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스팅어의 단종소식이 공식기사로 퍼졌다. 과거 기아차에서 고성능 고급 세단을 표방했던 피아트 132 이후, 36년만에 제대로 된 고성능 FR 중형 차가 나왔으나, 다시금 단종을 맞이한다는 것이다. 2022년 하반기를 끝으로 생산을 종료한다는 것을, 실무적으로 논의 중이라는 내부 기사가 뜨고 단 이틀 만에 자동차 포럼은 시끌벅적해졌다.

이 중 “저차 당장 돈은 안돼도 회사 이미지메이킹에 큰 도움이 되는 찬데 왜 단종시키지?”라는 의견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현기>돈”이라는 의견 또한 마찬가지였다. 과연 기아차는 이러한 네티즌들의 의견을 귀담아 들어줄까? 그리고, 과연 다시금 스팅어 같은 브랜드의 이미지를 위한 차가 다시 부활할 여지가 있을지, 오늘 이 시간 같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권영범 수습 에디터

보기 힘든 완성도 높은
국산차의 단종
스팅어는 “Life Your Dream” 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세상에 나왔다. G70의 후륜 구동 플랫폼을 공유하고, K5보다 7.5cm 짧으며, G70보다 14.5cm 길다. 그리고 앞, 뒤 오버행을 최대한 줄인 전형적인 후륜구동 차량의 비율을 따른 디자인을 취했다.

국산 최초의 GT 카였고, 전반적인 디자인 요소는 2011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발표한 GT 컨셉카와 크게 다르지 않는 디자인을 가지고 나와 ‘디자인의 기아’라는 명성을 져버리지 않았다. 향간에 아우디 A7과 비슷한 모습을 취한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스팅어의 디자인은 컨셉부터 이러한 디자인을 취했다. 여기에, 피터 슈라이어가 폭스바겐 그룹의 디자인을 맡아왔던걸 생각하면, 디자인이 유사해지는건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국산차 신차 출시 이례
호평의 연속
출시 당시 기본적인 인테리어는 훌륭했다. 중앙의 내비게이션의 배치는 쓰기 쉽도록 설계가 되어있었고, 스티어링 휠 또한 기능면이나 디자인에서 호평을 받았었다. 다만 세부적인 디자인 디테일은 좀 떨어진다는 평가가 상당수 있었다.

심지어 해외에서의 평은 서민의 파나메라라는 평을 듣기도 했으니, 차량의 완성도는 국산차 중 감히 최고였다고 말할 수 있다. 2017년 5월 11일부터 사전 계약을 실시하였고, 당시의 공개된 가격은 3,447만 원~5,182만 원이었다. 결코 저렴하지 않았던 가격이었다. 깡통 트림에서도 고를 수 있는 옵션이 풍부했으며, 최고 등급 모델은 작정하고 달리라는듯한 옵션인 기계식 LSD까지 넣어 줬었다. 그리고 당시 기아자동차 최초로 HDA(고속도로 주행 지원 시스템)를 탑재하기까지 한 여러모로 신경을 많이 쓴 차였다. 동년도 6월 8일 미디어 데이에서 공개된 총 사전계약수는 2,700대로 고가 차량치고 사전계약 건수도 나름 선방한 모습을 보여줬었다.

(사진 = 모터그래프)

그런 스팅어는 왜 2년 앞당겨
단종을 바라볼까
스팅어는 말년이 초라할 뿐, 과거 제법 잘나가는 친구였다. 과거 2017년 12월에는 해외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스팅어 라인 한정하여 풀가동을 하여도 수출량을 맞추기 힘들 정도였는데, 이런 스팅어는 왜 몰락한 것인가?

이는 스팅어 자체가 구려서 안 팔리는 게 아닌, 차별화가 안된 탓이 크다. 같은 식구이자 경쟁사인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스팅어와 함께 많은 것을 공유하는 G70이 이 녀석의 경쟁상대다.

(사진 = 모터그래프)

제네시스 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고급차란 이미지가 어느정도 떠오른다. 바로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차이와 G70이 스팅어 대비 더 컴팩트한 차체를 가졌다. 이에 따른 운동성능 또한, 스팅어보다 나은 면모를 보여줬고, 다양한 소비자층을 두루 갖춘 제네시스의 브랜드 이미지 대비, 스팅어의 차량 본연의 성격은 확고했다.

뚜렷한 GT카의 성격을 갖췄고, 다소 과격한 자동차의 이미지와 브랜드 이미지와 디자인의 호불호가 심하게 나뉘는 바람에 점점 하락새를 탄 이유로 꼽힌다. 여기에 디자인의 혹평을 받는 G70 페이스리프트가 본격적인 출고를 시작한 2020년 12월에는 1,224대가 팔린 반면, 스팅어의 성적은 343대가 팔리는 처참한 결과를 보여줬다.

