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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로드 달리려고 SUV 사는 분 정말 있으신가요?

이슈+|2019.03.03 18:12

2018년 한해 동안 우리나라에서 팔린 자동차는 국산차와 수입차를 합쳐서 177만 7,358대다. 이 중에 MPV/RV를 포함해서 SUV의 판매량은 64만 1,416대로 36% 정도를 차지한다. 대부분 모노코크 차체의 자동차다. 랜드로버는 모노코크 타입의 보디로도 충분히 오프로딩을 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불안한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다. 아직 시간을 들여 검증된 부분이 아니기 때문.

프레임 보디가 들어간 SUV가 소수라는 점은, 현대에는 SUV가 오프로더서의 지위가 점차 얕아지고 온로드 성능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방증이다. SUV는 이제 명확한 목적이 있어야 구매할 수 있는 자동차가 아니다. 좋아하면 그걸로 된 거다.




인간은 변한다. 어제는 어제만큼의 변화를 겪었다. 오늘도 변하는 중이고 내일도 변할 것이다. 유독 예전과 같지 않은 날에는 기분이 한 없이 침전되기도 한다.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강화되는 생각과, 바뀌는 생각이 있다. 인성의 밑바닥이 바뀌는 일은 잘 없지만 노력을 한다면 누구나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 노력을 안 하는 게 문제지만.


사회를 이루는 개인이 각자의 방식으로 변하는 마당에 사회라고 변하지 않을 리 없다. 소셜 미디어의 등장은 정보가 소비되는 방식을 바꾸면서 전통적인 매체인 종이신문, 잡지가 오랫동안 지녔던 생명력을 잃게 만들었다. 요즘 아이들이 다른 의미로 옛날 아이같지 않은 이유는 스마트폰을 통해 무분별하게 정보를 접할 수 있는 환경에 놓여 있는 탓도 있다.

자동차 문화 역시 마찬가지다. IT기기의 종류가 많아지고 기능이 좋아지면서 많은 이들이 눈길을 사로잡았고 이는 자동차에 관한 관심을 줄이게 만들었다.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고 이동수단 중 하나로 생각하는 경향은 점차 강화될 것이다. 산하에 볼보를 두고 있는 지리자동차는 자사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링크앤코를 출범하면서 구독서비스를 시작했고 렉서스도 작년 3월부터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전통의 정통 한 방


도로의 포장률이 높아졌고 앞으로도 계속 높아질 것이다. 옛날에는 비포장도로가 많아서 오프로딩이 유별난 것이 아니었지만 이제는 적당한 장소를 찾아가야만 그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오프로딩'이 이제는 하나의 취미가 되어버렸다. 정통과 전통을 자랑하는 랜드로버의 모델들은 온로드에 적응하면서 디자인마저 부드러워졌다. 프레임 보디를 채용한 SUV가 얼마 남지 않았다.


모터트렌드는 2019년 '올해의 SUV'로 지프 랭글러를 선정했다. 이를 선정하기까지 모터트렌드는 36대의 SUV를 탔다. 경쟁자 중에는 볼보의 XC40, 재규어 I-PACE, 링컨 네비게이터, 스바루 포레스터 랜드로버의 레인지로버 벨라도 있었다. 내연기관을 버리고 새롭게 태어난 전기 자동차인 I-PACE는 주행거리 빼고는 완벽에 가까운 성능을 보였다고. 막강한 모노코크 보디 사이에서 거머쥔 결과였기 때문에 프레임 보디의 지프 랭글러가 대견하다고 생각했다.


