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만 지나면 3년째다. 만약 12월로 미뤄진 출시 일정이 또다시 번복된다면 3년째 기다림이 이어지는 것이다. ‘제네시스 GV80’ 이야기다. 11월로 예정되어 있던 GV80 출시 일정이 12월로 미뤄졌다. 위장막 사진에 지친 소비자들에겐 비보가 아닐 수 없었다.

다시 한번 기다림이 시작된 가운데 드디어 위장막을 벗은 GV80의 모습이 온라인을 통해 공개됐다. 오랜 기다림 끝에 유출된 사진이라 마냥 기대감 높은 목소리만 있을 줄 알았으나, 비판 목소리도 피해 갈 수는 없었다. 오늘 오토포스트 비하인드 뉴스는 출시를 앞둔 GV80을 향한 소비자들의 비판 목소리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김승현 기자

2018년 1월부터
출시 소식이 들려왔다
출시 소식이 본격적으로 들려오기 시작한 것은 2018년이다. 2017 뉴욕 오토쇼에서 선보인 ‘GV80 콘셉트’가 양산된다는 소식과 더불어, 2018년에 양산 모델이 출시된다는 이야기가 지배적이었다. 제네시스 브랜드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SUV 모델인 만큼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았다.

GV80 콘셉트는 제네시스의 새로운 패밀리룩을 시사했다. 오각형 크레스트 그릴과 다이아몬드 패턴 그릴, 그리고 위아래로 나뉜 헤드램프와 테일램프 모두 GV80 콘셉트로부터 시작된 디자인 요소다. 새로운 패밀리룩은 양산차 중에선 G90에 최초로 적용되었다.

GV80 출시 앞당긴다는 소식
2018년 상반기부터 들려왔다
빠르면 2018년 하반기로 예정되어 있던 출시 일정이 앞당겨진다는 소문도 돌기 시작했다. 대략 2018년 3월부터 이와 관련된 소문이 퍼지면서 GV80을 향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졌다.

당시 현대차는 2017년 한 해 동안 제네시스 브랜드 판매량이 전년 대비 14.6% 하락함에 따라 대비책을 내놓았다. 그중 가장 먼저 계획되어 있던 것이 그 당시 ‘EQ900’의 페이스리프트, 그다음은 2019년에 출시되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던 GV80 출시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었다.

2018년 10월부터
GV80 스파이샷이
대거 쏟아지기 시작했다
2018년 10월부터 위장막을 두른 GV80 스파이샷이 대거 쏟아지기 시작했다. 우리 역시 이맘때쯤 ‘THE PALISADE’ 동호회와 스파이샷 단독 제휴를 맺고 GV80 스파이샷을 여러 차례 소개해드린 바 있다. 국내 매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GV80 소식을 자주 다뤘다.

출시 일정이 앞당겨진다는 소식이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스파이샷까지 자주 공개되기 시작하면서 이때 당시 “정말 출시가 얼마 남지 않았구나”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들도 많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기대와 기다림이 절정에 달하는 시기가 지났음에도 끝내 출시되지 않은 채 지금까지 오게 되었다. 그리고 최근에서야 위장막을 벗은 사진이 공개되었다. 물론 정식 사진이 아닌 유출 사진이지만 말이다.

위장막 사진, 다양한 추측
“X5, GLE가 경쟁 상대입니다”
소비자 기대감을 높여놨다
최근에 전면부 사진이 공개되면서 여러 가지 호평이 있었던 반면, 비판 목소리도 피해 갈 수는 없었다.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소비자들의 기대감을 높여놓았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언론들이 ‘GV80’의 경쟁상대로 ‘BMW X5’와 ‘메르세데스 벤츠 GLE’를 지목했다. 그간 그래왔듯 독일차를 경쟁상대로 지목하면서 GV80의 상품성과 가성비가 좋다고 강조한 것이다.

일각에선 “현대차는 가만있는데 언론이 지목한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현대차도 간접적으로 이들이 경쟁상대로 지목한 바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4월 GV80과 경쟁을 벌일 주요 차종들을 모아놓고 품평회를 진행했다. 이 당시 현대차가 가져온 자동차는 ‘메르세데스 벤츠 GLE 350’, ‘BMW X5’, ‘렉서스 RX’ 등이었다.