좋은 평가 대비
이어지지 않는 판매량
심지어 G70의 가격이 더 높은 가격이며, 인터넷상에서도 스팅어의 평가 중 안 좋은 평가를 찾는 게 보기 어려울 정도로 좋은 이미지인데, 실질적인 판매량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결국 현대차 제네시스의 꽤나 날카롭고 절묘한 팀킬과 제네시스와 기아라는 브랜드 밸류 차이가 부각되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GT 카 시장이 해외에선 축소되고 있는 추세다. 저물어가는 시장에 뒤늦게 발을 들이민 탓도 있다. 이는 소비자들의 수요 변화와도 연관되는데, 현 시장의 동향은 SUV가 대세인 상황이다. 저가형 브랜드도 SUV를 만드는데 혈안이고, 미국의 링컨은 아예 프리미엄 SUV 회사로 만들겠다고 발표까지 한 상황에, 기아는 그냥 세단도 아닌 GT 카에 사활을 걸었던 것이다. 심지어 GT 카를 고민하는 소비자층은 하차감도 중요시 여기는 고객들이 많은데, 결국 모닝이나 만드는 회사가 만든 차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지배적인 기아의 브랜드 이미지는 스팅어와 어울리지 않았다. 가성비가 좋은 상품을 내걸어 마케팅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 트렌드를 거슬러 버린 대가는 잔인했다.

제네시스라는 큰 벽은
스팅어의 날개를 꺾어버렸다.
결국 기아차는 다시 G70을 잡는 꿈, 그리고 초창기 때의 좋은 반응을 다시 되찾아보자 하는 마음으로 스팅어 마이스터를 출시하게 된다. 이때는 2020년 8월이었다. 그리고 파워 트레인이 변경되었다. 기존 2.2 디젤은 단종을 시켰고, 2.0L 세타 2 터보 엔진에서 2.5L 세타 3 터보 엔진으로 변경하였고, 출력 또한 변화가 생겼다.

기존 세타 2 터보 엔진은 최대 출력 255마력, 최대 토크 36.0kg.m였는데, 여기에 고급유의 여부에 따라 출력 편차가 좀 심했다. 세타 3 터보 엔진은 최대 출력 304마력, 최대 토크 43.0kg.m로 전작에 대비 일취월장 해진 파워를 가졌으나, 찻값이 많이 올라버렸다.

3.3 트윈터보 또한 미비하지만 최대 출력의 변화가 생겼다. 기존의 최대 출력 370마력에서 373마력으로 3마력이 올라갔으며, 최대 토크는 동일하며, 전작의 지적사항이었던 디테일한 부분에 신경을 썼다. 내장재의 고급화를 꽤하였고, 기존 과격한 이미지를 한결 차분하게 해 다양한 소비자를 맞이할 만반의 준비를 마친 상황이었다.

하지만, 기아가 이렇게 만반의 준비를 할 동안 현대차 또한 라인업을 확대시켰다. 국내 판매량은 G70과 비교해서 말할 것도 없이 저조하고, 북미 같은 경우 초창기에는 스팅어가 G70보다 훨씬 많이 팔렸으나, 제네시스 브랜드가 라인업을 강화하고 본격적인 판매망을 확장함으로써 2021년 7월 현재 그 격차가 매우 좁혀진 상황이다. 결국 아무리 발버둥 쳐도 승산이 없어 보이는 게임에 결국 기아는 백기를 들며 단종을 선언한 것이다.

그럼에도 스팅어 같은 차가
존재해야 한다는 네티즌들의 입장
이미지메이킹을 위한 모델은 하나쯤 있어야 한다는 네티즌들의 반응이 제법 많이 있다. 개인적으로 스팅어를 좋아하는 사람 중 하나로써 안타까운 소식이다. 하지만, 브랜드 아이코닉 모델 그리고 기념비적인 모델의 존재는 다 좋다만, 결국 차를 만드는 기업의 윤리와 이치에 따라 생산할지 말지가 결정된다. 결국 아이코닉 모델은 현대 기아차 입장에서 크게 중요치 않다는 해석이 된다는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독한 장사꾼이며 캐쉬카우 기업이다. 과거 기술의 기아라면 가능한 이야기일지 몰라도, 현대와 함께하는 기아는 어렵다고 본다. 국내, 해외 통틀어 판매량과 수익을 바라고 만든 모델이 아니라 반박하며 단종설에 대한 부정과 반박을 하는 의견이 많지만, 여전히 외쳐도 돌아오는 건 단종설이다. 여기에 기아차 또한 전동화 대열에 합류하여 여러모로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하나둘이 아니다 보니, 상징적인 내연기관을 내놓고 유지하기에도, 이들의 입장에선 결국 수익성 없는 실패작일 뿐이었단 것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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