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중 포터2와 봉고3는 매달 높은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 포터 2는 매달 평균 7~8천 대를 판매해 최상위권에 위치해 있으며, 봉고3 역시 매달 평균 4~5천 대 판매해 상위권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포터2와 봉고3의 판매량이 높은 게 긍정적인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생계형으로 많이 사용되다 보니 이들 차가 많이 판매된다는 것은 경기가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퇴직자가 늘고 자영업에 뛰어드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이 포터2와 봉고3(이하 포터, 봉고)의 경유차 생산의 전면 중단을 추진한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상용차 중 경유차 퇴출은 처음이다. 대신 LPG와 전기차 판매를 늘린다고 한다. 일부에서는 환영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안전성 높은 1톤 트럭을 새롭게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진웅 에디터

모든 실무 검토 완료
최종 결정만 남겨둔 상태
현재 여러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퇴출을 장기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선 유해 배출가스가 많이 나오는 경유차부터 줄인 다음 나중에는 가솔린차도 점차 퇴출하는 계획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이 대열에 국산차도 합류하는데, 현대기아차는 작년 말에 디젤 엔진 신규 개발 중단 선언에 이어 2024년부터 경유를 사용하는 1톤 트럭의 전면 생산을 중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는 포터를, 기아는 봉고를 생산 중인데, 포터는 LPG 모델을 새롭게 추가하고, 기아는 LPG 모델과 전기차 모델 2종을 그대로 유지한다. 이미 현대차와 기아 내부에서 모든 실무 검토가 끝났고 최종 결정만 남겨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동아일보)

실현될 경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만약 현대기아차가 추진 중인 경유 1톤 트럭 퇴출이 실현된다면 시장에 미치게 되는 영향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국내에서 판매된 1톤 트럭 15만 8,601대 중 경유차는 13만 5,150대로 무려 85.2%에 해당한다. 2024년부터는 이 13만여 대가 생산이 중단된다는 것이다.

트럭은 운용 특성상 경유차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무거운 짐을 싣고 이동해야 되기 때문에 힘이 좋아야 하며, 자영업자들이 많이 활용하는 만큼 경제적이어야 한다. 경유가 힘이 좋고 연비도 높은 편이기 때문에 소비자들로부터 많이 선택된다.

현대기아차가 이를 추진하는 데에는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이 큰 영향을 미쳤다. 탄소 중립이란 온실가스 배출과 흡수가 같아 0이 되는 개념을 말한다. 국내 수송 부분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2018년 기준으로 9,810만 톤으로 국내 총 배출량의 13.5%를 차지한다.

2050년, 탄소 중립에 도달하려면 이 부분을 줄일 필요가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대기관리권역의 대기 환경 개선에 관한 특별법을 통해 2023년 4월부터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경유를 쓰는 소형 택배화물 차량의 신규 등록을 금지하기로 했다.

상용차도 이제는
친환경 전환 속도를 높인다
사실 이는 1톤 트럭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버스는 천연가스충전소가 설치된 대부분의 지역은 이미 디젤 버스가 사라지고 천연가스버스로 대체된 지 오래되었으며, 요즘에는 그마저도 전기 및 수소버스로 교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현재 버스 분야에서 친환경 경쟁이 가장 높은데, 요즘 많이 성장한 에디슨모터스와 우진산전 외에 중국 업체들도 활발하게 국내에 진출해 있는 상태다.

중, 대형 트럭은 아직 시작 단계지만 제조사별로 친환경 차량 개발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엑시언트 수소트럭을 작년에 세계 최초로 양산해 수출했으며, 벤츠는 2018년 8월부터 e악트로스를 현장에 투입해 테스트를 완료했으며, 최근 디지털 월드 프리미어를 개최해 공개하고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양산에 들어간다. 볼보 역시 중형과 준대형 전기트럭을 2019년부터 판매하고 있으며, 내년 하반기부터는 전기 대형트럭 생산을 시작한다. 스카니아와 만도 전기트럭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네티즌들 반응은
아예 새로운 1톤 트럭 개발 요구
하지만 네티즌들은 개발된 지 20년이 다 되어가는 트럭 대신 아예 새로운 1톤 트럭 개발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포터2와 봉고3는 2004년 출시 이후 지금까지 풀체인지 없이 계속 생산하고 있는데, 현대기아차 말대로라면 디젤 모델만 생산하지 않을 뿐 포터와 봉고는 계속 생산하겠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겠다.

포터와 봉고는 오래전부터 안전 관련 논란에 휩싸여 왔다. 요즘에는 안전 사양이 몇 가지 추가되긴 했지만 승용차에 비하면 여전히 빈약하며, 아직까지 동승석 에어백이 기본이 아닌 선택 품목이다. 또한 캐빈이 맨 앞에까지 있는 캡 오버 타입 특성상 추돌 시 크럼블 존이 부족해 운전자에 가해지는 충격력이 매우 커 작은 사고에도 탑승자가 크게 다칠 수 있거나 사망할 수 있다.

실제로 2009년 보험개발원이 실시한 충돌 실험 결과 포터와 봉고는 최저점인 4등급을 받았다. 그 이후에는 충돌 실험을 진행한 적이 없다. 또한 경쟁 모델이 없다 보니 가만히 내버려 둬도 잘 팔려 현대기아차가 비용을 들여 신모델을 개발할 이유가 없다. 포터나 봉고를 사는 소비자 역시 신모델이 출시되면 가격이 상승해 그다지 반기는 편도 아니다.

시대가 변화한 만큼 이제 오래된 포터와 봉고는 보내주고 전용 플랫폼을 활용한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1톤 트럭 개발이 필요하다. 더 이상 효율에 밀려 안전이 외면되는 차가 나와서는 안된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도 중요하다. 안전한 새 트럭 개발을 독려하고 1톤 전기트럭에 지급되는 보조금 예산을 늘리고, 주요 거점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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