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의 또 다른 위기?
픽업트럭 시장의 정체기
판매량 괜찮은데 왜 위기일까?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던 인수전 끝에 새 주인을 찾게 된 국산차 업체. 바로 쌍용차다. 올 한 해 쌍용차는 드라마와도 같은 극적인 장면을 여럿 연출해냈다. KG 그룹과의 인수전 마무리와 새로운 중형 SUV인 토레스를 출시해 그대로 ‘기사회생’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그런데 최근, 쌍용차에 또 다른 위기를 안겨줄 수 있다는 한 가지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언급되면서 국내 소비자들 사이 화제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이 언급한 한 가지는 바로 ‘픽업트럭 시장’이다. 이해가 잘 안될 수 있겠다. 국산차 업체 중 유일하게 픽업트럭을 생산하는 곳이 바로 쌍용차이니 말이다. 전문가들은 왜 해당 시장이 쌍용차에 또 다른 위기를 안겨줄 수 있다고 말한 것일까?

조용혁 기자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주춤거리고 있는
국내 픽업트럭 시장

픽업트럭 시장이 쌍용차에 또 다른 위기를 안겨줄 수 있다는 말이 나온 이유. 바로 픽업트럭 시장이 주춤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웃도어 열풍으로 연간 4만 대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했었던 국내 픽업트럭 시장. 그러나 최근, 전문가들은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소비된다는 픽업트럭만의 한계를 극복해 내지 못하고 정체기를 맞이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 14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4만 2,147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던 국내 픽업트럭 시장은 올해 3만 대 초반 규모로 축소될 것이라 전망됐다. 이는 부품난으로 인해 차량 출고에 어려움을 겪었던 지난 2021년 판매량(3만 1,543대)과 비슷한 수치다.

사진 출처 = “서울신문”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연 4만 대 규모까지 성장
이후 계속 하락세 보여

국내 픽업트럭 시장은 2018년, 쌍용차가 렉스턴 스포츠를 출시하며 본격적인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듬해에는 렉스턴 스포츠의 롱바디 모델인 렉스턴 스포츠 칸, 쉐보레의 픽업트럭 콜로라도가 시장에 합세하면서 연 4만 대 규모의 시장으로 커지게 됐다. 2020년에도 상품성이 좋은 픽업트럭 모델들이 연달아 출시되며 연 3만 8천 대 규모를 유지, 그 흥행을 계속해 이어갔다.

2021년부터는 시장 규모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마니아층을 벗어나지 못한 시장 수요와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차량 부품 공급망 불안 요소 때문이었다. 전문가들은 픽업트럭 시장의 정체를 두고 “대형차에 대한 수요 증가와 함께 아웃도어 활동에 필요한 차량 수요가 세분되면서 픽업트럭이 인기를 누리는 모양새를 보여줬지만, 해당 차종이 첫 번째로 고려되는 차량이 아니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수입 픽업트럭 타격 크다
국산 픽업트럭은 아직?

주춤거리는 시장에 수입 픽업트럭들은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판매된 수입 픽업트럭은 총 3,845대. 전년 동기간 대비 28.4%가 줄어든 수치다. 수입 픽업트럭들이 2020년 이후로 못해도 매년 5,000대 이상 팔았던 점을 고려해보면 확실한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국산 픽업트럭은 반대로 판매량 부문에선 상승세를 보였다. 쌍용차의 렉스턴 스포츠는 올 3분기까지 총 2만 762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간 대비 16.7%가 증가한 수치다. 시장 점유율도 80.6%에서 85.8%로, 무려 5.2%가 증가했다. 여기서 궁금한 점이 하나 생긴다. 판매량과 점유율을 보면 국산 픽업트럭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어째서 이를 두고 “쌍용차의 또 다른 위기”라는 말이 나오게 된 것일까?

당장은 괜찮을지 모르나
결과적으론 악재일 것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국산 픽업트럭이 가지는 가격 경쟁력과 수요의 한계가 원인이라 설명했다. 한 전문가는 “국산 픽업트럭은 수입 픽업트럭에 비해 가격적인 측면에서 무시 못 할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쟁력은 어디까지나 픽업트럭 시장에서만 적용되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해당 관계자는 “픽업트럭 시장이 아닌 국산차 시장을 배경으로 놓고 보면 국산 픽업트럭이 갖는 가격 경쟁력이 큰 의미를 갖지 않게 된다”라며 “픽업트럭은 아직까지도 일부 마니아층이 아니면 큰 수요를 보이지 않는 차종”이라며 “수요의 한계가 마니아층에 국한되어 있으면 거시적으로는 판매량에 심각한 영향을 받게 될 것”라고 설명했다.

내년도 픽업트럭 시장
시에라 드날리의 합류

그렇다면 내년도 국내 픽업트럭 시장은 어떤 전망을 보이고 있을까? 다행히 내년에는 긍정적인 요인이 하나 존재한다. 바로 선택지가 조금 더 다양해진다는 요인이다. 오는 2023년에는 쌍용차의 렉스턴 스포츠, 쉐보레의 콜로라도, 포드의 레인저, 지프의 글래디에이터 외에도 아메리칸 정통 픽업트럭 브랜드, GMC의 시에라 드날리가 선택지에 추가된다.

시에라 드날리는 풀사이즈 SUV로 유명한 쉐보레의 타호, 캐딜락의 에스컬레이드와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는 GMC사의 대표 대형 픽업트럭이다. 북미 모델을 기준으로 최고 트림에는 V8 6.2L 가솔린 엔진이 탑재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해당 모델의 국내 출시가 주춤하고 있는 국내 픽업트럭 시장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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