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도 꾸지 마” 소송까지 제기한 랜드로버, 자동차 업계 발칵 뒤집어진 현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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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화 시대 디자인 트렌드
옛 감성 충만한 레트로 방식
디펜더 닮은 박스카 등장

먼로 MK_1

전기차 전환 시대의 디자인 트렌드는 미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기존 내연기관의 명성과 브랜드 이미지를 잃지 않기 위해, 각 기업은 옛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레트로 디자인을 적극 채택하고 있다. 일례로, 현대차가 2021년 공개한 이른바 ‘각그랜저 EV’와 ‘포니 EV’ 콘셉트카는 국내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특히 전기 SUV는 옛 군용차량을 연상시키는 박스카 형태를 채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조만간 출시될 현대 싼타페 풀체인지 모델과 기아 EV9 역시 유사한 차체를 채택했다. 벤츠 G클래스와 지프 랭글러 등 네모반듯한 SUV는 유니크한 비주얼 덕분에 세대를 불문하고 매력을 느끼기 충분하다. 그중에서도 랜드로버 헤리티지의 상징인 1세대 디펜더는 2015년 단종되며 마니아들의 탄식이 이어졌다. 그리고, 니즈를 파악이라도 한 듯 디펜더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신차들이 쏟아졌다.

김현일 기자

볼린저 B1
먼로 MK_1

볼린저 B1과 먼로 MK_1
너무 닮았는데, 소송까지?

지난 2019년 공개된 볼린저 B1은 곡선을 찾아볼 수 없는 각진 차체와 강인한 인상 때문에 전기 디펜더라는 별명이 붙은 전기 오프로더이다. 볼린저 모터스 설립자인 로버트 볼린저는 귀농 생활에 필요한 차량을 직접 개발하다 B1을 제작하게 되었고, 덕분에 단순한 디자인이 적용되었다고 한다. 볼린저 B1의 가격은 125,000달러(한화 약 1억 5,353만 원)이다.

그리고 지난해, 스코틀랜드 전기차 제조업체 먼로는 신형 전기 오프로더를 공개했다. 먼로 MK_1 역시 투박한 박스카 디자인을 선보였는데, 외신들은 디펜더보다 볼린저 B1을 먼저 언급했다. 너무도 닮은 두 차량에 일각에선 “혼란스럽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는데, 최근 두 회사 간 소송이 제기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볼린저 B1
먼로 MK_1

현직 먼로 디자인 총괄 고소
알고 보니 볼린저 출신이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최근 볼린저 모터스는 먼로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뉴욕 남부 지방 법원에 제기된 소송에서 볼린저 모터스는 “두 차량의 유사성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볼린저는 두 가지 특허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고 있으며, 사건 기록에 따르면 평평한 차체 라인, 휠 아치 형상, 노출된 하드웨어, 도어에 달린 경첩 등을 침해했다고 밝혔다.

이와 동시에, 볼린저는 현직 먼로 디자인 총괄인 로스 컴튼을 비공개 계약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현재 볼린저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생산 계획을 무기한 연장하고 있는데, 로스 컴튼은 볼린저의 전직 계약 디자이너였다고 한다. 이에 볼린저 측은 “컴튼이 허가 없이 볼린저의 지적 재산권과 기타 자료를 먼로에게 공개하여 상호 비밀 유지 계약을 위반했다”라고 밝혔다.

볼린저 B1
먼로 MK_1

최선 다 하겠다는 양측
재판 결과 초미의 관심

실제 두 차량은 너무 똑같이 생겼기 때문에 소송이 어떻게 진행될지에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로버트 볼린저 볼린저 CEO는 “내 비전을 종이에서 프로토타입으로 탄생시킨 작업은 매우 개인적인 일이었다”라며 “저와 저희 팀은 B1 디자인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으며, 많은 열정을 쏟았기 때문에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특허권 침해 혐의를 받는 러셀 피터슨 먼로 CEO는 “먼로는 볼린저 모터스가 소송을 제기한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라며 “우린 지적 재산권 침해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MK_1의 독특한 디자인에 대한 회사의 입장을 통해 강한 방어권을 행사할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볼린저 측은 금전적 보상과 더불어 먼로와 디자이너 컴튼의 영구적 금지명령을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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