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소비자들 사이에선 “국산차는 이 맛에 타는 거다”, “신차는 1년 뒤에 사야 한다”라는 말이 유행처럼 자주 언급된다. 이는 국산차에서 결함이 끊이지 않을뿐더러,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꽤 오래전부터 주목받았던 현대기아차 신차에서 발생하는 품질 문제는 이제 하나의 공식처럼 뒤따르는, 어쩌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수준이 되어버린 상황.

아니나 다를까 최근까지도 수많은 신형 모델에서 품질 문제들이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다. 여기엔 대중 브랜드인 현대기아차뿐만 아니라 프리미엄을 외치는 제네시스에도 해당된다. 최근엔 출시된 지 1년 정도가 지난 G80에서 또 다른 품질 문제가 발견되면서 제네시스가 무상 수리를 선언한 일까지 발생했는데, 네티즌들은 “이제 지긋지긋한 수준이다”, “그럼 그렇지”라는 반응들을 보이고 있다. 대체 무슨 일이 발생한 것인지 살펴보자.

김성수 인턴

현대차는 제네시스의
품질 만족도와 안전성 평가를
적극 홍보하였다
2020년 3월, 제네시스는 세단 라인업의 중 주력을 상품이 될 모델인 G80을 출시하였다. 제네시스는 G80의 정식 출시 이전부터 상품성과 품질 등을 매우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럭셔리화에 적극적으로 힘을 쏟는 모습이었다.

2020년 3월 30일, 현대차는 유튜브와 네이버 TV, 페이스북 등 각종 SNS와 미디어 플랫폼을 활용하여 라이브 스트리밍 방식으로 전 세계에 G80 출시 소식을 전했다. 출시 이전뿐만 아니라 이후에도 현대차는 G80의 사양과 디자인 강점뿐만 아니라 뛰어난 품질과 안전성을 매우 강조하였다.

현대차 보도자료에 따르면 제네시스의 세단 라인업인 G70, G80 그리고 G90까지 전 세단 모델이 미국 제이디파워(J.D.Power) 신차품질조사(IQS, Initial Quality Study)에서 프리미엄 브랜드 부문 3년 연속 1위 및 전체 브랜드 2년 연속 1위를 달성했다는 것을 강조했다.

또한 2020년 내구품질조사(VDS, Vehicle Dependability Study)에서 평가 대상이 된 첫해 전체 브랜드 1위에 선정되며 상품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것 역시 빼놓지 않았다. 이 외에도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이하 IIHS)가 발표한 충돌 평가 사례도 빼놓지 않았다.

당시 제네시스의 주력 세단 모델은 모두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Top Safety Pick+)’에 이름을 올리며 우수한 안전성을 입증받았다. 이와 같은 내용들은 현대차 보도자료 외에도 각종 언론들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어 갔다.

이때까지만 해도 G80을 바라보는 네티즌들의 시선은 상당히 긍정적이었다. 상당히 호평을 받은 외관 디자인과 함께 품질을 보증해 주는 여러 테스트 결과에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제네시스 G80을 벤츠나 BMW 모델과 직접 비교하는 경우도 나타나기까지 했다.

(사진=G80 클럽 ‘남앙주G황가’님)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타이틀에
걸맞지 않은 각종 품질 문제들
이처럼 제네시스는 고풍스러운 외관 디자인뿐만 아니라 뛰어난 상품성 및 품질 평가를 바탕으로 세계 고급 자동차 시장에 발을 내디뎠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계속해서 발목을 잡게 되었는데, 바로 G80의 품질과 관련된 것이었다.

프리미엄을 강조했던 G80에서 품질 문제가 끊임없이 발견되었다. 먼저 G80 출시 이전 GV80에서 발생한 바 있었던 배터리 방전 문제가 G80에서도 발생하였다. 한 G80 클럽의 회원은 새로 출고한 자신의 차량 상태를 제네시스 커넥티드 서비스를 통해 확인해 보니 배터리 상태가 ‘주의’로 표시되어 있었다.

(사진=G80 클럽 ‘부산Gptptppt’님)

배터리 방전으로 인해 스마트키 원격 시동 적용이 불가능한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또 다른 회원으로부터는 차량 내부 전자장비의 각종 오류로 인한 제보가 전해지기도 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제대로 나오지 않거나, 어라운드 카메라 뷰의 작동에 오류가 발생하는 등의 사례였다.

