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세이션 일으킨 사이버트럭
소문만 무성, 출시는 계속 연기
직접 만든 복제품 인도에서 포착

사진 출처 = CS 12 VLOGS

지난 2019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화성의 공식 자동차’라고 선언하며 세상에 공개한 전기 픽업, 사이버트럭은 등장과 동시에 엄청난 호응을 끌어냈다. 철갑을 두른 장갑차의 외형은 괴팍해 보이면서도 미래적인 분위기를 자아냈고, 전장 5,885mm의 엄청난 덩치에도 트라이모터 기준 2.9초의 제로백 성능과 주행거리 804km라는 실로 어마어마한 성능까지 겸비했다.

하지만, 이르면 2021년 말 양산에 돌입한다던 사이버트럭은 프로토타입 포착과 출시설만 무성한 채 일정이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다. 지난달 1일, 소식통을 인용한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테슬라는 사이버트럭 생산 목표 시기를 내년 말로 설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르면 내후년인 2024년에야 고객 인도가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것이 답답했는지 인도에선 손수 만든 사이버트럭이 화제가 되고 있다.

김현일 기자

사진 출처 = CS 12 VLOGS
사진 출처 = CS 12 VLOGS

크기와 형태, 색상까지 재현
실제 주행은 쉽지 않아 보여

지난달 중순, 유튜브 제보 영상을 통해 공개된 인도의 첫 사이버트럭 복제품은 서부 앰비 밸리에서 발견됐다. 영상은 주차된 복제 사이버트럭을 둘러보는 수준이어서, 자세한 제원이나 제작 방법을 알 수는 없었다. 하지만 외장 색상이나 크기, 비율을 굉장히 유사하게 제작했고 오프로드형 타이어와 휠 아치의 디테일이 핵심 포인트다.

잠깐 비친 실내는 형편없지만, 시트와 스티어링 휠을 갖췄으며 지난해 타이어를 교체하는 모습을 포착한 적도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특정 내연기관 차량을 토대로 외판을 꾸린 것으로 추정되는데, 전면 유리와 앞뒤 램프류가 전혀 없어 공도 운전은 불가능하거나 고난의 시간일 가능성이 크다.

레이첼 버지의 복제 사이버트럭 / 사진 출처 = Rachel Berge
이고르 크레치의 복제 사이버트럭 / 사진 출처 = NSoft

테슬라보다 먼저 제작한 팬들
사이버트럭을 복제하는 이유는

사이버트럭의 복제품은 이전부터 세계 곳곳에서 화제가 되었다. 애리조나에 사는 레이첼 버지는 총 2,500달러(한화 약 329만 원)를 들여 1세대 아큐라 MDX에 나무 합판을 붙인 복제 차량을 손에 넣어 화제가 되었다. 그녀에 따르면 해당 차량의 내연기관은 충분히 제 기능을 하지만, 소음이심하고 몇 시간마다 시동이 꺼진다고 한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사업가, 이고르 크레치는 동료들과 함께 F-150 랩터를 사이버트럭으로 개조하기도 했다. 그의 복제 사이버트럭은 요크 스티어링 휠과 중앙 스크린까지 그대로 재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자동차 등록 문제로 미국의 한 개인에 판매했다고 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 둘이 실제 사이버트럭 구매에는 관심이 없다는 점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사이버트럭을 제품이 아닌 상징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160만 명이 대기하는 사이버트럭
실제 대기자와는 차이 있을 듯

북미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사이버트럭은 2019년 말부터 지금까지 누적 160만 건 이상의 예약 주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의 지난해 연간 생산량이 93만 6천 대임을 고려하면 생산 차질 가능성이 점쳐질 정도로 어마어마한 수량인데, 일각에서는 해당 숫자가 실질적인 수치보다 과장됐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우선, 100달러(한화 약 13만 원)의 보증금을 언제든지 돌려받을 수 있는 계약 방식은 진입과 이탈 장벽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며, 생산 지연이 계속됨에도 수치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인도 계획이 공개되면 취소가 속출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더불어, 기존 모델의 가격 인상 폭을 고려하면 사이버트럭 역시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며 경기 침체와 높은 금리는 계약 취소를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제작 인력 채용하는 테슬라
배터리 생산 걸림돌로 추정

Teslarati의 보도에 따르면, 테슬라는 최근 채용 공고를 통해 사이버트럭 관련 인력을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테슬라는 이달 초 사이버트럭의 제작 운영 매니저, 장비 엔지니어링 등 생산과 연관이 있는 구직 공고를 냈으며, 이에 따라 본격적인 양산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3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테슬라 임원은 “기가팩토리 텍사스에서 이미 생산 준비를 시작했다”라고 언급했으며, 10월에는 공장 내부에서 차체 2개가 목격되기도 했다. 그런데도 생산이 지연되는 이유로는 사이버트럭에 탑재할 ‘4680 배터리’ 양산 능력 부족이 꼽힌다. 현지 전문가는 “테슬라가 4680 배터리 생산량을 대폭 늘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사이버트럭 배터리를 재설계해야 할 수도 있다”라고 내다봤다.

업계 위기설 도는 테슬라
품질로 증명해야 할 때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 경쟁 차종 증가에 따라 테슬라는 업계 1위의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지난달 29일, S&P글로벌모빌리티는 보고서를 통해 “2025년이면 테슬라의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20% 밑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더불어, 사이버트럭 공개 당시 전기픽업은 리비안 R1T 등 선택지가 많지 않았지만, F-150 라이트닝의 흥행과 2초 만에 끝난 시에라 EV 사전 계약을 감안하면 경쟁력에서 뒤처질 수도 있다. 결국 미국 전기차 시장의 팽창이 예상되는 내년에 전기 픽업 시장의 판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데, 사이버트럭이 양산과 베타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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