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KBO 출신 야구선수들의 메이저리그 활약에 네티즌들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리그에 있을 땐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선수였다 할지라도,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자국 선수를 향해 네티즌들은 한마음이 되어 응원을 보내고 있다.
이처럼 해외에서 활약하는 자국 스포츠 선수가 현지 호평을 얻기라도 하면 온 팬들이 한마음이 되어 기뻐하기 마련인데, 자동차 시장에선 사뭇 다른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제네시스가 여러 해외 자동차 전문 매체들에게서 호평을 받고 있다는 기사가 쏟아지는 상황인데, 이를 바라보는 네티즌들의 시선은 여간 탐탁지 않아 보인다. 과연 네티즌들이 이 같은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지 지금부터 알아보도록 하자.
글 김성수 인턴
신차 출시쯤이면
어김없이 올라오는 내용
최근 제네시스 G80의 전동화 모델, G80e에 대한 보도자료가 상당히 많이 올라오고 있다. 보도 내용을 살펴보면 주로 해외 자동차 전문 매체들이 G80e의 상품성에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는 내용이다. 그뿐만 아니라 해외 럭셔리 브랜드와의 경쟁 구도를 형성하려는 보도 내용 역시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
사실 제네시스와 해외 럭셔리 브랜드 간의 경쟁구도를 형성하는 듯한 보도는 이번만이 아니다. 이번 G80와 같은 전동화 모델 이전에도 새로운 내연기관 모델이 출시할 때마다 여지없이 경쟁 구도를 형성하는 보도가 이어졌다.
이번에 올라온 보도자료들에선 하나같이 G80e를 벤츠 EQS와 테슬라 모델S와 비교하며 경쟁구도 형성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해당 보도자료들에 따르면 해외 자동차 전문 매체들의 G80e에 대한 호평이 끊이질 않았다고 하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빌트’는 최근 “제네시스의 독일 진출이 임박한 가운데 G80 전동화 모델이 테슬라 모델 S, 메르세데스 벤츠 EQS와 경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우토 모토 운트 슈포트’에서도 “G80 전동화 모델은 최근 출시된 메르세데스 벤츠 EQS와 테슬라 모델 S를 겨냥하고 있다”고 밝혔다.
G80e의 주 공개 장소였던 중국 본토의 전문 매체 반응 역시 이어졌다. 먼저 중국 온라인 자동차 매체 ‘펑파이신원’은 “G80 전동화 모델은 럭셔리 전기차 부문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라며 “고급스럽고 정교한 주행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보이며, 제네시스 브랜드의 디자인 콘셉트를 완벽하게 해석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호평 내용은 대부분
디자인에 관한 것들이었다
이 외에도 다른 여러 해외 전문 매체들을 통해 제네시스의 상품성을 예찬하였다. 또 다른 중국 온라인 자동차 매체 중국 온라인 자동차 매체 ‘아이카 자동차’는 G80e에 대해 “제네시스만의 스타일이 돋보이는 디자인”이라며 “럭셔리에 대해서 독창적인 해석을 제시했다”고 평했다.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망’은 “역동성과 우아함 사이의 완벽한 균형을 보여준다”고 평가했고, 중국 경제전문매체 ‘경제관찰망’은 당시 상하이모터쇼에 마련된 제네시스 전시 부스 분위기를 “역동적인 우아함과 여백의 미를 구현한 디자인 콘셉트의 제네시스 모델들이 관람객들을 매료시켰다”고 전했다.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카앤드라이버’는 “G80e의 내외부 디자인은 매우 매력적인 스타일을 자랑한다”이라고 소개했다. 온라인 자동차 매체 ‘오토블로그’는 G80e의 전용 내장 컬러인 다크 그린 투톤과 관련해 “재활용 목재와 직물, 천연염료를 사용한 가죽 등 친환경 소재를 활용해 한층 우아하다”는 평가를 남겼다.
