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좀 넣어달라” 소비자들 아우성에도 현대가 ‘절대’ 빌트인캠에 안 넣는 기능

소비자 평 좋은 빌트인캠2 옵션
엑셀, 브레이크 촬영은 없어
사고 시 기업 보호 목적 의심

국내 소비자들이 꼽는 현대자동차의 가장 훌륭한 장점이자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면 바로 ‘옵션’일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소비자들의 특정 옵션에 대한 수요를 포착하여 이를 개선하거나 묶음 상품 형식으로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전략을 상당히 즐겨 사용하며, 이는 많은 소비자가 현대차의 좋은 점이자, 동시에 괜한 돈을 쓰게 하는 상술이라 꼽는 요소이다.

하지만 이러한 옵션 중에서도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았던 것은 아마 내장형 블랙박스, ‘빌트인캠2’일 것이다. 하지만 역시나 현대답게, 이 옵션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는 사고 과실 책정 시 매우 중요한 지표가 되는 엑셀 및 브레이크 여부를 확인해주는 부분이 기본적으로 제공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 오늘은 이야기를 나누어보자.

글 오대준 기자

현대의 실수, 빌트인캠2
음성 녹음 및 화질 매우 좋아

처음 디 올 뉴 그랜저에 빌트인캠2가 탑재되었을 때, 그리고 이를 직접 경험해본 운전자들의 평은 대부분 극찬으로 이어졌다. 기존 빌트인캠보다 녹화 시간은 주행 중에는 3시간에서 4시간으로, 주차 시 상시 녹화는 12시간에서 최대 20시간까지 증가하면서 소비자들의 니즈를 명확히 반영해 개선책을 내놓은 것이다.

또한 결정적으로 기존에 풀 HD까지 지원했던 빌트인캠과 달리 빌트인캠2는 QHD라는 높은 화질과 함께 음성 녹음 기능까지 더해졌으며, 용량 역시 기본 65GB에서 최대 256GB로 넓어져 더욱 쾌적하게 블랙박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 기어 상태와 차량 속도, 방향 지시등과 같은 정보도 함께 녹화되어 사고가 발생하면 효과적으로 사고 과실 여부 책정이 가능해졌다.

엑셀, 브레이크는 안 보여줘
강릉 티볼리 사건 결정적 요소

하지만 이번 빌트인캠2에 빠진 요소에 대해서 일반 대중들의 비판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그 이유는 빌트인캠2가 제공하는 여러 운전 정황 정보 중에서도 유독 액셀과 브레이크 조작 여부는 제외되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이에 대해 정보들이 이미 사고기록장치, EDR에 기록되기 때문에, 여기에 배제되는 정보들을 빌트인캠2에 적용한 것뿐이라고 밝혔다.

현대의 얘기에서 잠깐 벗어나자면, 최근 강릉에서 발생한 티볼리 급발진 의심 사고에서 제조사인 쌍용은 증거를 요구하며 EDR 제공을 요청한 유족들에게 민간인에게 EDR을 넘길 수 없다는 발언을 하면서, 이 정보가 차량 결함 사고 책임으로부터 업체를 자유롭게 하기 위함이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물론 이는 그저 조심스러운 추측에 불과할 뿐이다.

할 수 있는데 안 한다?
다만 반드시 넣을 이유도 없어

많은 전문가는 기술적으로 엑셀, 브레이크 조작 여부를 빌트인캠에 넣는 것은 전혀 어렵지 않으리라 추측한다. 이미 차량 계기판, 내비게이션에 나오는 여러 정보가 빌트인캠2를 통해 제공되기 때문에, 굳이 액셀과 브레이크 조작 여부만 제공 리스트에서 빠진다는 것은 의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다만 반대로 생각하면 굳이 업체들이 이 정보를 ‘옵션으로 적용되는 블랙박스’를 통해 제공할 이유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이미 빌트인캠2를 통해 제공되는 정보들 역시 제조사 입장에서는 충분히 운전자들의 편의와 안전, 그리고 사고 시 상황에서 효과적이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