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를 맞이했지만 아직까지 전기차의 가격은 꽤 비싼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전기차 구입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에서 보조금을 지급한다. 보조금 지원 금액은 차종과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승용차 기준으로 대략 1,000~2,000만 원가량을 지원받을 수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전기차 제조사는 현대차다. 지금까지 5만여 대가 판매되었으며, 계열사인 기아차 2만여 대를 합치면 총 7만 대를 넘는다. 여기에 투입된 보조금만 해도 1조가 넘는다. 하지만 현재 현대차의 전기차 근황은 좋지 않은 편이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조 단위로 투입된 현대차 전기차의 최근 근황에 대해 살펴보자.

이진웅 에디터

현대차, 기아차 합쳐
전기 승용차 7만 대 이상 판매
국내에 판매한 현대차의 순수 전기 승용차는 2016년 3,749대, 2017년 7,932대, 2018년 1만 6,799대, 2019년 1만 5,775대, 2020년 9,349대다. 모두 합하면 5만 3,604대다.

계열사인 기아차는 2015년 1,166대, 2016년 806대, 2017년 2,098대, 2018년 5,187대, 2019년 7,551 대 2020년 3,225대다. 모두 합하면 2만 33대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전기 승용차 총 판매량을 합하면 7만 3,637대다.

(사진=유튜브 ‘박용진TV)

현대기아차 4개 차종에
1조가 넘는 보조금 지급
박용진 의원은 지난해 10월에 열린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현대기아차 4개 차종에 대해서 지금까지 1조 원이 넘는 보조금이 지급되었다고 언급했다.

여기에 전기차는 세제혜택이 주어지는데 개별소비세는 차량가액의 5%, 교육세는 개별소비세는 30%, 취득세는 차량가격의 7%(경차 4%)가 감면된다. 최대 한도는 각각 300만 원, 90만 원, 140만 원이다. 보조금과 소비세, 교육세, 취득세 감면은 국민 세금으로 지급되는 만큼 현대차는 더 우수한 전기차를 개발하고 생산해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필요가 있다.

(사진=동아일보)

코나 일렉트릭 2차례 리콜
지난 연말에 결국 단종되었다
현대차그룹은 4개 승용 차종에 대해 지금까지 1조 원이 넘는 보조금이 지급되었지만 현재 최악의 상황에 몰려 있다. 주력 전기차인 코나 일렉트릭이 지난해 심각한 결함으로 2차례 리콜되었기 때문이다.

먼저 첫 번째는 연쇄 화재 사건이다. 언론에 보도된 것 기준으로 2018년 현대차 공장에서 발생한 2건의 화재를 시작으로 2019년에 5건, 2020년 7건이 발생했다. 대체로 주차 중 혹은 충전 중에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 사례가 계속해서 보고되자 몇몇 아파트에서는 코나 일렉트릭의 충전을 금지하기도 했다. 2018년 BMW 연쇄 화재 때 상황과 유사하다.

(사진=SBS)

논란이 커지자 현대차는 리콜 조치를 실시했다. 현대차는 차량 충전 완료 후 고전압 배터리의 셀 제조 불량으로 인한 내부 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우선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를 업데이트 후 이상 징후가 발생 시 배터리를 교체한다. 리콜 결과 170대의 차량에서 배터리 이상이 발견되어 만약 리콜이 늦었다면 더 큰 논란으로 이어질 뻔했다.

하지만 차주들 사이에서 리콜 조치에 대한 불만이 컸다. 배터리 셀 제조 불량으로 화재 발생 가능성이 확인되었는데도 1차 조치는 BMS 업데이트에 불과하다. 또한 BMS 업데이트 이후 차가 갑자기 먹통 되는 벽돌 현상이 약 800대의 차량에서 발견되었으며, 공통적으로 일정 용량 이상 충전이 안 되게 막아 주행거리가 짧아졌다고 한다. 차주들은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조치를 해줘야지, 운행을 막아버리는 조치가 무슨 리콜인가?”라며 현대차의 대처를 지적했다.

(사진=조선일보)

두 번째는 브레이크 결함이다. 지난 11월, 도로를 달리던 코나 일렉트릭이 브레이크 먹통이 된 상태에서 150km/h까지 급가속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결국 축대벽을 들이받고 차가 전복되서야 멈췄다. 브레이크 먹통으로 인한 결함 신고는 총 19건이 접수되었으며, 연쇄 화재 이후였기 때문에 파장이 꽤 컸다.