심사위원들은 요즘 시장 기준으로 지프 랭글러를 평가해야는 것이 맞는지 고심했지만 오프로드 실력이 탁월하다는 걸 감안하면 일상에서 감수해야 할 어려움이 심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파워트레인의 가장 큰 장점은 2.0리터 엔진에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 비록 한국에는 들어올 가능성을 점치기 어렵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지만, 오프로더의 특성을 잃지 않으면서 현대적인 것을 자연스럽게 흡수한 지프 랭글러는 오늘날 정통 오프로더 SUV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랜드로버는 더이상 프레임 보디를 사용하지 않는다. 럭셔리 SUV를 추구하기 시작하면서, 온로드 성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장에 발빠르게 대응한 결과다. 성공적인 변화였다. 미국에서의 판매량은 2015년 이후로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 2017년에는 랜드로버 라인업이 10,740대가 팔렸고 작년인 2018년에는 11,772대가 팔렸다. 주력 모델은 디스커버리 스포츠로 4,014대가 팔려 랜드로버에서 판매 점유율 34.1%를 차지했다.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중형 체급의 자동차가 인기가 좋은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에 어울리는 체급이었고 가격대 역시 준중형인 레인지로버 이보크를 빼면 랜드로버 라인업 중에서 낮은 편에 속한다. 과시성 소비 경향이 높은 우리나라 정서에도 잘 맞다. 한 유튜버의 고발로 인해 랜드로버의 이미지가 많이 떨어졌다. 전자 계통의 고장이 잦은데 이를 완벽하게 고치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애프터 서비스(A/S) 수준도 지속적으로 지적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기는 계속된다. 작년 12월에 이보크 판매 1만대 돌파 기념으로 가격 인하 프로모션도 펼쳤다. 선택과 집중의 성공적인 사례. 모노코크 차체를 선택한 것은 오프로딩 성능은 어느 정도 포기하겠다는 은은한 속내를 내비친 것이다. 


랜드로버만의 터레인 리스폰스의 능력은 어떤 노면이라도 주파할 수 있는 실력을 가졌고 3,500kg의 견인력을 자랑하면서 견인 패키지도 제공하기 때문에 여전히 오프로드의 왕좌 자리를 내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모노코크 타입의 프레임으로 오프로딩을 마음껏 해도 되는지는 시간이 답을 줄 문제다.


끝까지 살아 남아야 강한 것

미국의 지프, 픽업트럭 등이 프레임 보디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근근히 명맥이 유지되고 있다. 기아 모하비가 2008년에 출시됐는데 2016년에 미미한 수준의 페이스리프트를 거쳤고 올해는 풀체인지 수준으로 페이스리프트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텔루라이드와 비슷하게 나올 거라서 시장의 기대가 끊이질 않는데 현대차 그룹의 유일한 프레임 보디 자동차다. 3.0리터 V6 디젤 엔진이기 때문에 견인할 일이 많은 사람에게는 거의 유일한 대안이다.


쌍용자동차는 인도 마힌드라 그룹에 인수되기까지 다사다난한 일을 겪었지만 소형 SUV인 티볼리가 그야말로 대박을 치면서 쌍용차에게 오랜만의 흑자를 안겨다 줘 재도약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었다. 소형 SUV의 성공은 새로운 타입의 SUV가 대중에게 소구된다는 증거며 SUV가 온전한 일상 주행용 자동차가 되었다는 걸 의미한다. 쉐보레 트랙스, 현대의 코나, 기아의 스토닉 등의 모델에서 오프로딩 능력을 굳이 검증하지 않는다는 것은 전국에 있는 SUV를 모아서 SUV 역사협회를 만든다면 한 페이지를 장식할 사건으로 기록될 만한 일이다.

G4 렉스턴과 렉스턴 스포츠는 프레임 보디를 고집한다. 특히 렉스턴 스포츠는 국산차 브랜드 유일의 픽업트럭으로 2018년에 G4 렉스턴보다 2.5배 정도 높은 판매량인 41,717대를 기록했고 이 수치는 작은 성공 신화 티볼리보다 불과 2,000대 적은 수치다. 렉스턴 스포츠는 쿼드프레임을 사용하며 고장력 강판을 아낌 없이 사용해 오프로드에서도 거뜬한 모습을 보인다. 최근에는 장축 모델까지 출시했는데 하루 평균 250대 정도 계약이 이루어져 월 5,000대를 예상한다고.


사실 오프로딩은 SUV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자동차인 픽업트럭은 대배기량과 튼튼한 차체로 말 그대로 어디든 갈 수 있다. 차체가 뒤틀릴 것 같은 진흙탕 길도 고속으로 달릴 수 있고 랜드로버가 내세우는 도강 능력도 랜드로버와 비슷하거나 웃도는 성능을 가졌다.


어쩌면 이제 오프로딩 능력은 픽업트럭이 대변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픽업트럭이 아무리 일상주행용으로 주로 사용하는 날이 온다고 해도 500kg 이상의 적재하중을 아무렇지 않게 버텨내야 하는, 태생적 목적을 지닌 픽업트럭을 모노코크로 차체로 만들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새삼스럽게 모터트렌드가 선정한 '올해의 SUV'인 지프 랭글러가 더 없이 소중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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