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디젤차는 환경 오염의 주범이라고 말한다. 한땐 클린 디젤이라고 불리면서 오히려 디젤차 보급을 장려하던 때도 있었는데,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 이후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요즘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디젤차 비중을 줄이고 있으며, 그 자리를 하이브리드, 전기차로 채우고 있다.

그 와중에 폭스바겐은 국내에 디젤차 위주로 차를 출시하고 있다. 특히 최근 출시된 티구안에는 유로 7을 만족하는 디젤 엔진을 탑재했다고 하며, 이 엔진은 가솔린 엔진보다 더 친환경적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글 이진웅 에디터

디젤차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
디젤차에서 어떤 성분이 나오길래 다들 환경오염의 주범이라고 할까? 경유에는 탄화수소를 비롯해 각종 물질들이 혼합되어 있으며, 이들이 연소하면서 각종 오염물질이 나온다. 여러 가지 오염물질이 있지만 그중 주성분은 이산화탄소와 일산화탄소, 탄화수소, 질소산화물, 미세먼지다.

그중에서 주목할 점은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다. 질소산화물은 디젤 엔진에 흡입된 공기 내의 질소와 산소가 반응해 생성되는 것으로, 일반적인 환경에서는 생성하지 않는다. 애초에 질소 자체가 반응성이 적어 다른 원자 및 분자와 결합하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디젤 엔진 내부의 고온, 고압의 환경이 갖춰지면 반응성이 올라가 산소와 결합해 질소산화물이 되어 머플러를 통해 배출된다. 주로 생성되는 일산화질소 이산화질소, 일산화이질소를 합해 질소산화물이라고 부른다.

미세먼지는 인젝터에서 분사되는 경유의 입자가 어떠한 이유로 너무 크게 나오면 이것이 불완전 연소가 되면서 흔히 탄매라고 불리는 탄소가 미세 입자의 형태로 생성되어 배출되는 것이다. 질소산화물은 공기 중으로 배출되면 오존층 파괴와 산성비, 광화학 스모그를 일으키고, 미세먼지는 탄매에 기타 오염물질들이 흡착한 상태로 공기를 부유해 호흡기 질환 등 여러 문제를 일으킨다.

이 두 가지가 환경 오염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디젤차를 환경오염의 주범이라고 부르며, 많은 나라에서 디젤차를 줄이려고 하는 것이다.

가솔린 엔진도
오염물질을 배출한다
가솔린 엔진도 오염물질을 배출한다. 다만 유해성이 덜 하기 때문에 디젤차보다는 나은 대접을 받고 있다. 가솔린차 역시 연소하면 각종 오염물질이 배출되는데, 그중 주성분은 이산화탄소, 일산화탄소, 틴화수소가 있다.

질소산화물은 가솔린 엔진이 디젤 엔진보다 낮은 온도에서 연소하는 특성상 공기 중 질소가 반응하기 힘들기 때문에 거의 나오지 않으며, 미세먼지는 에어로졸 형태의 미세한 가솔린이 공기와 혼합된 후 실린더로 들어온 후 점화원인 스파크를 통해 연소하기 때문에 디젤 엔진보다는 완전 연소 비율이 높아 적게 생성된다.

다만 이산화탄소와 탄화수소는 디젤 엔진보다 많이 나오는데, 가솔린 엔진이 디젤 엔진보다 연비가 낮아 같은 거리를 주행하기 위해서 연료 소모가 더 많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디젤 엔진은 낮은 엔진 회전수에서 충분한 출력을 발휘하지만 가솔린 엔진은 디젤엔진보다 높은 엔진 회전수에서 충분한 출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와 탄화수소의 배출이 많다.

그중 이산화탄소는 지구 온난화와 오존층 파괴에 기여하고 있다. 이산화탄소는 열을 붙잡는 능력이 있어 대기의 온도를 상승시키고, 지표에서 반사된 열에너지의 일부를 다시 지표로 복사시켜 온실 효과를 만든다. 또한 이산화탄소 한 분자 자체는 오존층에 대한 영향이 거의 없지만 대기 중 농도가 프레온 가스 등에 비해 높다 보니 오존층 파괴의 주범이 되고 있다. 물론 디젤차도 가솔린차보다 덜 나올 뿐이지 똑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최근 폭스바겐은
유로7을 만족하는
디젤 엔진을 내놓았다
디젤차의 오염물질이 환경 오염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가솔린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다 보니 많은 제조사들이 디젤을 줄이고 가솔린 비중을 늘리고 있으며, 이마저도 점차 전기차로 전환할 준비를 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를 비롯해 몇몇 제조사들은 디젤 엔진 신규 개발을 중단했음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와중에 폭스바겐은 최근 유로7을 만족하는 디젤 엔진을 내놓았다. 유로7은 2025년부터 시행될 배출가스 기준으로, 질소산화물을 30mg/km 이하, 일산화탄소는 km당 500g 이하로 줄여야 하는 등 현행 유로6보다 더 엄격해졌다.

