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he Palisade’ 동호회 x 오토포스트 | 무단 사용 금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보여주는 건 단연 현대차다. 지난 5월에도 국산차 내수판매 1등인 현대차는 무려 40%에 가까운 점유율을 보였다. 그러나 쉐보레는 3.7% 점유율을 보여주면서 판매 순위 꼴찌를 차지했다. 두 기업 간의 점유율 차이는 무려 10배에 가까운 것이다. 그런데 판매 꼴찌 쉐보레에는 현대차가 가지지 못한 걸 가지고 있다.

쉐보레에는 매달 판매량 1위를 기록하는 스파크가 있지만, 현재 현대차 라인업에는 경차 모델이 하나도 없다. 현대차의 마지막 경차는 2002년에 단종된 아토스인데, 최근 아토스의 뒤를 이어 약 20년 만에 현대차의 국내 경차 시장 재진출을 이루어지게 해줄 모델이 나타났다고 한다. 그런데 이 모델은 출시되기 전부터 국내 자동차 시장을 시끌벅적하게 만들었는데, 대체 무슨 이유였을까?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현대차의 20년 만의 경차 모델에 대해 알아보도록 한다.

김민창 수습기자

(사진=’The Palisade’ 동호회 x 오토포스트 | 무단 사용 금지)

연말에 현대차가 출시할
경형 SUV 모델 AX1
현재 대한민국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경차는 기아의 모닝과 레이, 쉐보레 스파크, 르노 트위지로 단 4대에 불과하다. 무려 29개나 되는 모델을 판매하고 있는 현대차는 경차가 하나도 없다. 그런데 현대차가 이번에 경형 SUV 모델인 AX1을 올 연말 국내 시장에 공개할 계획을 세우면서 현대차는 AX1-베뉴-코나-투싼-싼타페-팰리세이드 라인업으로 더욱 더 촘촘한 SUV구성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스파크로 간신히 숨넘어갈 고비를 넘기고 있는 쉐보레는 AX1이 국내 경차 시장에 등장한다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AX1은 기아의 모닝 이후 4년 만에 출시되는 현대차그룹의 새로운 경차로 기존 모닝과 레이의 수요층도 출시와 함께 가져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진=’The Palisade’ 동호회 x 오토포스트 | 무단 사용 금지)

전형적인 현대차 SUV
패밀리룩 디자인이 반영
국내 도로를 주행하는 AX1의 모습을 보면 전체적인 외관 실루엣은 박스형으로 베뉴와 비슷한 모습이다. 전면부는 전형적으로 현대차 SUV들에 적용된 패밀리룩 디자인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가운데는 커다란 라디에이터 그릴이 눈에 띄고, 좌우에는 위아래로 나뉜 분리형 헤드램프가 살짝 보인다. 하지만 이 중에서도 특히 AX1의 디자인 요소 중 독특한 부분은 측면부이다.

1열 벨트라인이 조금 더 낮은 모습을 보이고, 2열 윈도우라인은 더 높은 계단형식의 디자인이 채택된 모습이다. 대부분 차는 전부 벨트라인이 일직선으로 수평의 형태를 보이지만, AX1의 측면 벨트라인의 높낮이는 서로 달라 독특한 형상을 띄고 있다. 거기에 경차 포지션인 만큼 스파크처럼 2열 창문 뒤쪽에 2열 손잡이가 있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사진=’The Palisade’ 동호회 x 오토포스트 | 무단 사용 금지)

현재 국내 경차 규격 기준에
만족하지 못하는 AX1
AX1이 불러일으킨 논란 중 하나는 국내 경차 규격 이슈이다. 현재 국내에서 지정하고 있는 경차 규격은 전장 3,600mm, 전폭 1,600mm, 전고 2,000mm의 한도를 두고 있지만, AX1의 전장은 약 3,800mm 수준으로 기아 레이의 전장인 3,595mm보다도 약 200mm가량 긴 상황이다.

만약 이대로 AX1이 국내에 출시될 경우 국내 경차 규격인 3,600mm를 초과하기 때문에 경차가 아닌 소형차로 구분돼 취·등록세 면제, 고속도로 통행료 50% 등의 경차 혜택을 받을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AX1의 전장을 200mm 줄이거나, 국내 자동차 법을 개정하거나 둘 중 하나 선택해야 하는 현대차다. 그동안 현대차는 수출용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차량의 전장을 축소해 판매하는 방법을 선택했었다.

