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경영위기를 겪던 쌍용차가 결국 법정관리 졸업 10여 년 만에 다시 법정관리행이 유력해졌다. 한때 코란도, 무쏘, 체어맨 등의 모델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을 주름잡던 쌍용차가 결국은 기업 존속의 갈림길에 선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이 정도까지 상황이 악화되자, 그간 쌍용차의 강경한 노조를 비판하던 여론들은 쌍용차 경영진들에게로 비난의 화살을 돌리게 되었다. 이미 법정관리를 한차례 받은 바 있음에도 또다시 법정관리에 임박한 상황을 만든 것도 모자라 경영인들의 무책임한 태도에 이제는 완전히 등을 돌린 듯한 모습이다. 자세한 이야기 지금부터 알아보도록 하자.

김성수 인턴

회생 절차 개시 임박
법원 “조기 졸업 검토”
법원의 본격 쌍용차 회생 절차 개시 돌입이 임박했다. 법원은 쌍용차 측이 기업 회생 절차에 돌입하게 될 시 조기 졸업을 검토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기존 수개월 이상이 걸리는 절차를 최대한 단축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법원은 이르면 오는 8일 쌍용차의 회생 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사전 준비 작업에도 여러 시간이 소비되는 일이지만 이미 상당 부분 지연된 만큼 최대한의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파산 원하지 않을 채권단
파산 시 관련 업체 줄 파산 위험도
회생 절차 개시 여부를 판단할 때 법원은 해당 기업이 지속되었을 때의 가치와 청산했을 때의 가치를 계산하여 회생 절차 진행 여부를 결정한다. 회생 절차는 채권단 등의 동의가 없다면 실행되지 않고 기업은 파산하게 되지만, 쌍용차가 파산하게 될 시 변제금이 약 3,700억 원에 이르는 만큼 채권단 역시 쌍용차의 산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 보는 시선이 대부분이다.

더욱이 쌍용차가 파산하게 될 경우 국내 시장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기에 무력하게 파산이 이루어질 것이라 예상할 수도 없다. 쌍용차가 파산하게 될 경우, 쌍용차 내부의 임직원들을 포함해 관련 협력업체 약 15곳과 일반 구매 업체 300여 곳 모두 줄줄이 파산을 할 가능성이 있기에 최악의 경우 2만 명이 넘는 실직자가 나타날 수 있다.

(사진=THE GURU)

현 쌍용차는 ‘HAAH 오토모티브’와의 합병에
사활을 건 상황이다
때문에 정부에선 회생 계획으로 돌입하기 전 쌍용차의 인수, 합병을 추진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흐름일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쌍용차를 인수할 의향이 있는 후보자가 국내 전기버스 업체 ‘에디슨 모터스’를 포함해 3~4곳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마냥 해당 기업들과 무난한 인수, 합병이 이루어질 것이라 보기도 힘들다.

이는 현 인수, 합병 계약이 진행 중인 HAAH와의 계약이 최종 불발 되어야만 다른 투자자와 협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HAAH 기업은 쌍용차를 인수할 수 있을 만큼 매출이 큰 기업이 아니기에 이에 회의적으로 보는 시선이 많지만 쌍용차 경영진들은 끝까지 계약에 대한 끈을 놓고 있지 않는 모습이다.

(사진=HUFFPOST KOREA)

근 10여 년간
쌍용차가 걸어온 길
10여 년 전 2009년, 상하이차가 쌍용차의 경영권을 포기하며 법정관리를 신청했던 바가 있었다. 이어서 쌍용차는 사 측의 대규모 인력 감축안을 발표했고, 이에 반발한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하며 공장을 점거하게 되면서 우리가 흔히 아는 쌍용차 사태가 발생하게 되었다.

많은 사상자를 발생시킨 심각한 사건이었던 것도 쌍용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심어지게 된 이유이지만, 경영권을 포기했던 상하이차로부터 지난 4년간 한 푼의 투자도 받지 못한 체 오히려 현지 기술을 빼앗긴 것이 밝혀지면서, 상하이차에 인수가 진행되던 때 터무니없이 평가절하된 금액으로 성급한 결정을 내렸던 것 역시 부정적 인식이 생기는데 일조했다.

