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코나 EV에서 화재가 발생할 때만 하더라도 네티즌들은 “아 전기차 불나는 건 코나 EV 문제네”라는 반응들이 주를 이뤘는데, 최근 세계 각국에서 터져 나오는 전기차 화재 사건들을 보면 한 제조사, 한 특정 모델의 문제가 아닌 아직 전기차를 만드는 기술력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외계인을 갈아서 차를 만든다는 포르쉐의 전기차, 타이칸에서도 최근 문제가 발생해 리콜을 실시하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 미국에서는 교통사고가 난 테슬라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내연기관차도 사고가 나면 충분히 불이 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불이 난 이후 발생했다고 한다. 불이 난 테슬라의 불길을 잡기 위해 출동한 소방관들은 완전 진화까지 자그마치 7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또한, 화재를 진압하는데 사용한 물의 양만 10만L였다. 현재 이렇게 늘어나고 있는 전기차 화재 사고에 대비해 관련된 시설이나 장비, 안전 매뉴얼들이 아직 갖춰지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다들 좋다고만 칭찬만 하는 전기차를 한번 냉혹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김민창 에디터

차체의 바닥 부분에서
계속 불꽃이 튀면서 화염이 번져
지난 4월 17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외곽에서 테슬라 모델 S 차량이 충돌사고로 화염에 휩싸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우들랜즈 소방서의 팔머 벅 대장은 당시 화재진압에 진땀을 뺏다고 전했다.

벅 대장은 테슬라 S 차량에 불이 다 꺼진듯하다가도 차체의 바닥 부분에서 계속 불꽃이 튀면서 화염이 번졌다고 한다. 이 때문에 소방관 8명이 달라붙어 전기차의 불을 끄는 데만 7시간이 걸렸고, 2만8천 갤런 약 10만 6천L의 물을 쏟아부어야 했다고 한다.내연기관차 화재를 진압하는 데
쓰인 물의 양보다 약 100배
해당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사용한 물의 양은 일반적인 내연기관 차의 화재를 진압하는 데 쓰인 물의 양보다 약 100배에 달하는 양이다. 벅 대장은 “이같은 물의 양은 우리 소방서 전체가 보통 한 달에 사용하는 양과 같고, 미국 평균적인 가정의 2년 치 사용량이다”라고 전했다. 얼마나 많은 양의 물을 쏟아부은건지 어느 정도 체감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전기차는 대체 왜, 어떤 문제로 인해 내연기관차보다 불이 쉽게 꺼지지 않는 걸까? 문제는 바로 배터리에 있다. 이번 미국에서 발생한 테슬라 S 화재 사건에서도 소방관 벅 대장이 차체의 바닥 부분에서 계속 불꽃이 튀면서 화염이 번졌다고 했다. 이미 많은 독자분은 전기차의 바닥 부분에 뭐가 들어가는지 알 것이다.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
일반적으로 우리가 아는 배터리는 바로 건전지일 것이다. 배터리는 일반적으로 1차 전지와 2차 전지로 나누는데, 이렇게 한 번 사용하고 버리는 1차 전지가 바로 건전지다. 보통 전기차에는 화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꿔 재충전해 사용할 수 있는 2차 전지가 사용되는데, 납축전지 이게 내연기관 자동차 배터리다. 여기에 니켈 카드뮴, 니켈수소 등 종류가 다양하다.

이 중에서도 지금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현존하는 최고의 배터리이지만, 온도에 민감해 고온에 오래 두거나 햇빛이 강한 곳에 있으면 터질 위험이 있다. 또한, 전해액이 흘러나와 리튬 전이 금속이 공기 중에 노출될 경우나 충전을 과하게 했을 땐 화학반응으로 배터리 안 압력이 높아져 자칫 폭발할 수도 있다. 불이 난 이번 테슬라 S 차량 역시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되어 있었다. 한번 불이 붙으면 잘 꺼지지 않고
완전히 연소할 때까지 쉽게
재점화가 되는 성질 지닌 리튬 이온
결국, 전기차에 화재가 발생 시 진압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도 바로 이 리튬이온 배터리 때문인데, 리튬이온 배터리는 한번 불이 붙으면 잘 꺼지지 않고 완전히 연소할 때까지 쉽게 재점화가 되는 성질을 갖고 있으므로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들이 애를 먹고 있다.