폭스바겐이 내놓은 EA288 EVO 엔진은 트윈도징 기술을 적용해 이전 엔진 대비 질소산화물 양을 80% 감소시켰으며, 일산화탄소 역시 유로7을 만족할 만큼 줄였다고 한다. 이 엔진은 티구안 페이스리프트에 탑재되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동일 배기량의 가솔린 엔진이 장착된 차들보다 적다고 한다. 티구안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21g/km으로 쏘나타 2.0 131g/km, 코나 2.0 122~131g/km, 5시리즈 2.0 135g/km 등 2.0 가솔린 엔진이 장착된 다른 차들보다 적다.

폭스바겐은 “디젤엔진은 아직 죽지 않았고, 아직도 존재 가치가 충분하다”라고 말했으며, “일부 수입차 브랜드는 깐깐한 배기가스 규제인 유로6 기준을 충족시킬 기술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감추기 위해 탈디젤을 명분으로 내세웠을 뿐”이라고 지적한다. 그리고 디젤은 디젤 나름이라며, 현 모델에 장착되는 디젤 엔진은 이전과 다르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각종 후처리 장치 때문에
디젤차가 친환경적인 것?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어진 것 외 일부에서 디젤차가 가솔린보다 친환경적이라고 말하는 데에는 각종 후처리 장치가 존재하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디젤차는 가솔린차 대비 오염물질이 많이 배출되기 때문에 이를 줄이기 위한 각종 후처리장치가 존재한다.

디젤 엔진은 오랫동안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를 동시에 줄일 수 없는 문제점이 있었다. 미세먼지를 줄이면 질소산화물이 늘어나고, 질소산화물이 줄어들면 미세먼지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술 발전을 통해 DPF, EGR, SCR 등의 후처리 장치가 개발되었다.

먼저 배출가스를 DPF에 통과시켜 미세먼지를 고온으로 태운다. DPF에서 나온 배출가스는 미세먼지는 많이 줄어들었지만 고온의 영향으로 질소산화물이 더 많이 생성되었다. 이를 EGR이라고 불리는 배기가스 재순환장치를 통해 일부분을 냉각시킨 후 일반 공기와 함께 엔진의 연소실로 주입하거나 SCR이라고 불리는 선택적 환원촉매 설비를 통해 질소산화물을 질소와 산소로 분리시킨다.

요즘에는 디젤차에 대해 DPF가 기본 장착되도록 법제화되어 있으며, 점차 강화되는 배출가스 규제를 만족시키기 위해 EGR과 SCR을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심지어 미국의 커민스는 DPF, EGR, SCR, DOC, LNT를 모두 활용해 배출가스를 줄였다. 반면 가솔린 엔진은 EGR과 축매변환장치 외에는 후처리장치가 딱히 없기 때문에 배출가스 후처리를 많이 거치는 디젤차가 가솔린차보다 친환경적이라고 말한다.

폭스바겐의 디젤차
행보에 대한 네티즌들 반응
이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을 살펴보자. 긍정적 반응에는 먼저 “디젤에 대한 마냥 부정적인 인식 가질 필요 없다”라는 디젤 자체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들이 있었고 “그래도 유로7을 만족시키는 디젤차라는 건 대단하다”와 같이 새로운 디젤 엔진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들이 있었다. 오히려 디젤보다 가솔린, LPG가 더 환경에 나쁘다는 내용의 반응도 있었다.

반면에 이제 디젤은 끝났다는 반응도 많았다. “폭스바겐은 마인드가 별로다. 아무리 그래도 디젤 신차는 용납이 안 된다.”, “디젤을 신차로 사는 사람들은 이상한 사람들 같다”, “디젤은 떨이할 때가 됐다. 여러 국가가 전기차를 밀어주는데 디젤은 아무리 장점이 많아도 끝물이다.” 등이 있다.

결국은 전기차로 다 전환될 텐데…
아무 의미 없는 논쟁
일부에서는 어차피 나중에는 전기차로 다 전환될 텐데 디젤차와 가솔린차의 친환경 논쟁은 이제 아무 의미 없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결국 이 논란의 승자는 디젤차도, 가솔린차도 아닌 전기차가 되는 셈이다.

현재 각국에서는 디젤차뿐만 아니라 내연기관차를 아예 없애고 전기차로 대체하려는 정책을 펴고 있다. 제조사도 이런 움직임에 맞춰서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여러 가지 단점으로 인해 내연기관차가 활약할 여지가 있지만 기술의 발전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빨라지기 때문에 5년만 지나도 전기차가 대세인 세상이 올 수 있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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