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동차 제조사들 사이에서 노조 파업으로 인한 이슈가 다시금 화제를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자동차 노사는 2021년 임금단체협상 교섭안에 잠정 합의를 이루면서 3년 연속 무파업 합의를 이어나가게 되었다.
하지만 전체적인 시장 상황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기아는 노사 간 교섭이 결렬되고 말았고, 현대차의 핵심 부품사 현대모비스 역시 갈등이 이어졌다. 거기에 이제는 한국 GM 노조마저 갈등을 빚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데, 자세한 상황을 들여다보도록 하자.
글 김성수 에디터
현대차는 임금단체협상을
잠정 합의하에 마쳤다
현대차의 노조와 회사 간의 임금단체협상이 잠정 합의 단계에 돌입하여 한시름 긴장을 덜 수 있게 되었다. 오는 27일, 노조가 조합원을 대상으로 찬반 투표를 실시하여 합의안이 가결된다면 노사는 3년 연속 무파업을 이어나가게 된다.
현대차는 노조에 기본급 월 7만 5,000원 인상, 성과금 200%+350만 원, 격려금 230만 원, 무상주 5주, 복지 20만 포인트, 전통시장 상품권 10만 원 등을 지급할 것을 제시하였다. 이번 인상된 기본급은 지난 2015년 8만 5,000원 이후 가장 큰 인상폭을 기록했다.
격려금 역시 2014년 870만 원 이후 가장 많다. 합의안이야 어찌 되었든 파업 없이 협상이 체결된 것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현대모비스와 기아의 노사 합의가 불발된 것은 현대차 노사 합의가 지니는 의미를 다소 퇴색시키고 있다.
현대모비스 노조는 21일, 주야간 2시간씩 총 4시간의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이번 2 차례에 걸친 부분 파업을 시작으로, 사 측에 대한 압박 수위를 점점 높여갈 전망이다. 교섭이 결렬된 기아 노조 역시 23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파업 등 쟁의행위를 결의할 예정이며 28일에는 파업 여부를 놓고 조합원 투표를 진행할 계획으로 파업 일정을 조율 중이다.
기아 노조는 올해 별도 요구안으로 주 35시간 근무를 요구하고 있지만, 사 측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갈리고 있다.
한국 GM 역시 노조와의
마찰을 피할 순 없었다
현대차가 노사 간의 협상을 마무리하며 큰 고비를 넘기는 듯했으나, 아직까지 자동차 업계에 긴장이 팽배하고 있다. 기아 외에도 한국 GM이 파업에 돌입한 것이다. 한국 GM 노조는 지난 21일, 협상을 중단하고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위 파업은 현대모비스 노조와 마찬가지로 주야간 2시간씩 분할하여 총 4시간의 파업이 진행됐다. 한국 GM 노조는 지난 20일, 사 측이 제시한 기본급 2만 6,000원 인상, 격려금 400만 원 지급, 부평 2공장의 현 생산 차종의 생산 일정 연장 등의 협상안을 거부했다.
한국 GM 노조가 제시안 협상안은 기본급 9만 9,000원 정액 인상, 성과급 통상 임금의 150% 지급, 코로나19 격려금 400만 원 지급 등이다. 특히 노조 측은 부평 2공장의 트랙스 생산 기간의 연장과 신차종 배정을 요구하였으나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트랙스는 내년 8월 단종이 예정된 모델로, 사 측 대표는 “부평 1공장 투입 예정인 신차 2종 모두 북미 시장용인데, 트랙스와 겹친다”라며 “복합적 요소들을 고려해 미래발전위원회에서 심도 있게 논의하고 단종과 생산 연장을 결정할 것”이라 설명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시장의 수요를 고려해 생산 일정을 연장한다’고 적었던 작년 합의안을 재탕한 것으로 1년간 사 측의 노력이 없다”면서 “부평 2공장 제시안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김성갑 지부장도 “오늘 안은 수용할 수 없다”면서 “3년간 임금을 동결한 만큼 공장 정상회에 대한 의지만큼 인상하라”라고 요구했다. 이어 “사 측이 이번 주에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면 협상을 여름휴가 이후로 넘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난항에 카허 카젬 사장은 “몇 년간 적자를 유지한 회사의 입장을 이해하길 부탁한다”면서 “회사의 미래를 위한 길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한국GM은 2018년 아베오, 크루즈, 올란도, 캡티바를 단종시켰고, 올해 초에는 다마스와 라보 마저 생산을 중단했다.
한국 GM에서 생산하는 자동차들이 하나둘씩 단종하는 추세를 맞으면서 또다시 한국 GM 철수에 관한 이야기가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기에, 이번 사태는 그 불안감 한층 더 심화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과연 한국 GM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어떠한 행보를 보일지가 주목된다.
아직까지 순탄치 않은 자동차 업계
당분간 힘을 모아야 할 때
쉽사리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네티즌들은 다음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 “이러니 차 값이 미친 듯이 오르지”, “걍 인건비 싼 제 3국으로 공장 옮겨라”, “정말 사업장 국내에서 민주노총 노조 없는 해외로 이전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공장 50여 곳이 몰린 말레이시아에 코로나19로 인한 봉쇄령으로 인해 반도체 수급에 다시금 적신호가 켜졌다. 아직까지 자동차 시장은 정상 궤도에 이르기 쉽지 않은 상황인데 노사 간의 갈등이 깊어지는 현 상황에서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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