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조선일보)

전 세계에서도 꽤 잘나가는 현대차의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 하지만 2년간 10여건 이상 화재가 발생해 논란이 커지자 현대차는 리콜을 실시했다. 하지만 리콜 과정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말이 많은데, BMS 업데이트 후 이상 징후가 발견되어야 배터리를 교체해 준다는 것이다. 차주들 사이에서는 이것이 제대로 된 조치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하며, 최근 현대차를 대상으로 집단 소송에 나섰다.

코나 일렉트릭 연쇄 화재 리콜이 계속 진행되는 와중에, 이번에는 브레이크 먹통으로 사고가 발생해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만약 브레이크 결함이 인정되어 리콜을 실시하게 된다면 전기차 이미지에 대한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코나 일렉트릭의 브레이크 먹통에 대해 한걸음 더 들어가 본다.

이진웅 에디터

(사진=조선일보)

브레이크 먹통으로
전복 사고 발생
경남 밀양에 사는 A씨는 지난달 13일, 현대차의 코나 일렉트릭을 운전하다 큰 사고를 당했다. 집 근처 내리막길을 내려오는 도중, 갑자기 브레이크가 먹통이 되면서 차를 세울 수 없게 되었다.

A씨는 페달을 잘못 밟았나 싶어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을 수차례 번갈아 밟아보기도 하고 브레이크 페달을 끝까지 밟아봤지만 소용없었다. 그동안 속도가 150km/h까지 붙었으며, 30초 간 공포의 주행을 거듭한 A 씨는 어쩔 수 없이 오른쪽 축대벽에 차를 들이받는 방식으로 멈춰 세웠다고 한다. 사고 당시 차는 구입한 지 불과 6개월밖에 되지 않았으며, 전복 후 수십 미터를 구른 탓에 폐차 직전 상태가 되었고, A씨는 오른쪽 늑골 5대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고 병원에 실려갔다.

(사진=조선일보)

브레이크 먹통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브레이크 먹통은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A씨한테서만 일어난 것이 아니었다. B씨는 지난 7월, 코나 전기차를 출고한 지 6일 만에 브레이크 먹통 현상을 경험했다. B씨는 “앞차와 거리가 가까워져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압력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쑥 들어갔다”라고 말했다. 다행히 앞차가 출발해 큰 사고를 피했으며, 이후 서비스센터에 입고시켜 전자식 브레이크 모듈 고장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후 차는 환불 처리했다.

C씨는 지난 5월, 코나 일렉트릭을 타고 출근하다가 브레이크 먹통으로 앞차와 사고 날 뻔했다. 다행히 서행 중이었고, 오르막길이라 자연 감속으로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 C씨는 “브레이크를 꾹 밟아도 전혀 반응이 없어 당황했다”라고 말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에서
총 19건이 발생했다
원인은 전자식 브레이크
자동차안전연구원에 따르면 코나 중에서 내연기관 모델은 문제가 없었으며,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모델에서만 문제가 발생했다고 한다. 이번 달 11일까지 접수된 코나 브레이크 결함 신고 건수는 모두 19건이다. 코나 전기차가 처음 출시된 2018년에는 관련 신고가 없었고, 2019년 4건, 올해 15건이 접수되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모델에는 전자식 브레이크 시스템이 적용되는데, 바로 여기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해당 시스템은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제품으로, 코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외에 넥쏘와 쏘울 부스터에도 탑재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자식 브레이크 먹통 현상의 원인에 대해서 두 가지 가능성을 언급했다. 첫 번째는 전자식 브레이크에만 있는 전동식 유압 부스터에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이다.

페달을 밟았을 때 쑥 들어간다는 것은 유압 실린더에 공기가 섞이면서 유압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스펀지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며, 유압 부스터에 문제가 생겼다면 이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유압 부스터는 브레이크 페달을 밟은 힘을 전기모터의 힘으로 증폭시키는 장치로, 부스터를 거쳐 커진 유압은 브레이크 패드로 전달되어 바퀴를 멈춘다.