보도 호평이 이어진 내용들을 살펴보면 주로 하나같이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물론 디자인이 완성차의 완성도를 평가하는 데 중요한 척도가 되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지만, 결국 개개인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는 주관적 요소라는 것 역시 사실이다.
전해진 보도에 따르면 제네시스 G80e의 주행거리 등 성능에 관해선 특별히 언급된 장점을 찾아볼 수 없었다. 외부로 전력을 끌어다 쓰는 V2L 기술 및 350kW 급 초급속 충전을 지원하는 것에 대한 호평은 있었지만, 우리는 더 이상 위 두 요소가 특별한 장점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G80e와 EQS, 모델 S 세 모델을
간단하게 살펴보자
사실 어째서 G80e의 성능에 관한 호평이 없는지 우리는 대강 짐작을 하고 있다. 특출나게 뛰어난 성능을 지니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여러 보도자료에서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벤츠 EQS와 테슬라 모델 S와 비교를 해 본다면, 부끄러운 수준이다.
먼저 G80e의 스펙을 간단하게 살펴보겠다. 전, 후륜 차축에 모터가 하나씩 들어가며, 합산 출력과 토크는 370PS, 700Nm이다. 1회 충전 최대 주행가능 거리는 현대차 자체 테스트 결과 427km로 밝혀졌으며 4.9초의 제로백 성능을 지닌다.
반면 벤츠 EQS의 스펙은 EQS 450+ 모델의 경우 싱글 모터 RWD, 245kW, 568Nm, 6.2초의 제로백, 640km의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 수치를 지닌다. EQS 580 4MATIC 모델의 경우 듀얼 모터 AWD 385kW, 855Nm, 4.3초 제로백, 770km의 1회 충전 최대 주행거리 수치를 지닌다. 테슬라 모델 S의 스펙은 다음과 같다. 최소 사양 트림 롱레인지 트림은 듀얼 모터 상시 4WD 구동방식을 사용하며 약 311kW, 66.0kg.m, 3.2초의 제로백, 663km의 주행거리를 지닌다. 최고 사양 트림 플래이드 플러스는 트라이모터 상시 4WD에 809kW, 최대토크 미확인, 2.1초 제로백, 840km 이상의 주행거리를 보여준다.
럭셔리 브랜드 타이틀은
홍보한다고 얻어지는 게 아니다
제네시스의 G80e가 경쟁상대로 언급된 모델들에 비해 아직 부족하다는 점은 네티즌들이 더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 보니 네티즌들은 다음과 같은 반응들을 보였다. “얼마를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쓰면 역효과 난다”, “EQS는 700km 넘는데 400km 가는 G80e를 극찬했다고?”
“나오지도 않은 차를 호평?”, “인간적으로 주행거리라도 비슷하게 맞추고 시작해야지”, “아이오닉5에서 봤듯이 현대차는 테슬라한테도 아직 멀었다”, “이 차도 너무 빨아줘서 철판에 부식 문제 나오겠다”, “이게 광고지 기사냐” 등 거센 비난이 이어졌다.
앞서 언급했듯이, 훌륭한 디자인이라는 것은 결국 개개인의 주관적인 판단에 크게 좌지우지 되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유사한 가격대에 상당한 성능 차이를 보이는 두 모델을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고 아쉬운 성능을 감안할 소비자가 어디에 있겠는가? 실상은 아쉬운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주는 제네시스임에도 언론은 제네시스를 해외 럭셔리 브랜드와 동일선상에 두고 비교하는 것에 혈안이 되어 있다.
만약 제네시스 G80e가 진정으로 뛰어난 상품성을 지닌 것을 바탕으로 수려한 외관 디자인마저 확보한 모델이었더라면, 굳이 언론이 해외 럭셔리 브랜드와 비교하지 않아도 소비자들이 먼저 동일선상에 두고자 했을 것이다. 지금 제네시스에게 필요한 것은 무분별한 호평이 아니라, 실질적인 상품 개선을 위한 비판이 필요한 상황인지도 모르겠다. 오토포스트 비하인드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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