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8일 한국닛산은 보도자료를 통해 “글로벌 사업 재편의 일환으로 16년 만에 한국 시장을 떠난다”는 소식을 전했다. 작년 일본차 불매운동 바람이 거세게 불며 판매량이 급감하던 시기에도 닛산 측은 “절대 철수는 없다”라고 못 박았었지만, 결국 매출 감소에 글로벌 경영난까지 겹쳐버려 한국 시장 철수를 선언하고야 말았다.

난데없는 철수 소식에 닛산차를 구매했던 차주들은 적잖게 당황하는 눈치다. 한국닛산 측은 2028년까지 “기존 닛산과 인피니티 고객들을 위한 차량 품질 보증 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어떠한 방식으로 AS를 제공할지는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아 소비자들은 불안함을 토로하고 있다. 철수를 결정한 닛산차를 구매한 차주들은 제대로 된 보증수리를 받을 수 있을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결국 한국 시장을 떠난 닛산의 애프터서비스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기자

16년 만에 한국서 철수
닛산 인피니티의 폭탄선언
예고도 없이 갑작스러운 철수를 선언한 탓에 기존에 닛산이나 인피니티를 구매한 차주들은 적잖게 당황한 눈치다. 작년 일본차 불매운동이 불거지고 난 뒤 닛산은 재고 처리를 위해 판매 중인 차량들에 큰 폭의 프로모션을 적용해 주었고, 이에 만족한 일부 소비자들은 닛산차를 저렴하게 구매했다.

한때 판매량이 떨어지자 닛산의 한국 철수설이 들려오기도 했으나 이때마다 한국닛산 측은 항상 “철수 계획은 전혀 없다”라고 강력하게 주장해 왔었다. 그렇기에 갑작스러운 철수 소식은 이미 닛산차를 구매한 차주들을 당황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닛산이 한국 시장 철수를 결정한 배경이 불매운동 때문만은 아니다. 현재 일본 본사 내부의 상황이 너무 좋지 않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역시 판매량이 수직 하락을 맞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닛산은 내부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차원에 수익성이 적은 시장들에 대한 철수를 선언한 것이다.

일본 닛산 본사 측은 “더 이상 한국 시장에서 다시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를 갖추기가 어렵다”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찌 되었건 16년간 한국 시장에서 판매를 이어왔던 닛산은 이제 더 이상 대한민국에서 볼 수 없게 되었다.

2028년까지 AS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으나
반응은 시큰둥했다
당장 닛산과 인피니티를 타고 있는 차주들은 애프터서비스에 대한 걱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닛산 측은 “한국 시장을 철수하지만 차량 품질 보증, 부품 관리 등 애프터서비스(AS)는 2028년까지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국닛산의 발표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그리 높지 않았다는 게 문제였다.

최근 인터넷 설문조사에 따르면 참여자의 약 70%가 “닛산은 향후 AS에 문제가 있을 거 같아 구매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2028년까지 AS를 제공하겠다는 닛산 측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8년간 AS를 제공하는 건
법적 기준을 채우기 위함이다
한국 닛산은 스스로 AS를 2028년까지 제공하겠다고 밝혀 일반 소비자 입장에선 “꽤 오랜 기간 동안 품질보증을 이어가는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인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8년 동안 AS를 제공하는 이유는 법으로 강제되는 기한이 8년이기 때문이다.

언뜻 소비자들을 위해 오랜 기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은 법적으로 품질을 보증해 줘야 하는 기간만을 채우겠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게 옳다.

자동차 관리법 제32조의 2항과 자동차 관리법 시행규칙 제49조의 3항을 살펴보면, 자동차를 제작·조립·수입한 주체에게 자동차는 판매한 날부터 3년, 6만 km(원동기 및 동력전달장치) 및 2년, 4만 km(그 외의 장치) 이내인 자동차에 대해 무상수리를 제공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또한 정비에 필요한 부품 역시 8년 이상을 공급하도록 법으로 규정해 놓았다. 자동차 관리법뿐만 아니라 소비자보호법 시행령 10조 3항에도 자동차 AS 용 순정부품은 단종 이후 최소 8년은 공급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닛산 딜러사들은 벌써
문을 닫고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따라서 한국 닛산 측이 2028년까지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했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차주들이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받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미 한국 닛산이 철수를 선언하자마자 닛산 인피니티 딜러사들은 문을 닫고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하나. 현재 닛산은 전국 14곳, 인피니티는 전국 13곳의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4월까지는 총 30곳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최근까지 3곳이 정리되며 27개로 줄어든 것이다. 여기에 한국닛산 측은 현재 관리 중인 27개의 서비스센터마저도 일부 사업권을 개인사업자에게 넘기는 것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비스센터가 개인사업자로 넘어가게 되면 공식 딜러사에서 받는 서비스의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4년간 AS를 보장하겠다던
스바루는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을 수 없었다
“닛산 서비스센터가 예전만 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 더 신빙성을 얻고 있는 이유는 과거 국내에서 진출했다가 결국 철수를 선언한 다른 일본차 브랜드들의 선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2012년 철수를 선언한 스바루는 철수 당시 서비스센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로부터 6~7년이 지난 현재 공식 서비스센터는 거의 존재하지 않으며 대부분의 차주들이 사설 업체를 방문하여 정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스바루코리아는 철수 당시 “애프터서비스(AS) 보증기간이 4년, 10만㎞인 만큼 이 기간까지는 AS나 부품 공급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공식 딜러사가 철수하고 난 뒤엔 개인사업자가 서비스센터를 대신하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사실상 제대로 된 AS를 받을 수 없었다.

이는 2013년 철수를 선언한 미쯔비시도 마찬가지였다. 진출한지 20개월 만에 국내에서의 판매량 하락을 견디지 못하고 철수한 미쯔비시는 약 1년 동안 판매된 자동차가 200대에 불과했기 때문에 애프터서비스에 대한 별다른 고지조차 없었다.

한국닛산 역시 딜러사의 철수와는 관계없이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는 하지만 먼저 철수를 겪은 다른 일본차 브랜드들과 비슷한 노선을 걸을 전망이다. 용인 신갈에 있던 닛산 서비스센터는 이미 자취를 감추어 용인 주변에서 닛산 서비스를 받기 위해선 용인 하갈동에 있는 다른 센터에 방문해야 한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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