인도에 판매되는 베뉴는
인도 소형차 규격 맞추기 위해
전장을 축소해 판매
내수시장에 판매되는 베뉴의 전장은 4,040mm였지만 인도에 판매되는 베뉴는 인도 소형차 규격에 맞추기 위해 3,995mm로 축소해 판매한 선례가 있다. 하지만 해외와 달리 국내에선 AX1의 전장을 축소하기보단 국내법이 바뀌기를 기다리는 모습이다. 이런 분위기에 최근 한 국회의원이 타이밍 좋게 경차 세제 지원 법안을 발의할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비례대표인 전주혜 의원은 지난 1일, 경차 구매 시 세제를 지원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일부 개정 법률안과 지방세특례제한법 일부 개정 법률안 발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 의원의 이번 개정안 내용을 보면 경차 유류비 개소세 환급을 2024년 말까지 연장함과 동시에, 경차 취득세 감면의 기한을 없애고 한도액을 폐지해 경차 구매를 장려한다는 이유에서다. 광주글로벌모터스에서 생산되는
첫 번째 차량인 현대차 AX1
앞서 전 의원은 ‘광주형 일자리’ 모델 기업인 광주글로벌모터스 공장을 방문해 지역 일자리 창출을 위한 예산과 정책적 지원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바로 AX1이 광주글로벌모터스에서 생산되는 첫 번째 차량이였던 것이다.

광주글로벌모터스는 일명 ‘반값 일자리’로 광주광역시와 현대차 등이 만든 합작법인으로, 현대차로선 높은 근로자들의 임금 대비 수익성이 낮은 경차를 생산하기 위해 평균연봉이 기존 완성차 업계의 절반 수준인 광주글로벌모터스에 위탁생산을 맡겨 생산비용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한, 글로벌모터스는 완성차 제조사의 생산비용 감소뿐만 아니라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까지 만족시켜주는 정부의 일자리 사업 중 하나였다.

(사진=’The Palisade’ 동호회 x 오토포스트 | 무단 사용 금지)

국내 경차 규격 기준이 곧
바뀔 거라는 의견이 지배적
다시 말해 현대차는 AX1을 경차로 출시하고 싶지만, 국내 경차 규격에 맞지 않기 때문에 전장을 줄이던지, 혹은 경차 규격 기준이 완화되길 기다리든지 해야 하는 상황에 절묘할 정도로 경차 관련 법 개정안이 발의된 것이다.

또한, AX1을 생산할 예정인 광주글로벌모터스 역시 정부의 일자리 창출 사업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런 전체적인 분위기로 보아 국내 경차 규격 기준이 곧 바뀔 거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이다.

앞서 국내 친환경차 분류 기준이 바뀌어
현대차그룹이 가장 큰 이득을 취했기에
합리적 의심이 가는 상황
이 때문에 네티즌들은 “대한민국에서 현대차가 못하는 건 없구나”, “이러니 현대차의 나라라는 소리가 나오는 거다”, “현토부에 이어 현대의원, 현대민국이다”라는 반응들을 보였다. 물론, 이걸 정부가 현대차를 밀어주기 위한 행동이라고만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국내 친환경차 분류 기준이 바뀌면서 가장 큰 이득을 본 건 현대차그룹이다. 싼타페 하이브리드와 쏘렌토 하이브리드가 곧 국내에서 세제 혜택을 받고 출시될 계획인 것을 보면 결국 ‘이젠 경차법마저 건드리나’라는 어느 정도의 합리적인 의심이 가능한 상황인 것이다. 침체된 국내 경차 시장에 활력을 기대
혹은, 국내 경차 관련 법마저 바꾸는
현대차와 정부 기관과의 커넥션
물론, 소비자로서는 기존에 작아도 너무 작던 경차 기준이 완화돼 AX1 사이즈의 차량이 경차로 분류되어 출시된다면야 손해 볼 게 전혀 없다. 기존 경차 규격 한도 내에서 최대한의 실내공간을 확보하고 연비를 높이느라 단순한 형태를 벗어나지 못했던 기존 경차들과 달리, AX1처럼 경형 SUV는 지상고와 전고를 높인 SUV의 모습을 갖추어 침체된 국내 경차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어줄것이라는 기대를 주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일본 스즈키의 경형 SUV인 짐니와 같이 개성 있는 국산 경형 SUV 출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던 만큼, AX1이 국내 경차 시장에 안착한다면 이런 소비자들의 갈증을 해소해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만약 AX1 출시 시기에 맞춰 국내 경차 관련 법마저 개정된다면 네티즌들의 합리적 의심은 더 이상 의심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AX1의 귀추가 어떻게 될지 독자분들도 잘 지켜보길 바란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이 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