이 때문에 도요타, 렉서스가 국내에 출시했던 아발론과 프리우스에는 리튬이온 배터리 대신 에너지 밀도가 낮은 니켈 메탈 배터리를 얹은 이유도 바로 안정성 때문이다. 결국, 리튬이온 배터리는 장점이 많지만, 전해질이 액체로 돼 있어 충돌사고가 났을 때 이번 사고처럼 화재 위험은 물론, 폭발 위험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가 없다. 그래서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로 지목된 게 바로 전고체 배터리이다.

전고체배터리는 전해질이 액체가 아닌 고체로 구조적으로 단단하고 안정적이기 때문에 폭발이나 화재 위험으로부터 자유롭다. 덕분에 안전성과 관련된 부품을 줄이는 대신 배터리 용량을 늘릴 수 있는 활물질로 채울 수도 있다. 그만큼 배터리의 공간 활용도와 에너지 밀도가 높다는 얘기다. 이러니 지금 너도나도 전고체배터리 개발에 눈을 부릅뜨고 있는 것이다. 테슬라 모델 S 플레이드 화재
중국의 한 전기 자동차 공장 전소
결국, 현재 국내는 물론 해외 곳곳에서 전기차 화재와 관련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중이다. 지난달 만해도 출시된 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테슬라 모델 S 플레이드가 완전히 전소되는 사고가 있기도 했고, 중국의 한 전기 자동차 공장에서도 전기차 한 대에서 화재가 발생해 생산 중이던 전기차 200대와 공장 전체가 통째로 불타 사라져 버리기도 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의 인기는 나날이 올라가고 있지만, 정작 소방관들이 전기차와 관련된 화재에 대비하기 위한 시설과 안전 매뉴얼이 현재 마련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소방관들 역시 비공식적으로 전기차에 대한 정보를 서로 공유하고 있지만, 그 정도로는 충분치 않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큰 상황이다. 그래서 독일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화재가 발생한 전기차를 물이 가득 찬 컨테이너에 통째로 집어넣는 방법을 고안하기도 했다. 노르웨이 오슬로의 한 주차장에
서 있던 코나 EV에서 화재가 발생
실제로 지난달 노르웨이 오슬로의 한 주차장에 서 있던 코나 EV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들은 코나에 물을 뿌린 뒤 젖은 방화 담요로 차량을 덮고 들어 올려 물이 담긴 컨테이너에 담가 화재를 진압했다고 한다.

여기에 한가지 첨언을 덧붙이자면 이번 노르웨이 화재는 2018년 코나 전기차 출시 이후 발생한 17번째 화재였다. 게다가 해당 코나 EV는 당시 가만히 주차 중인 상태로 충전을 하고 있지도 않았다.
급발진과 화재처럼 심각한 문제가
초래되고 있는 전기차의 문제
이처럼 최근 전기차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는 충전소 부족과 같이 비교적 가벼운 문제가 아닌, 급발진과 화재처럼 심각한 문제가 초래되고 있다. 여기에 배터리 화재 말고도 앞으로 대두될 문제로는 차량의 바닥 쪽에 설치된 전기차의 배터리 구조상, 침수도로를 지날 때 배터리 침수에 아무리 안전조치를 한다 하더라도 감전 등의 문제마저 생길 수 있다는 얘기까지 거론되고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 경우 과속방지턱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가인 만큼 방지턱으로 인해 바닥에 있는 배터리에 충격이 가해지면서 생길 수 있는 문제 역시 우려되고 있다. 일상의 변화를 가져다줄 전기차
지금보다 안정성을 더 갖출 필요가
최근 각 완성차 제조사마다 다양하고 새로운 전기차들을 쏟아내고 있다. 그만큼 전기차는 앞으로 단순히 자동차가 이동수단으로서의 목적으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닌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을 바뀌게 해줄 하나의 문화가 되어줄 거라는 건 확실하다.

하지만 오늘 이슈플러스에서는 이렇게 일상의 변화를 가져다줄 전기차를 철저히 냉혹한 시선으로 바라보았을 때 현재 어떤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고, 또 앞으로 발생할 문제는 뭐가 있는지 알아보았다. 결국엔 우리의 일상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올 전기차, 가까워지는 사이만큼 안정성은 더 높아져야 하지 않을까?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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