두 번째는 전기 신호 자체에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다. 내연기관 모델에 쓰이는 기계식 브레이크는 부품이 물리적으로 맞물려 있어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부족하긴 해도 제동력은 발생해 감속은 가능하다.

하지만 전자식 브레이크는 전선이 끊어졌거나 전자제어 소프트웨어 이상 등 브레이크를 작동하게 하는 전기 에너지 흐름이 어디선가 끊기게 된다면 이번 사건처럼 브레이크가 아예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EDR을 분석한 현대차
“브레이크 밟았다는 기록이 없다”
현재 자체적인 조사를 진행 중
최근 전복사고를 겪은 A씨는 차량 사고기록 장치(EDR) 분석을 현대차에 맡겼지만 현대차 측으로부터 “엑셀만 밟았고 브레이크를 밟았다는 기록은 없다”라는 조사 결과를 통보받았다. 이것만 보면 소비자 과실로 결론이 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 전문가는 “페달 위에 있는 브레이크 신호 스위치까지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 자체 조사를 진행 중이며, 원인이 파악되면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자동차안전연구원은
기술분석 조사에 나섰다
한편 국토부 산하 자동차 결함 조사 기관인 ‘한국자동차안전연구원’은 지난 7월부터 결함 가능성을 판단하는 기술분석 조사에 나섰다. 한 관계자는 “결함을 의심할 만한 특이점이나 경향성이 있다고 판단해 하는 조사”라며 현대차로부터 관련 자료를 제출받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기술분석 조사는 차량에 대한 소비자들의 결함 신고가 있거나, 제조사가 무상 수리를 실시할 경우 진행한다. 이후 안전과 관련해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리콜 조치를 실시한다.

레몬법을 통한 문제 해결
국토부는 기각했다
지난 6월에는 브레이크 오작동을 호소한 한 코나 일렉트릭 차주는 연이은 수리에도 증상이 해소되지 않자 국토부에 레몬법을 통한 교환, 환불 중재 판정을 신청했다. 레몬법은 소비자가 신차를 인도받고 1년 안에 일반 하자는 3번, 중대 하자는 2번 수리받고도 문제가 반복되면 교환이나 환불이 가능하도록 한 제도다.

브레이크 관련 문제는 중대 하자에 해당되는 사항이며, 수리를 여러 번 했음에도 불구하고 국토부는 이를 기각했다. 레몬법의 유명무실함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사건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
코나 일렉트릭 리콜을 실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브레이크 문제 가지 나타나면서 네티즌들은 경악하는 반응을 보였다. “무서워서 차도 못 타겠다”, “테스트는 제대로 하고 출시한 것인가?”, “코로나보다 코나가 더 무섭다”, “내가 운전할 때 브레이크 고장 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등이 있다.

그 외에도 현대차의 대처를 꼬집는 반응도 많이 볼 수 있었다. “EDR에서 브레이크 안 밟았다고 하던데 이걸로 현대차는 운전자 과실이라고 하려나?”, “현대차는 무조건 운전자 잘못이다”, “지금까지 한 것을 보면 이번 것도 조치가 제대로 안될 것이다”, “레몬법 중재 기각된 것부터 냄새가 난다”, “미국에서는 벌써 리콜 준비중일 것이다” 등이 있다.

현대차 입장에서
큰 악재를 만난 것
내년에 현대차는 아이오닉 5, 기아차는 CV, 제네시스는 G80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기존에 출시한 전기차들보다 한 단계 발전된 것들로, 전기차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알릴 중요한 모델들이다.

하지만 이를 앞두고 전 세계적으로 잘나가는 코나 일렉트릭의 연이은 결함은 현대차 입장에서는 매우 큰 악재다. 안전성 문제로 국내는 물론이고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도가 크게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현대차 전기차는 안전하지 않다’라는 인식이 퍼지게 되면 전기차 판매량 타격은 불가피하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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