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제대로 차부터 만들어야죠” 수소차 구매하려는 소비자들 분통터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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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전기차와 함께 수소전기차(이하 수소차)가 주목을 받고 있다. 충전시킨 수소를 산소와 반응시켜 전기를 만들어 구동하는 방식으로 부산물로 물만 나와 친환경 이동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나 국내는 수소차 기술이 꽤 발전되어 있는 편인데, 현대차가 공격적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승용차인 넥쏘는 국내 보급은 물론 해외 수출까지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요즘 넥쏘를 구매한 소비자들로부터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그동안 몇 가지 결함이 나온 점에 이어, 충전 인프라 구축은 여전히 갈 길이 멀고 보조금 지급까지 못 받은 구매자까지 나오고 있다.

글 이진웅 에디터

브레이크 결함
코나 일렉트릭과 함께 리콜
넥쏘 역시 꽤 큼직한 결함이 몇 번 보도된 적이 있었다. 작년 11월, 코나 일렉트릭의 브레이크가 먹통이 된 상태에서 150km/h으로 폭주해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이후 조사에서 브레이크 시스템에 결함이 있음을 확인했다.

정확하게는 고장안전대책 로직 구성이 미흡해 브레이크 페달 무거움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동일한 브레이크 시스템을 활용하는 넥쏘 역시 리콜을 실시했다. 그동안 판매되었던 넥쏘 1만 139대 전량 리콜 대상이 되었다.

연료 전지 시스템 점검 메시지가 뜬 넥쏘 / 녹색경제신문

출력 저하 문제로
무상 수리 조치
올해에는 출력 저하 문제를 겪은 차주가 꽤 나오고 있다. 추월이나 오르막길 주행 등 가속이 필요한 상황에서 페달을 밟았는데 가속은 되지 않고 차가 멈칫한 다음 울컥거리며 가속되는 증상이라고 한다. 계기판에 표시된 자동차 출력량을 살펴보면 가속 페달을 밟으니 출력량이 떨어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 언론사에서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중 절반이 해당 증상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하기도 있어 꽤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었다. 한 차주는 이른 문제가 생기면 뒤차도 같이 브레이크를 밟아야 되는 상황이라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고등이 뜬 넥쏘 / 녹색경제신문

현대차는 올해 8월, 이에 대해 연료 전지 드레인 밸브 히터부 열전달 부족으로 출력 제한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잇다며 무상 수리를 실시했다. 출시 이후부터 판매된 차량 약 1만 5천여 대가 대상이다. 우선 연료 전지 컨트롤 유닛과 연료 전지 공기 블로워 업그레이드를 실시하며, 연료 전지 스택을 점검해 이상이 발생하면 스택을 교체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차주들은 스택을 평생 보증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넥쏘는 10년/16만 km 보증을 하고 있는데, 문제는 16만 km가 주행거리가 많은 차주들 입장에서는 꽤 짧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주행거리가 많은 차주의 경우 연 3만 km 이상도 주행하는데, 이렇게 되면 5년 만에 보증이 끝나버린다. 보증이 끝나면 스택 교체에 4천만 원에 달하는 비용을 자비로 내야 된다. 이제 막 도입된 동력 방식인 만큼 보증기간도 길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수소차 충전소 / 중앙일보

충전 인프라 문제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충전 인프라 문제도 여전히 갈 길이 먼 상황이다. 전기차 충전소와 달리 수소 충전소는 수입 부품이 꽤 많이 사용되며 건설 비용이 20억 정도로 꽤 많이 들며, 폭발 위험성을 이유로 주민들이 반대해 부지 선정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정부에서 지원을 해주지만 아직 수소차가 대중화된 편은 아니어서 충전소 운영 몇 년간은 적자가 불가피해 민간 업자들도 소극적이다.

