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세계적으로 글로벌 제조사들이 신차에 대한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소비자들의 관심 역시 증폭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중국, 중국 자동차 시장이 급격한 성장의 격동을 맞이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 과정을 들여다보면 딱히 대단하다고 생각할 만한 것들이 없는 상황이다. 최근 소개해드린 중국판 롤스로이스, 홍치가 있었다. 해당 글에서도 설명했듯이 중국의 완성차 기업들은 다른 글로벌 기업들의 특장점만을 카피해와 차를 만들고 있기에 아직은 중국 브랜드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이름을 떨치기엔 많이 부족한 모습이다.

그런데 제아무리 중국이어도 롤스로이스는 부담스러웠는지, 이번엔 비교적 대중적인 브랜드라 할 수 있는 볼보의 XC90을 표방한 차량을 내세운 중국의 한 제조사가 있어 화제이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반값 XC90이라는 별명을 가진 중국의 기함급 SUV에 대해 알아보았다.

김민창 수습기자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자동차 중
하나인 볼보의 대형 SUV XC90을
5천만 원에 살 수 있다?
최근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었던 기사가 있다. ‘볼보 XC90을 5천만 원대로 구입’. 볼보 XC90이라 하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자동차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또한, 대한민국에선 한 방송인이 XC90을 타다가 역주행하는 트럭과 정면충돌하는 큰 사고가 있었지만, 탑승자 전원이 무사하고 가벼운 부상만 입으면서 제일 안전한 차라는 이미지가 있을 정도이다.

그런데 이 XC90 가격이 얼마길래 5천만 원대로 구매가 가능한 걸까? 현재 대한민국에 판매 중인 XC90을 살펴보면 가장 싼 2.0 가솔린 터보 모멘텀이 8,157만 원이다. 이런 XC90을 5천만 원에 어떻게 산다는 걸까? 볼보는 할인도 안 해주기로 소문난 곳인데 말이다.

(사진=엔카매거진)

중국 지리그룹 산하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인
링크&코가 자사의 기함급 SUV인 09를 공개
그런데 기사의 제목엔 한 줄의 문장이 더 있었다. ‘지리그룹의 링크&코 09 공개’. 기사의 본문을 좀 더 자세히 보면, 중국 지리그룹 산하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인 링크&코가 자사의 기함급 SUV인 09를 공개했다고 한다.

지리그룹이라 하면 중국의 거대한 자동차 제조사 중 하나이다. 대부분의 중국 자동차 기업이 국영이면서 외국 기업과의 합작으로 굴러가는 것과 달리, 지리는 장성, BYD 등과 함께 자체 브랜드 중심으로 운영하는 몇 안 되는 중국 자동차 기업이기도 하다.

(사진=상용차신문)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의 지리그룹
이런 지리그룹에는 다양한 자회사가 존재한다. 오늘 소개할 링크&코는 물론 영국의 스포츠카 브랜드인 로스터, 말레이시아 브랜드 프로톤, 영국의 택시 브랜드 런던 EV 컴퍼니, 자동차 말고도 이탈리아 오토바이 브랜드 베넬리까지 이외에도 다양한 전기차 생산 브랜드가 더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지리그룹이 한국 사람들에게 익숙한 이유는 지난 2010년에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당시 볼보를 소유하고 있던 포드로부터 볼보를 인수했기 때문이다.

물론, 볼보에서 독립한 고급 전기차 브랜드인 폴스타도 자회사에 포함된다. 한 가지 첨언을 덧붙이자면 이 지리 자동차가 위기에 빠진 쌍용차를 인수할 가능성이 있는 기업 중 하나라는 소식도 있다. 지리그룹의 규모를 생각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같은 자회사인 볼보의 SPA 플랫폼
기초로 제작한 기함급 SUV 09를 공개
다시 링크&코 얘기로 돌아와서 지리그룹은 같은 자회사인 볼보의 SPA 플랫폼을 기초로 제작한 기함급 SUV 09를 공개한 것이다. 기사에 따르면 이번 09의 디자인은 링크&코만의 특징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하는데, 디자인을 한번 자세히 살펴보면, 앞쪽은 뭔가 기아의 스포티지를 닮은 것 같고. 옆모습은 포르쉐 마칸, 뒤는 현대 싼타페랑 푸조를 닮은 형상이다.

기사에서는 계속 볼보의 SPA 플랫폼을 공유한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는데, 원래는 링크&코가 볼보의 CMA 플랫폼 ‘Compact Modular Architecture’라는 일반 모델 플랫폼을 쓰다가 이번엔 프리미엄 플랫폼이라 할 수 있는 SPA 플랫폼을 처음으로 갖다 쓴 게 특징이라고 한다. 그래서 같은 SPA 플랫폼을 기초로 개발된 볼보의 XC90이랑 비교하는 것이다. 실내 디자인과 파워트레인은
오히려 XC90보다 낫다고 하는데
09에 탑재되는 파워트레인을 보면 오히려 XC90보다 높은 성능을 발휘한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이 09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가격이다. 링크&코의 09는 XC90과 상당 부분을 공유하지만, 가격은 중국 현지에서 판매되고 있는 XC90에 비해 절반 수준이라고 한다.

