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량 급감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최근 수입차 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보도에 따르면 2월 수입차 등록 대수는 20%가 급감했다. 수입차 시장 상위권을 유지하던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의 판매량이 줄어든 것이 결정적 이유다. 반면 토요타, 렉서스, 혼다 등 일본 브랜드는 판매량이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단순 판매 부진으로 볼 것은 아니다”, “인증 문제로 구매할 수가 없는데 당연히 판매량이 떨어지지 않겠느냐”라고 말한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최근 수입차 판매량이 떨어지게 된 이유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김승현 기자

인증 취소 첫 번째 타자
S350 제외한 모든 모델 해당
인증 취소로 고객 인도가 가장 먼저 중단된 수입차는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다. S클래스는 지난해 12월 24일까지 정삭 판매되다가 12월 26일에 판매가 전면 중단되었다. 메르세데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S350 모델을 제외한 모든 S클래스 모델의 인증이 취소되었다”라고 말했다. 일반 모델뿐 아니라 마이바흐 모델도 마찬가지다.

이로 인해 고객 불만도 높아졌다. 한 소비자는 “유려했던 일이 현실로 일어났다”라며, “8월 계약 후 11월에 타던 차도 정리하고 출고를 5개월이나 기다렸는데, 12월 초에 인증됐던 차량이 21일에 전명 인증 취소됐다고 한다”라는 내용을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렸다. 인증되었던 차량도 돌연 인증이 취소되며 고객 인도까지 모두 중단된 것이다.

BMW는 출고 중단
520i와 530d도 포함
520d는 연식변경 때문에
BMW도 출고가 중단되었다. 메르세데스처럼 플래그십 모델이 아니라 주력 모델인 ‘5시리즈’가 출고 중단 대상에 포함되어 파장이 더 크다. BMW가 출고를 임시 중단한 차종은 ‘520i’, ‘530d’, ‘630d xDrive GT’, ‘730d xDrive’, ‘730Ld xDrive’, ‘740d xDrive’, ‘740Ld xDrive’ 등 7개다.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BMW도 인증 문제로 출고가 중단되었다고 한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BMW코리아 관계자는 “생산 날짜를 기준으로 일부 차량의 품질 점검을 시행하는 것이고, 이미 출고된 차량은 자체 점검을 통과한 것”이라고 말했다. 첨언하자면 주력 모델인 ‘520d’는 해당 문제에 포함되는 것이라 아니라 연식 변경으로 인해 판매가 잠시 이뤄지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신형 컨티넨탈 GT
아예 들어오지 못해
병행 수입만 가능한 상태
크게 이슈되지 않고 있었는데, 확인 결과 벤틀리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다. 신형 ‘컨티넨탈 GT’가 출시된 지 꽤 됐는데 아직까지도 국내 출시 소식이 없다. 한때 서울이 세계에서 벤틀리가 가장 많이 판매되는 곳이었고, 한국 고객들만을 위한 스페셜 에디션까지 내놓던 벤틀리인데 이상하지 않을 수 없다.

컨티넨탈 GT가 정식으로 들어오지 못하는 이유 역시 인증 문제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현재는 병행 수입만 가능하다. 한 병행 수입 업체 관계자는 이에 대해 “벤틀리도 인증 문제로 신형 컨티넨탈 GT를 정식 수입하고 있지 못하는 상태”라며, “이로 인해 병행 수입 업체를 통해 컨티넨탈 GT를 구매하는 고객들이 많아졌다”라고 설명했다.

(사진=instagram @polamfenia)

정식 수입은 안되고
병행 수입은 되는 이유는?
여기서 질문이 하나 생긴다. “왜 정식 수입은 안되고 병행 수입은 가능한가?”… 이유는 간단하다. 병행 수입을 할 경우 정식 수입 자동차가 거치는 인증의 상당 부분이 면제된다. 정식 수입 자동차가 거치는 인증 절차는 크게 자기 인증, 안전 인증,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 연료 효율 인증 등 네 가지다.

이삿짐으로 들여오는 자동차도 인증을 거친다. 이 경우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 면제 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 환경부에서 관리한다. 배출가스와 소음 인증 면제는 내국인만 가능하다. 병행 수입차도 이삿짐 개념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배출가스와 소음인증 등이 면제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를 통해 최근 정식 수입되는 차량들의 인증이 취소된 이유로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 관련 문제인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어떤 인증이 문제인지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이제 문제를 짚어보자. 위에 소개 드린 내용을 통해 세 브랜드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소비자와 딜러사만 자세한 내용을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인증이 문제가 되었고,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아는 것은 벤츠코리아, BMW코리아, 벤틀리서울, 그리고 국토부와 환경부 뿐이다.

보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 관계자는 “독일 본사에서 권장하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인해 판매가 일시 중지된 것”이라 말했고, 수입차 업계는 “1개월 이상 수급 문제는 오더 미스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BMW 관계자에게 원인이 무엇인지 직접 물으니 “인증 문제인데 자세한 건 우리도 모르고 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소비자도 모르고
딜러사도 모르고
소비자와 직접 의사소통하는 딜러사가 모르니 문제를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메르세데스 딜러사 관계자는 “벤츠 코리아가 아니기 때문에 자세하게 파악이 불가능하다”라고 말했고, 다른 보도에서 한 딜러 업체 관계자는 “판매 중단과 관련해 벤츠 코리아로부터 어떠한 입장도 전달받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위에서 잠깐 언급했듯 BMW 관계자 역시 “BMW코리아에서 전달받은 것이 없어 우리도 정확한 것을 모른다”라고 말했다. 가장 큰 피해는 소비자가, 중간에서 답답한 건 딜러사와 영업사원의 몫이다.

자동차는 소비자가
돈을 지불하고 구입하는 제품
자동차는 소비자가 돈을 지불하고 정당하게 구입하는 제품이다. 자동차 마니아로서의 시선이 아니라 일반적인 시선으로 본다면 그렇다. 가전제품과 특별히 다를 것 없이 돈을 내고 구입하는 제품 중 하나일 뿐이다.

즉, 돈을 지불하고 정당하게 구입하는 만큼 소비자의 권리도 보장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만약 내가 이미 돈을 지불하고 많은 기간을 기다리다가 문제가 발생했다면 왜 문제가 발생했는지,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은 있는지, 그리고 문제가 해결된다면 언제 제품을 정상적으로 받아볼 수 있는지 정도는 알아야 한다.

소비자 권리
정부마저 외면하나?
제조사가 알려주지 않는다면 적어도 정부는 국민들에게 문제에 대한 내용을 알려야 한다. 이는 소비자의 권리이자 국민의 알 권리다. 모든 국민에게 알릴 필요는 없다. 해당 자동차를 구매한 고객들에게만 알려도 충분하다.

인증 담당 기관은 국토교통부와 환경부다. 정부조차 국민들에게 알리지 않는다면 합리적인 의심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격이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특정 제조사를 위한 계산된 움직임이 아니냐”라는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제조사를 규제하고 관리하는 것은 관련 기관이고, 이 관련 기관은 정부다. 제조사를 위한 인증인지, 소비자를 위한 인증인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오토포스트 비하인드 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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