내년이면 3년째 위장막
여기저기 예상도까지
기다리다 지친 소비자
두 번째는 소비자들이 위장막 사진에 지쳤다는 것이다. 기사 말머리에서 언급했듯 만약 올해 안에 출시가 안 된다면 GV80 위장막 사진을 3년째 보게 된다. 위장막 사진뿐 아니라 국내외 매체와 커뮤니티를 통해 다양한 예상도까지 등장하면서 ‘새로움’이라는 키워드와 멀어지게 되었다.

최근 전면부 유출 사진을 접한 네티즌은 “이미 예상도에서 강조된 디자인 요소가 거의 일치한다”라며, “예상도에 익숙해진 탓에 큰 감흥이 안 느껴진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언급했듯 출시 일정이 앞당겨진다는 소식과 스파이샷 대거 유출 시기가 맞물리면서 기다림과 기대가 절정에 달했지만, 열기가 식은 후에도 출시가 불투명하다고 하니 소비자들 입장에선 지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출시 일정 자주 변동
사실 관계 어떻든
소비자 입장에선 신뢰 하락 요인
마지막 세 번째는 잦은 출시 일정 번복이다. 앞서 살펴보았듯 지난해까지만 해도 GV80은 빠르면 2018년 하반기에 출시된다는 이야기가 많았고, 제네시스 브랜드 판매 실적 하락에 따라 출시 일정을 앞당긴다는 소식까지 있었다.

여기에 올해에는 G80과 GV80 출시 일정이 뒤바뀌는 큰 변동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11월로 예정되어 있던 출시 일정이 돌연 미뤄지면서 기다림이 불만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잦은 출시 일정 변동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엔진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이다”라는 소문까지 돌면서 의혹만 늘어나게 되었다. 소문에 대한 사실 관계가 어떻든 변화가 많은 탓에 소비자 입장에선 신뢰에 금이 간 것이나 다름없다.

11월 28일 예정이었는데
문제 발견으로 돌연 미뤄졌다
전자 계통 문제, 도장 불량 등
11월 28일 예정이었던 출시 일정은 취소되었다. 11월 28일 킨텍스 행사 일정표에 있던 정보도 사라졌다. 관계자에 따르면, GV80 출시 일정이 돌연 미뤄진 이유는 크게 네 가지다. 첫 번째는 시동 지연이다. ‘스팅어’ 등 그간 지적받아 왔던 현대기아차의 시동 지연 문제와 밀접한 것으로 판단된다.

사례를 하나 말씀드리다면 내가 가지고 있는 ‘스팅어’는 시동 버튼을 누르면 “쿨럭쿨럭” 기침을 오래 하다가 시동이 걸린다. 오토큐 측에서 고압 펌프 문제라 하여 두 번 교체했지만 문제가 여전하고, 겨울과 여름 계절을 타는 것도 아니다. 박병일 명장은 이에 대해 “고압 펌프 문제일 가능성은 낮다”라며, “스타트 모터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전류가 한 번에 제대로 공급되어 힘 있게 기어가 맞물리며 시동이 걸려야 하는데, 이것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두 번째는 파워 도어 래치 문제다. GV80 모든 트림에는 ‘소프트 도어 클로징’이라 불리는 파워 도어 래치가 적용된다. 현대차 SUV로서는 최초로 적용되는 것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 기능이 원래는 적용되지 않는 것이었으나 최근 갑자기 위에서 주문이 내려왔다고 한다. 급하게 새로운 장치를 추가하는 바람에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이와 문제는 지난 2014년 ‘제네시스 DH’에도 있었다. DH 역시 파워 도어 래치를 급하게 도입한 사례 중 하나다. 당시 간헐적 작동 불량으로 인한 제작사 무상 수리를 진행했었다. 이 문제는 제작사가 정부에 보고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무상 수리를 해줬기 때문에 문제를 모르는 소비자는 수리를 받을 수 없었다. DH는 파워도어래치 액츄에이터 교환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세 번째는 도장 불량이다. GV80에는 알루미늄 도어가 적용되는데, 철판과 알루미늄 사이의 도장 차이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이를 위해 11월 예정되어 있던 생산 물량을 모두 12월로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마지막 네 번째는 전자 계통 문제다. 대표적인 것이 방전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운행 테스트 후 주차를 한 다음 날 하루 만에 방전이 되는 사례가 있었을 정도라고 한다.

“올해는 넘기지 말아라”
12월 28일이 마감 기한
12월 19일 출시도 아직 불투명
현대차는 위에 언급한 문제와 관련하여 지난달 25일 월요일에 품평회를 열었고, 임원진으로부터 양산 허가를 받았다. 이후 화요일과 수요일에 10대 미만을 생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언급한 네 가지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현재 현대차 내부는 “무조건 올해는 넘기지 말아라”라는 분위기가 강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GV80 전면부 유출 기사에서 언급 드렸듯 GV80 결정권자와 실무자 사이에서 이번 달 안에 출시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오갔다.