많은 상처와 오명을 남긴 쌍용자동차는, 2010년 인도 마힌드라 그룹에게 매각되게 된다. 이후로도 노조 간 갈등으로 여러 고비가 있었지만 마힌드라 그룹의 투자 아래 2013년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거두며 반전의 조짐을 보였다.

이어 2015년 티볼리를 출시하면서, 렉스턴을 뛰어넘는 대박을 터뜨리며 재정을 어느 정도 확보하고 안정을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이후 티볼리의 활약으로 간간이 흑자를 맞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적자가 계속되며 마힌드라도 철수를 선언하게 되었고, 결국 다시 위기의 길로 빠지게 된다.

하지만 부진을 타개할만한
방안을 내놓진 못했다
쌍용차가 티볼리로 역전의 계기를 마련했음에도 결국 다시 부진에 빠지게 된 데는 여러 이유들이 있다. 먼저 쌍용차는 자체 개발 부품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었다. 쌍용차는 주로 해외 기업의 부품들을 사용했고, 그 로열티로 인해 제품의 단가가 상승하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다.

노조와의 관계가 원만하게 해결을 보지 못한 것 역시 쌍용차 부진의 큰 이유라 할 수 있다. 2018년에야 2009년 때의 구조조정으로 인한 해고 노동자가 다시 복직되었을 만큼 오랜 기간 노조와의 크고 작은 마찰이 이어져 왔다.

이제는 경영진들의 무능을
비판하는 시각이 많아졌다
비록 쌍용차 노조가 강성 노조의 이미지로 네티즌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형성되는 것에 큰 영향을 주긴 했지만, 이제 네티즌들은 쌍용차의 현 실태에 대해 경영진들의 무능을 비판하기에 이르렀다. 먼저 쌍용차의 자동차 개발에 관한 비판이 가장 컸다.

쌍용은 이전부터 많은 계열사를 확보한 기업이었는데, 자동차 개발에 힘쓰기보단 계열사를 늘리는 것에 급급한 모습을 많이 보여왔다. 또한 렉스턴, 코란도가 풀체인지 되는데 각각 16년, 8년이나 걸렸고 티볼리 역시 22년에나 예정이 되어 있다. 자신들의 흥행 모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경쟁사인 현대기아차의 평균 풀체인지 기간이 5년인 것을 감안하면 쌍용차는 상당히 변화가 늦다. 티볼리로 역대 최고의 매출과 가능성을 보여주었던 쌍용이었지만, 거기에서 더 나아가지 못한 모습이 부진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고 많은 사람들은 말한다.

최근 회생 절차 신청과 관련해서도 경영진들의 무책임한 모습으로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HAAH 오토모티브로부터 투자 계약서 혹은 투자 의향서조차 제출받지 못한 상태에서 아직까지 HAAH 측의 인수 계약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서 “HAAH에 끌려다니기 전에 진작 회생 절차 신청을 했더라면 손실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경영진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신형 모델의 평가는 긍정적
그러나 상황을 타개할 순 없을 듯
쌍용차는 5일 ‘더 뉴 렉스턴 스포츠&칸’을 출시하고 본격 판매에 돌입했다. 쌍용차 입장에선 이번이 마지막일 거라는 심정으로 사활을 건 모델이 아닐 수 없다. 포드 레인저의 국내 도입으로 더욱 가속화된 픽업트럭 시장에서의 경쟁을 가속화할 좋은 타이밍이고 디자인도 소비자들의 호평을 얻고 있긴 하지만 상당히 아쉬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해당 신차에 대한 평가도 준수한데다가 시장의 흐름에 잘 맞춘 모델인 만큼 쌍용차가 지금과 같은 위기가 아닌 상황에서 출시를 했더라면 더욱 기대가 되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뒤늦게 사활을 건 쌍용 과연 다시금 회생의 기회를 살릴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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