XC90의 현지가격은 약 63만 9천 위안부터 78만 2천 위안으로, 한화로 계산해보면 약 1억 1,200만 원 정도부터 1억 3,700만 원 정도 한다는 건데, 링크&코 09는 30만 위안, 한화로 약 5천 250만 원이라고 하니 XC90과 비교해 가격이 매우 저렴했다. 중국차는 타는 게 아니다
국내 제조사 긴장해야 한다
링크&코 09는 중국시장엔 올해 4분기부터 판매가 시작될 예정이라고 하지만, 국내 시장에는 출시될 가능성이 없다고 한다. 그럼 링크&코 09를 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중국산을 어떻게 믿고 타냐, 목숨이 몇 개 되면 모를까?”, “많이도 카피하고 훔쳤네”, “좀 너무 심하다, 09에서 아우디 E-tron GT, 랜드로버, 재규어 보인다”라며 여전히 중국산에 대해 불신의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몇몇 네티즌들은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이번 09를 바라보았다. “요즘 중국 차 디자인 많이 좋아졌네. 현대기아 긴장 좀 해야겠다.”, “긴장 좀 타야겠다. 이제 중국차도 무시 못 하겠구나”, “가성비는 솔직히 좋은데”라며 긍정적으로 보는 네티즌도 있던 것이다. 신기하게도 무조건 중국산은 품질이 떨어진다는 반감 때문에 비판만 존재했던 옛날과 달리, 이제는 무조건 중국산이라고 까기만 할 수는 없다는 의견들이 나온 것이다.
가장 두드러지는 성장세를
보이는 중국 자동차 시장
아까 처음에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성장세를 보이는 국가가 바로 중국이라고 전한 바 있다. 그에 걸맞게 중국 완성차 제조사들은 수많은 친환경 차를 개발함과 동시에 시장에 쏟아내고 있는데, 최근 중국 현지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한 초저가 전기차로 인해 국내 네티즌들의 이런 목소리는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중국 상하이 자동차와 우링자동차, 여기에 미국 GM가 합작 설립해 출시한 훙광 미니는 길이와 폭 대비 높이가 높은 ‘박스 카’ 형태의 경형 자동차로 작년 전기차 판매량 순위에서 중국 내에선 2위, 전 세계에서도 2위를 기록했고 올해 3월과 4월에는 내연기관차까지 포함한 전체 승용차 판매량 순위에서 중국 내 2위를 기록하는 중이다. 무엇보다 훙광 미니가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건 젋은 소비자층의 수요에 맞춰 필요한 것만 채워넣어 500만원대 초반으로 가격이 책정 되었기 때문이다. 중국 제조사들의 다양한 시도를
인정하고 있는 네티즌들
굳이 비싼 전기차를 사고 싶지 않은 소비자도 있을 것이다. 단지 단거리 출퇴근용으로만 이용하고 싶은 수요층 말이다. 국내에도 그런 소비자들을 위한 전기차가 딱 하나 있다. 르노의 트위지, 근데 이 훙광 미니는 트위지보다 주행거리가 최소 두 배 이상 길고, 가격은 거의 3배 가까이 저렴하니까 가성비가 어마무시하다.

결국, 현대기아차가 조금 더 멀리, 더 빠른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을 때 중국 제조사는 이런저런 다양한 시도를 모두 해보고 있던 것이다.
차량 자체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아니지만
다양한 시도를 하는 점은 높이 살만해
이 때문에 중국차는 무조건 까기만 했던 네티즌들도 이런 중국 완성차 제조사들의 일련의 시도들을 보고선 “중국산이라고 무조건 까지만 말고 우리는 왜 저런 다양성이 없을까 하는 고민을 해봐야 하지 않을까?”라는 반응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또 그렇다고 해서 그럼 이번 링크&코 09나 홍치 H9처럼 카피해도 괜찮다는것은 아니다. 바뀌어가는 네티즌들의 반응처럼 아무리 중국산이라도 한국 자동차 시장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다면 참고를 해봐도 좋지 않을까 하는 의견이다.

중국 지리그룹의 자회사인 링크&코에서 내놓은 볼보 XC90과 같은 플랫폼의 기함급 SUV 09. 한국 네티즌들의 반응은 여전히 부정적이었지만, 이제는 마냥 중국차를 무시하는 여론만 있지 않다는 걸 알려준 차량이었지 않나 싶다. 또한, 천편일률적으로만 가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신차들에 어떻게 보면 자극제가 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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