12월 19일과 28일 중 말이 많았는데, 관계자에 따르면 12월 28일은 일종의 마감 기한과 같은 것이다. 즉, 늦어도 28일까지는 나와야 한다는 뜻이며, 28일에 출시된다는 것이 아니다. 19일이라는 이야기가 많은데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 다만, 최근 현대차는 GV80 관련 하청 업체에게 19일 출시로 일정을 공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접한 소비자들은 “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니 칭찬해줘야 한다”라며 긍정적인 의견을 내보이는 한편, 다른 일각에선 “차를 다 만들고 광고를 했어야 한다”, 총체적 난국인데 나와도 문제 아니냐”라며 출시 일정과 품질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신차에게 중요한 ‘감흥’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
문제 해결을 향한 의지는 분명 칭찬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신차에게 중요한 ‘감흥’이 떨어졌다는 것을 무시할 수 없다. 이미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라 신차효과에 필요한 요소들이 제 힘을 발휘할지 알 수 없다. 새로움이 느껴져야 하지만 위장막과 예상도를 워낙 많이 봐온 탓에 ‘새로움’보다 ‘익숙함’이 앞선다.

“이제 페이스리프트 할 때 되지 않았나?”, “조금 있으면 풀체인지 한답니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GV80은 우리에게 익숙한 차가 되어버렸다. 위장막 두른 모습만 3년째 보는 것 같다는 말도 있는데, 만약 출시가 내년으로 넘어간다면 정말로 3년째 위장막 두른 모습을 봐야 할 수도 있다.

“실제로 기다리다 지쳐
6시리즈 GT, GLE, XC90 등
다른 차로 넘어간 소비자도 많다”
이는 비단 인터넷상에서만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와 제휴 관계에 있는 ‘GV80 클럽’ 동호회에 따르면, 실제로 GV80을 기다리다 지친 회원들이 다른 차로 넘어가는 사례도 많았다고 한다.

동호회 관계자는 “최근 6시리즈 GT, GLE, XC90 등 다른 차로 넘어간 회원들이 많다”라며, “연말이다 보니 수입차 프로모션까지 겹치면서 기다리다 지친 회원들이 다른 차로 넘어가는 사례도 여럿 있었다”라고 말했다.

최근 전면부 이미지 공개 이후
다시 돌아온 소비자들도 많다
“다만, 가격 매력 없다면 글쎄?”
그런데 최근 전면부 이미지가 공개되면서 다시 돌아온 소비자들도 많다고 한다. GV80 클럽 동호회 관계자는 “전면부 사진이 유출되면서 다른 차로 넘어갔던 회원들이 다시 돌아온 사례도 많다”라며, “기다리길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어 디자인에 대한 분위기는 좋은 편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다만, 가격이 관건일 것 같다. 만약 가격이 매력적이지 않다면 돌아왔던 소비자들이 다시 수입차로 넘어갈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라며, 매력적인 가격 책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판매량 잡는 것처럼
신뢰와 이미지도 잡아야
“어차피 우승은 그랜저”, “까일수록 잘 팔리는 것은 이미 공식”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현대기아차 신차 판매량은 일정 수준 보장된다. 최근 그랜저 페이스리프트 역시 디자인에 대한 혹평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역대급 판매 실적이라는 기록을 남겼을 정도다.

국내에서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을 걱정하는 것이 ‘오늘 저녁에 뭐 먹을까’ 고민하는 것만큼 쓸데없을 수도 있다. 특히 GV80은 여전히 기다리는 소비자들이 많고, 요즘 대세라 할 수 있는 SUV 모델이기도 하기 때문에 그랜저처럼 판매량이 일정 수준 보장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제는 판매량뿐 아니라 신뢰와 이미지도 잡을 때가 되었다. 이미 3년 가까운 시간 동안 출시 일정이 여러 번 바뀜과 동시에 각종 의혹들까지 난무하면서 GV80을 향한 이미지와 신뢰가 하락한 것이 사실이다.

앞서 언급했듯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는 충분히 박수받아 마땅하다. GV80은 한국뿐 아니라 북미 시장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모델인 만큼 초기 품질에 매우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 ‘베타테스터’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현대차와 제네시스의 이미지 분리도 한 걸음 멀어진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오토포스트 비하인드 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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