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부족한 전기차 인프라
트럭과 경쟁하는 충전소 경쟁
정부 정책은 인프라를 못 따라가

충전 중인 전기 트럭 / 사진출처 = “뉴시스”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시장은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전환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들을 펼치고 있다. 전기차를 구매할 때 소비자들에게 전기차 보조금을 지원하는 정책과 각종 세금을 감면해 주는 혜택을 주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전기차를 구매하기 전 가장 고민하는 것이 집 주변에 전기차 충전소 유무다.

전기차 특성상 주유소가 아닌 충전기를 통해 연료를 채워야 하는데, 정부는 여전히 부족한 전기차 충전소 인프라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택배업계가 친환경차로 전환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 충전소는 더 부족해질 것이라는데, 어떤 상황에 직면했는지 알아보자.

유재희 기자

부족한 인프라를
채우기 위한 노력

아이오닉 5와 EV6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현대차그룹은 2021년 초고속 전기차 충전 시스템인 ‘E-pit’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E-pit 시스템은 800V 충전 시스템을 사용해, 일반 충전소보다 최대 50% 줄어든 약 18분 80%까지 충전이 가능한 수준의 시스템이다. 현대차 관계자에 따르면 “E-pit은 5분 충전으로 100km를 주행할 수 있는 수준이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E-pit은 국내 18곳에 설치되어 운영되고 있고, 초급속과 급속 충전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져있다. 일반회원 기준 초고속 충전은 1kWh당 510원, 고속은 410원으로 책정되어 운영되어 많은 전기차 차주들이 애용하는 충전소로 자리 잡았다.

실제 사용 차주들이
느낀 불만들

빠른 충전 시스템을 갖춘 E-pit은 빠르고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일부 사용자들은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그 이유는 바로 고속도로 휴게소에 있는 E-pit에서 일반 승용차들이 아닌 봉고 EV와 포터 EV가 줄지어 충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모습들은 모든 휴게소에서 쉽게 볼 수 있는데, 이런 문제에 대해 전기차 차주들은 전기 트럭 차주들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서로 충분히 이해는 가능한 상황이지만, 일부 전기차 차주들 사이에선 “너무 민폐다”라는 이야기하지만 전기 트럭 차주들은 “장거리 운행 특성상 하루 8시간 중 3시간은 충전해야 배달을 할 수 있다”면서 “오히려 전기차로 바꾸고 나서 일이 더 힘들다”라고 하소연했다. 두 차주들이 느끼는 불만은 본인의 의지가 아닌 제조사와 정부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많은 전기차 차주들은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

제조사가 기본으로
넣어 줘야 하는 기능

이런 갈등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전기 트럭에 탑재되어 있지 않은 고전압 충전 시스템 때문이다. 아이오닉 5나 EV6와 같은 승용차 모델에는 기본적으로 탑재된 800V 충전 시스템을 통해 E-pit에서 빠르게 충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전기 트럭에는 이와 같은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느린 충전 속도를 가질 수밖에 없고, 다른 차량보다 더 긴 충전 시간을 가지게 된다. 게다가 일반 전기차에 비해 먼 거리를 가야 하는 전기 트럭의 주행거리가 훨씬 짧다는 것이 문제다.

전기차에 대한
복합적인 문제

전기차 차주들이 느끼는 가장 큰 문제는 충전소의 대수다. 여전히 부족하다는 충전소는 매년 늘어나도 전기차 보급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기존 충전소도 관리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물론 충전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주행거리를 늘리는 것도 하나의 해결 방법일 수 있지만, 전기차의 가격이 크게 오른다는 게 문제다.

하지만 정부는 전기 화물차 보급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으면서도,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단순히 보급에 초점을 맞춘 정부는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의 과도한 욕심
너무 이른 변화

정부는 ‘탄소중립’이라는 목적으로 친환경차량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펼치는 정책에 비해 인프라는 갖춰지지 못하고 있고, 관리조차 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또한 전기 화물차의 보급이 급격하게 늘어나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바로 충전소 문제다.

장거리 운행을 하는 화물차들이 부족한 충전소를 채워 사용하게 되면, 당연히 일반 승용 전기차가 충전할 수 있는 공간은 줄어들고, 전력도 크게 급증할 것이라고 추측된다. 그렇게 된다면, 지금의 유럽처럼 전기차를 충전하는 비용이 오히려 내연기관 연료보다 더 비싸게 책정될 것이라고 보인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기 이전에 정부가 제조사와 협력해 어느 정도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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