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는 한때 포드의 자회사였다. 하지만 포드가 미국 경제 침체로 인해 어려움을 겪자, 매물로 내놓았고, 2010년에 결국 볼보는 중국의 지리자동차에 인수되었다. 특히 우리나라에선 “이제 볼보는 스웨덴 프리미엄이 아닌 중국차다”라는 놀림을 당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반응과는 달리, 볼보의 신차들은 1년이 넘는 출고 대기 기간이 발생하고, 이를 기다릴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보여주면서 놀림당한 내용과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최근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신형 S90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플래그십 세단 시장에 반전을 가져왔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선 볼보 S90에 대해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박준혁 에디터
중국차라 놀림당했던 볼보
대기 기간까지 발생할 정도의 인기
볼보는 한때 포드의 자회사에서 지리자동차로 인수되면서 중국차라는 놀림을 당했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의 반응이 가장 뜨거웠다. 스웨디시 프리미엄을 내세우던 브랜드가 아니고, 중국차이기 때문에 품질이 문제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쏟아졌다. 하지만 그 예상을 뒤엎고 간결하고 깔끔한 디자인을 등장시켰고, 좋은 상품성으로 인해 가성비 제조사로 거듭났다.
특히 2019년엔 소형 SUV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자, 볼보에서 XC40을 등장시켰고, XC40은 1년이라는 긴 출고 대기 기간이 발생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다른 모델 또한 최소 3개월의 대기 기간이 발생할 정도였다. 소위 말하는 “없어서 못 판다”라고 할 정도로 큰 인기였다. 최근엔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S90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는 중이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수입차는 여전한
세단의 인기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차종은 SUV다. 소형, 중형, 대형과 같은 크기를 가리지 않는 인기로 소비자들의 많은 선택을 받고 있다. 하지만 수입차는 여전히 세단의 인기가 많다.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와 아우디 A6가 그 예다.
S90은 세 모델 대비 더 큰 크기와 저렴한 가격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작년까진 큰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었다. 하지만 최근 S90의 누적 계약 대수가 5,500대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 S90의 2018년 판매 실적인 1,051대, 2019년 판매 실적인 1,512대를 훌쩍 넘기는 수치다.
경쟁 모델 대비
더 커진 크기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의 추세는 SUV뿐만 아니라, 중형 이상의 덩치가 큰 차들이다. 이는 판매 실적에서 증명되었다. 국산차는 그랜저, 쏘렌토, G80, GV80, 카니발 등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과거 아반떼, 쏘나타가 주를 이었던 상황에서 변화된 것이다.
수입차도 마찬가지다. 대신 SUV가 아닌 E클래스, 5시리즈, A6와 같은 준대형 세단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페이스리프트 이전 S90은 애매한 크기로 애매한 성적을 거두었다.
하지만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신형 S90은 경쟁 모델들 대비 더 커진 크기를 가지게 되었다. 길이는 5,090mm, 너비 1,880mm, 높이 1,450mm, 휠베이스 3,060mm다. 상위 모델들인 S클래스와 7시리즈에 비슷해진 크기를 보인 것이다.
S90는 E클래스 대비 길이는 150mm, 휠베이스는 120mm가 길고, 5시리즈 대비 길이는 125mm, 휠베이스는 85mm 길고, A6 대비 길이는 140mm, 휠베이스는 136mm가 길다. 이로 인해 더 넓은 실내 거주 공간을 확보하게 되었다.
경쟁 모델 대비
저렴한 가격과 좋은 상품성
더 커진 크기를 가진 S90은 더불어 경쟁 모델 대비 저렴한 가격과 좋은 상품성을 품고 있다. E클래스의 가격은 6,450만 원부터 1억 1,940만 원, 5시리즈는 6,360만 원부터 1억 1,640만 원, A6는 6,385만 원부터 1억 0,608만 원의 가격대를 보이고 있다.
S90은 5,949만 원부터 8,423만 원의 가격대다. 경쟁 모델 대비 400만 원가량 저렴한 가격인 것이다. 심지어 국산차인 제네시스 G80과 겹치는 가격대를 보이고 있다. 이에 소비자들은 G80보다 더 큰 크기와 비슷한 가격대로 인해 S90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더불어 신형 S90은 전기 모터가 포함된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와 고성능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추가하며 친환경적인 추세까지 잡았다. 이전부터 볼보가 외쳤던 내연 기관의 종말에 따라 디젤 파워 트레인은 삭제되었다.
상품성 또한 강화했다. 최고급 내장재, 크리스탈 전자식 기어 노브, 바워스&윌킨스 사운드 시스템, 어드밴스드 공기 청정기가 적용되었고, 2열에서 선루프와 2열 선 쉐이드의 조작이 가능하다. 더불어 안전의 볼보라는 명성에 어울리게 첨단 안전 장비들을 기본 탑재했다. 반자율 주행을 위한 파일럿 어시스트, 1열 경추 보호 시트, 반대 차선 접근 차량 충돌 회피 등이 적용되었다.
볼보라는
브랜드 가치
최근 소비자들은 각종 안전사양들이 소비자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안전의 볼보’라는 명성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안전 분야의 최고봉인 볼보의 인기도 급상승하였다. 추가적으로 국산차와 가격대가 겹치다 보니 수입차인 볼보가 더 선택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브랜드 가치가 중요한 것이다.
더불어 준대형 세단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연령대는 다른 모델 대비 조금 높은 편이다. 이 소비자들에게 볼보는 과거에 중후한 세단을 잘 만드는 브랜드다. 이로 인해 좋은 인식을 갖출 수 있었다. 또한 실제 볼보의 차주들도 만족하는 상황이라 중국 생산이라는 것이 크게 걱정되지 않는다. 중국차라는 우려를 자신들의 상품성과 가성비로 불식시켰다.
중국차라 놀림을 당했지만, 경쟁 모델 대비 좋은 품질과 가성비를 갖춘 S90을 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볼보의 안정성과 고급성은 경쟁 모델 대비 좋은 것 같다”, “실내 가죽과 같은 인테리어는 정말 고급스럽다”, “안전의 볼보, 볼보를 타면 마음이 편안하다” 등 볼보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다.
“중국 회사에 넘어가길래 불안했는데, 그럴 걱정할 필요가 없겠군”, “중국차라고 놀리던 사람들 다 어디 갔음?”, “물량만 조금 더 늘려줘라” 등 중국차라는 이미지를 벗고 있는 상황과 물량을 더 확보해 달라는 요구도 이어졌다.
치열한 수입 준대형 세단
S90이 잘 버틸 수 있을까?
S90이 뜨거워진 가운데, 벤츠는 신형 E클래스, BMW는 신형 5시리즈로 맞붙을 예정이다. 두 모델 모두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신형 모델로 등장했다. 5시리즈는 슬슬 소비자들에게 출고가 되고 있고, E클래스 또한 곧 출고가 이뤄질 예정이다.
E클래스와 5시리즈의 판매량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엄청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뒤에 A6까지 뒤따라가고 있는 상황에서 S90이 계속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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