 7월 148,883대, 8월 112,338대, 9월 155,226대가 판매되었으며 한국시장에선 7월 865대, 8월 542대, 9월 374대를 판매하여 역시 다른 브랜드들처럼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일본차 불매운동이 불거진 이후 국내 시장에서 일본차 신차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수치적으로 사실임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반면 일본에서의 한국차 판매량은 언제나 처참했다. 같은 기간 동안 일본 내수시장에서 ‘현대 상용차’는 7월 0대, 8월 14대, 9월 9대가 판매되어 사실상 경쟁력 자체가 없다고 할 수 있겠다.


페라리, 람보르기니
심지어 부가티보다도 안 팔린다
좀 더 극적인 예시를 들자면 일본 내수시장에서 ‘현대차’는 ‘페라리’, ‘람보르기니’ 같은 슈퍼카, 그리고 ‘부가티’ 같은 하이퍼카보다도 더 안 팔린다. 지난 6월 일본 내수 판매량을 살펴보면 현대차는 상용차를 총 9대 판매하는데 그친 반면 같은 달 이태리 슈퍼카 페라리는 115대, 람보르기니는 66대가 판매되었다.

영국의 ‘벤틀리’ 역시 53대가 판매되어 억 단위의 비싼 고급차, 슈퍼카들보다도 더 안 팔린 것이다. 심지어 지난 2018년 한 해 동안 일본 내에서 판매된 현대차는 총 4대, 기아차는 1대로 총 7대를 판매한 부가티보다도 더 안 팔린 해프닝이 있었다.


일본에서 현대차의
경쟁력은 제로에 가깝다
한때 잠깐 현대차가 일본 시장에 진출했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철수를 했던 이력이 있다. 당시 서비스센터나 딜러망등 제대로된 인프라 구축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섣부른 진출을 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었다.

일본에서 현대차가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첫 번째는 일본은 경차와 소형차를 선호하지만 현대차는 일본에 판매할만한 경쟁력 있는 모델들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660CC 일본 경차규격에 맞는 현대차는 아예 없으며 그렇다고 일본 현지 전략형 모델을 따로 만드는 무모한 일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또한 직수입차가 되어버리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도 일본차에 상대가 되지 않는다. 거기에 자국 물건을 사용하는 경향이 강한 일본 국민들의 특성상 굳이 일본차를 두고 현대차를 선택할 이유가 사실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까놓고 이야기하면 현대차가 일본차보다 품질이 더 좋거나 성능이 뛰어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일본 자동차 수입조합,
한국에선 접속 불가능?
여기에 취재 중 알게 된 흥미로운 사실이 있었다. 일본 내수시장의 수입차 판매량을 조회하기 위해 ‘일본 자동차 수입조합’ 홈페이지에 접속하려 하였으나 기사 작성 시점인 11월 5일 오후 6시 기준, ‘한국 IP’로는 홈페이지에 접속할 수 없었다. 한국 IP로는 접속이 되지 않는다니 이건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것일까. 독자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궁금하다.


“이래도 일본차 살 거냐”
“더 이상 구매할 필요가 없다”
불매운동은 꾸준히 이어질 것
일본차 불매운동이 불거진 이후 나온 네티즌들의 반응이다. “일본에선 한국차가 팔리지도 않는데 국내에서 일본차를 굳이 구매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냄비근성이라며 조롱하는 일본 네티즌들의 충격적인 반응들은 한국 소비자들의 불매운동 바람에 더욱더 불을 붙이고야 말았다. 그들은 “정치와 경제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어리석은 나라”가 어느 쪽인지 다시 한번 잘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일본차, 계속 사야할까? 앞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소신 있는 판단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