결국 지난 12월, 현대차는 코나 일렉트릭을 리콜 조치했다. 국토부는 전동식 브레이크 시스템의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브레이크 경고등 점등 시 브레이크 페달이 무거워져 제동이 제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이라고 밝혔다. 같은 전자식 브레이크 시스템이 탑재된 코나 하이브리드와 넥쏘, 쏘울 EV도 리콜했다.

2차례 리콜로 인한 차량 이미지 실추로 인해 지난 12월 18일, 현대차는 코나 일렉트릭을 국내에서 단종할 것을 밝혔다. 후속 모델로는 E-GMP 플랫폼 기반으로 개발되는 아이오닉 5가 대체한다. 아이오닉 5가 출시되기 전까지 현대차는 전기차 판매량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유럽에는 코나 일렉트릭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투입한다. 국내와 달리 화재 사례가 거의 없었던 탓에 관련 이슈가 적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 유럽법인이 공개한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내연기관 모델과 거의 유사한 옵션 사양을 장착하고 주행거리를 늘렸다.

코나 일렉트릭 관련 문제에
“모른다”만 반복한 관계자
코나 일렉트릭의 결함 의혹에 대한 현대차의 대응은 미흡한 편이였다. 2019년 국토부가 현대차에 제작결함조사를 지시했지만 1년 넘게 원인을 내놓지 않았다. 소방당국과 합동감식을 거부한 적도 있어 “현대차는 절대 원인 규명할 생각이 없다”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게다가 현대차가 밝힌 배터리 셀 제조 불량도 하나의 가능성일 뿐 확실한 원인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LG화학에 떠넘기는 모습을 보여 한때 LG화학과 진실공방이 이어지기도 했다.

(사진=유튜브 ‘박용진TV)

지난 10월,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박용진 의원은 여러 차례 질의를 했으나 국정감사에 출석한 현대차 관계자는 “모른다”, “기억이 안 난다”, “그 당시 담당이 아니었다” 등 무책임한 답변만 했다.

박용진 의원은 “대한민국 국민 전체 관심사다”, “초기에 화재 사건에 대해 제대로 분석하고, 은폐하지 않고,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제작결함을 수정했으면 그다음에 10건이나 되는 화재 사고가 발생할 수 있겠는가?, “이것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일인데 국회 증인으로 ‘나는 잘 모른다’라고 말하면 어떻게 하냐?’라며 현대차의 태도를 지적했다.

(사진=유튜브 ‘박용진TV)

또한 “현대차를 위해 투입되는 보조금만 1조 원이 넘고, 소비세, 교육세, 취득세 역시 국민 세금으로 감면해 준다. 안전한 차량 만들어달라고 말하고 있는데 관심이 없나? 잘한다고 해야지 왜 은폐하고 감추려고만 그러냐?”라며 문제점을 연이어 지적했다.

연이은 공방 끝에 결국 현대차 관계자로부터 10월 중 리콜 조치를 약속받았으며,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현대차는 리콜을 발표했다. 하지만 리콜 조치는 앞서 말한 대로 상당히 미흡한 편이다.

대당 천만 원 이상의 세금 투입
이 정도면 세금 낭비?
앞으로 전기차 잘 만들 수 있을까?
앞에서 언급한 대로 전기차 보조금은 국민 세금이며, 보조금 신청 절차를 살펴보면 차량 제조사(여기서는 현대차)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국비보조금과 지방비보조금을 직접 수령한다. 그 금액만 해도 승용차 기준으로 대당 1~2천만 원 정도가 들어간다.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제조사는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하지만 현대차의 행보를 보면 차를 판매해 보조금 수령받는데만 급급하고 이후 발생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나 몰라라 하고 있다. 몇 차례 문제가 생기고 논란이 거세져야 겨우 움직인다. 어떻게 보면 세금 낭비라고 볼 수도 있다.

(사진=motor1.com)

올해 현대차에서는 차세대 전기차인 아이오닉 5를 출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벌써부터 결함이 걱정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정의선 회장이 취임하고 품질경영을 선언했지만 아직까지 소비자들의 신뢰는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그중에서 “코나 일렉트릭도 그 모양인데 새로 나올 차세대 전기차 아이오닉 5라고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라는 반응이 눈에 띈다. 과연 현대차는 코나 일렉트릭의 결함 오명을 아이오닉 5로 말끔히 씻어낼 수 있을까? 아니면 연이은 결함으로 더 큰 타격을 입게 될까?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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