2.5 가솔린 터보 엔진이 주행 중 RPM이 떨리는 증상이 나타나거나, 핸들이 잠겨버리는 증상과 같이 주행 중 운전자를 직접적으로 위협할 결함들도 나타나기에 이르렀다. 그 외 단차나 자잘한 도색으로 인한 품질 문제들에 관한 제보도 끊임없었다.

(사진=’G80 CLUB’ 동호회 무단 사용 금지)

도장 불량, 보닛과 운전석 쪽 단차, 시동 불량, 나파 가죽시트 실밥 및 주름 등 수많은 자잘한 문제점들이 출고를 진행한 소비자들을 통해 제보되었다. 그러던 중 한 영업사원의 고객 응대 방식이 논란을 불러일으킨 사례도 있었다.

지난 4월 22일 G80을 출고한 한 소비자는 썬팅샵에 차를 보관하던 중 스트럿바 등의 볼트가 풀린 자국을 발견해 영업사원과 주재원에게 해당 사항을 항의했다. 그런데 돌아온 답변은 “볼트가 풀린 자국은 정상이며 모든 신형 G80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존재한다”였다. 또한 담당 영업사원은 “문제가 있는 차를 집까지 가져가면 어떻게 하냐”면서 오히려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여 차주를 당황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올해에 들어서만 5번째
무상수리가 실시되고 말았다
더 큰 문제는 제네시스의 품질 문제가 아직 끝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교통부는 최근 신형 G80 일부 모델 중에서 각종 문제가 발견되어 무상수리가 진행될 것임을 밝혔다. 제네시스가 무상수리에 돌입한 것도 올해에 들어 5번째다. 무상 수리가 실시되는 항목 및 대상은 다음과 같다.

2020년 11월 24일~ 12월 9일까지 생산된 모델은 TCS관련 변수 설정 오류로 인해 나타나는 RPM 유동 현상 발생 가능성으로 인해 ECU 소프트 업데이트 조치를 받게 된다. 2019년 4월 10일 ~ 2020년 9월 26일 내 생산된 모델은 안테나 테이블 교환 조치를 받는다.

2020년 1월 13일 ~ 2020년 4월 20일 내 생산된 모델은 리저브 탱크의 누유 가능성 발견으로 인해 교환 작업이 진행된다. 2019년 4월 10일 ~ 2020년 8월 30일까지 생산된 모델은 멀티퓨즈 점검 및 멀티퓨즈·정선박스 교환이 진행되고, 2020년 3월 6일 ~ 10월 4일, 올해 4월 14일 생산분은 액티브 후드 임의 전개 가능성에 따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진행된다.

끊임없는 품질 문제
불만족스러운 대응 방식
제네시스의 올해 5번째 무상수리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다음과 같은 반응들을 보였다. “가격은 프리미엄 품질은 쓰레기”, “좋겠다. 하도 문제 많아서 매일 새 제품으로 고쳐주니 새 차 타는 기분이겠네”, “가격만 프리미엄. 웬만한 수입차는 다 제쳤다. 가격으로.”

“무슨 이런 차가 다 있냐? 국산에 내수용만 이런가 보네”, “현대차는 원래 저렇게 수리하며 타는 차”등의 반응을 볼 수 있었다. 또 “리콜이지 무상 수리 꼼수 부리는 국토부는 그냥 해체 시켜버리자”, “리콜을 하지 않고 무상 수리라…”, 무상수리 실시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사진=보배드림 커뮤니티 ‘신호정비부산’ 님)

신형 G80이 출시된 지 1년이 넘어가는 지금까지도, 품질 문제로 인한 무상수리가 올해에만 5번째 이뤄지고 있다. 수치만 따진다면 한 달에 한 번 꼴로 품질로 인한 무상수리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젠 “신차는 1년 뒤에 사야 한다”라는 말도 통하지 않는 상황까지 와버렸다.

제조사의 신형 모델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그동안 끊임없이 발생했던 품질 문제를 깨닫지 못했기 때문에 구매한 것이 아니다. 지금껏 문제가 있어왔을지 언정 앞으로는 품질 관리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에 차량을 구매한 것이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도 국내 제조사들은 소비자들의 믿음을 져버리기 일쑤다. 이러다 결국 국내 제조사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마는 것인지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오토포스트 비하인드뉴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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