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침수차 속출
전기차는 감전 안 될까?
물을 향해 달려가는 모델3

지난해 8월,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에 태풍을 동반한 집중호우가 쏟아져 막대한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주행 중인 차량에 물이 들어가 시동이 꺼지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차를 버린 운전자가 속출했고, 한때 침수차가 강남대로를 가득 메우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침수차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침수된 전기차에 타면 감전될까?”라는 궁금증도 함께 증폭되었다. 이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기에 앞서, 최근 미국에선 침수된 도로를 향해 거침없이 돌진하는 테슬라 차량이 목격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과연 테슬라 운전자는 어떤 결말을 맞이했을까?

김현일

진행 도중 돌아 나온 모델3
“아마 연석과 충돌했을 것”

허리케인 등 기상이변으로 막대한 피해를 겪고 있는 미국에서 테슬라 모델3 차량이 침수 도로를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 포착되어 화제다. 뉴스 인터뷰 도중 찍힌 것으로 추정되는 해당 영상은 ‘테슬라 보트’라는 구절과 함께 트위터에 올라왔고, 만 하루 만에 5백만 조회수를 돌파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트위터에 이 영상을 공유하며 “수중 차량”이라는 짧은 글을 남겼다.

영상에서 모델3는 용감하게 나아가다 일정 지점에서 방향을 돌려 밖으로 빠져나왔다. 외신은 해당 차량이 수면 아래 감춰진 연석과 충돌하여 유턴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테슬라는 추후 자동차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에 수중 운전을 권장하지 않는데, 사실 테슬라를 포함한 웬만한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물을 쉽게 건넌다고 한다.

사진 출처 = “MBN”

의외로 물에 강한 전기차
감전될 확률 매우 희박하다

전자기기로 취급되는 전기차는 침수에 취약한 이미지로 비치지만, 대부분 전문가는 오히려 내연기관에 비해 방수 처리가 잘 되어있어 고장이 덜 난다고 말한다. 내연기관 차량은 외부 공기를 흡입해 연소 작용을 하지만 전기차는 그릴이 막혀 있고 공기흡입구가 적용되지 않는 등 내·외부를 관통하는 통로가 많지 않다.

더불어, 전기차는 배터리 등 주요 전원부에 방수 처리를 하고 차단기를 탑재해 감전을 방지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생활방수는 총 7단계로 구성되는데, 방수 휴대전화가 3단계라면 전기차 배터리는 6단계의 기술이 적용되었고 혹독한 안전 테스트를 거쳐 감전될 확률은 매우 희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지난 호우피해 때 MBN은 48시간 동안 물에 잠겨 있던 전기차를 분해해 봤고, 분석 결과 모든 수치가 신품 기준과 일치했다.

방수처리가 무적은 아니다
급히 대피하고 운행 삼가야

전기차 배터리가 물에 젖지 않는다고 해서 차량 자체가 100% 방수인 것은 아니다. 내연기관차와 마찬가지로 차량 내부로 물이 스며들고, 그렇게 되면 전기저장장치와 전기모터, 회로, 기판 등 많은 전기 시스템에 부식이나 합선이 발생해 화재 위험성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주행 중 시동이 꺼지거나 문이 열리지 않는 위급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타이어가 절반 이상 잠겼다면 신속하게 차량에서 탈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앞서 언급했듯 침수 피해를 겪은 전기차는 화재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고 감전 우려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시동을 걸거나 충전을 시도하지 말고 견인을 통해 정비소를 방문해야 한다. 이렇듯 전기차 안전 수칙이 모호한 것은 아직까지 안전성에 관련한 실험과 확인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침수 외에도 화재, 시스템 오작동 등 제조사나 정부 차원의 검증과 그에 따른 홍보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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