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운동에 무너졌죠” 한국에서 철수한 수입차 브랜드, 만약 끝까지 버텼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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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철수한 닛산
만약 남아 있었다면?
현행 모델 간단 정리

닛산 알티마

토요타에 이어 혼다와 엎치락뒤치락하는 일본 자동차 제조사 닛산은 2004년 한국 땅을 밟았다가 지난 2020년 말 철수했다. 당시 국내에서는 아베 정권의 경제 보복에 반발해 불매 운동이 한창이었는데, 이전에도 몇 번 있었던 불매 운동과 달리 일본 제품을 유통, 판매하는 업자들도 동참할 정도로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닛산 역시 만만치 않은 타격을 받았으며 결국 한국 시장 철수를 발표했다. 다만 그 이유는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의 여파가 아니라 국내외에서 판매 부진이 지속되자 실적이 저조한 시장을 정리하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닛산이 한국에서 철수한 지 벌써 2년이 넘었는데 만약 현재까지 버티고 있었더라면 지금쯤 국내에선 어떤 차들이 판매되고 있었을까? 과거 한국 시장에서 판매됐던 라인업을 참고해 몇 가지 모델을 뽑았다.

이정현 기자

닛산 리프 / 사진 출처 = “Wikipedia”
닛산 알티마 / 사진 출처 = “The Guide Auto”

전기차 리프
중형 세단 알티마

요즘 일본 완성차 업계는 전기차 시장에서 죽을 쑤고 있지만 세계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는 의외로 일본에서 나왔다. 닛산 리프가 그 주인공으로 테슬라가 시장을 휩쓸기 전까지는 글로벌 누적 판매량 1등을 놓치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2014년 말 첫선을 보였으며 2019년 풀체인지 후 한국 시장 철수 직전까지 판매되었다. 작년 2월 페이스리프트를 거쳤는데 62kWh 배터리 탑재 사양 주행가능거리가 EPA 기준 364km다. 국내에서 계속 판매 중이었더라면 아마 가성비로 승부를 봐야 했을 것이다.

중형 세단 알티마는 탄탄한 기본기와 비교적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국산 중형 세단을 어느 정도 견제할 수 있는 모델이었다. 국내에서는 2012년부터 판매가 시작되었으며 한국 시장 철수 전까지 닛산 차량 중 판매량 최상위권을 유지했다. 한국 철수 당시 알티마 재고 처리를 위해 2,990만 원이었던 2.5 스마트 트림을 1,990만 원에 폭탄 세일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작년 6월에는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12.3인치로 커진 센터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실내와 외관에 약간의 디자인 변화를 거쳤다.

닛산 맥시마
닛산 엑스트레일 / 사진 출처 = “NetCarShow”

준대형 세단 맥시마
준중형 SUV 엑스트레일

알티마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준대형 세단 맥시마는 한국 자동차 산업과 인연이 있는 모델이다. 1994년 출시된 4세대 모델이 삼성자동차(현 르노코리아자동차)의 첫 양산차 SM5의 모태였기 때문이다. 2015년 8세대로 풀체인지를 거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국내에서도 판매가 시작되었으며 플래티넘 트림의 경우 미국 판매가 4,700만 원보다 훨씬 저렴한 4,370만 원에 책정되어 화제를 모았다. 2019년 국내에서도 판매된 페이스리프트 모델 이후 별다른 변화가 없어서 존재감이 줄어들고 있다.

준중형 SUV 엑스트레일은 2019년 국내에서 3세대 모델이 판매된 바 있다. 르노코리아차 QM6와 플랫폼을 공유해 차체 사이즈가 비슷하지만 실내 공간 구성에 차이가 있어 트렁크 공간이 더 넓다. 엑스트레일은 불매 운동이 아닌 환경 규제 문제로 국내에서 2020년 초 단종됐다. 현재는 해외에서 4세대로 풀체인지를 거쳤으며 북미 시장에서는 모델명 ‘로그’로 판매된다. 파워트레인은 1.5L 가솔린 터보 엔진 및 2.5L 가솔린 하이브리드와 전자식 변속 레버가 채용된 CVT 조합이 제공된다.

닛산 무라노 / 사진 출처 = “Wikipedia”
닛산 패스파인더 / 사진 출처 = “Cars.com”

중형 SUV 무라노
준대형 SUV 패스파인더

닛산이 한국에 법인을 설립한 시기는 2004년이었지만 이듬해 인피니티 브랜드를 먼저 출시했고 닛산 차량의 판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2008년이었다. 이때 중형 SUV 무라노 2세대도 판매되었으며 국내 사양은 3.5L V6 엔진과 CVT가 조합된 사륜구동 모델이었다. 2016년에는 3세대 모델이 출시됐는데 어라운드 뷰, 비상 제동 시스템, 후측방 경고 등 각종 첨단 사양으로 무장한 최상위 트림을 들여와 화제를 모았다. 국내 철수 후에는 페이스리프트조차 거치지 않고 있다.

준대형 SUV인 패스파인더도 한국 시장에 판매됐었다. 4세대 모델이 2014년 1월 출시되어 2017년 페이스리프트를 거쳤으며 2020년 1월 환경 규제에 따라 엑스트레일과 함께 국내 판매가 중단됐다. 해외 시장에서는 2021년부터 5세대 모델이 판매 중이다. 최고출력 284마력, 최대토크 35.8kg.m의 넉넉한 성능을 갖춘 3.5L V6 자연흡기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리며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9인치 센터 디스플레이, 전자식 변속 레버, 이중 접합 차음 유리 등이 적용되었다.

닛산 페어레이디 Z / 사진 출처 = “Car Revs Daily”
닛산 GT-R R35 니스모 / 사진 출처 = “Car Magazine”

페어레이디 Z
GT-R R35

한편 닛산은 2009년부터 2020년 1월까지 2도어 스포츠 쿠페 370Z를 한국 시장에 판매했다. 2021년에는 해외 시장에서 후속 모델인 페어레이디 Z를 출시했는데 과거 모델인 240Z와 300ZX를 적절히 오마주한 외관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3.0L V6 터보(VR30DDTT) 엔진이 탑재돼 기존 370Z보다 대폭 증가한 최고출력 405마력, 최대토크 48.4kg.m를 발휘하며 6단 수동변속기 및 9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린다. 0-100km/h 가속은 수동 4.5초, 자동 4.3초에 끊고 최고속도는 250km/h에서 제한된다.

닛산의 상징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는 GT-R은 2009년부터 한국 시장에 연간 35대 한정 판매되었다. 첫 출시 가격은 1억 4,900만 원에 책정되었으며 2015년에는 사양에 따라 1억 6,530만 원~1억 7,800만 원으로 올랐다. 2017년부터는 한국 판매가 중단됐으며 이후에도 각종 규제 강화로 인해 유럽, 호주 시장에서도 단종됐다. 현재는 일본과 미국에서만 판매 중이며 작년 11월 2023년형으로 연식 변경을 거쳤다. 만약 닛산 한국 법인이 남아있었더라면 국내에도 몇 대 들여올 수 있었을지 상상해보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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