현재 전국에 수소충전소는 78곳에 설치되어 있지만 불균형이 매우 심하다. 게다가 시내 한복판보다는 외곽 쪽에 위치한 경우가 많으며, 몇몇 지역에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존재하는 경우가 많아서 이용하기 쉽지 않다. 몇몇 지역에서는 충전을 위해 장거리 원정을 가야 하기도 하다. 그 거리가 매우 먼 지역은 아예 넥쏘에 보조금 지급을 하지 않아 사실상 구입을 막아둔 상태다.

수소차 충전소 / 뉴데일리

충전소가 있다 하더라도 여전히 문제가 남아있다. 충전하는 것 자체는 넥쏘 기준으로 6분 정도 걸리지만 차 한 대를 충전한 이후 승압 과정을 거쳐야 다음 차를 충전 가능한데, 충전해야 할 차는 많고 충전소 수는 적다 보니 한 충전소에 차가 많이 몰려 충전 대기하는 데만 1시간 이상 서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게다가 하루에 충전할 수 있는 수소차의 수가 한정되어 있어 차가 정말 많이 몰려온 날에는 일찌감치 충전이 마감될 수 있으며, 가연성 가스인 수소를 취급하는 만큼 전문 인력도 상주하고 있어야 해서 심야에는 대부분 운영하지 않는다. 현재 수소 충전소 추가 건설 중이거나 건설을 계획하고 있으나, 인프라가 지금보다 대폭 확충되려면 꽤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보조금 소진 후
추가 편성을 하지 않아
보조금을 받지 못한 구매자도 있다
이제는 보조금 관련해서도 논란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올해 수소차 구매 보조금 보조 예산을 1만 5천 대 분량으로 편성했지만 보조금 지원을 담당하는 지자체의 관심 부족 등으로 상당 규모의 예산이 쓰이지 못한 채 불용처리될 위기에 놓여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지방 보조금 예산이 소진된 뒤 추가 편성을 하지 않아 보조금을 받지 못했다는 구매자도 있다고 한다. 현재까지 전국 지차체에서 편성, 공고한 수소차 구매 보조금은 총 9,243대로, 정부 편성 예산의 3분의 2 수준에 그친다.

수소차 구매 보조금은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국고 보조금과 지방 보조금으로 나뉘는데, 국고보조금이 2,250만 원, 지방 보조금은 지자체에 따라 900~1500만 원이 지원된다. 적어도 3천만 원 이상은 지원받는다.

하지만 보조금은 자칫 특정 기업이나 품목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가 매년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유동적으로 보조금을 조절한다. 현재 국내에서 수소 승용차는 넥쏘만 판매 중이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수소 경제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시장 선점과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상황에서 정부가 보조금으로 편성한 예산이 30% 이상 불용될 상황이라는 점에서 정부와 지자체, 기업 간 엇박자가 아쉽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올해 보조금 예산을 작년보다 50% 가까이 증액한 반면, 서울시는 지방보조금을 1,250만 원에서 올해 1,100만 원, 대구는 1,000만 원에서 900만 원, 대전은 1,200만 원에서 1,000만 원, 강원도는 2,000만 원에서 1,500만 원으로 줄인 것을 보고 수소 경제에 대한 지자체의 관심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올해 전라남도만 지방보조금을 1,000~1,500만 원에서 1,200~1,500만 원으로 늘렸다.

예산 문제로
수소차 구매에 발이 묶였다
현재 수소차 보조금이 소진된 지자체는 세종, 수원, 전주, 원주, 천안 등 26곳이다. 이들 지자체에서는 추가로 예산을 편성하지 않는 한 수소차 구매에 사실상 발이 묶인 셈이다.

현대차가 넥쏘 가격을 올해 125만 원 낮췄지만 여전히 차량 가격은 7천만 원 수준이기 때문에 보조금이 없으면 구매할 이유가 사라진다. 보조금 없이 넥쏘 7천만 원이면 차라리 동급 내연기관인 투싼을 구입한 후 남은 돈으로 기름값이나 소모품 값 등 유지비로 수년 사용하는 게 훨씬 이득이다.

보조금이 소진된 일부 지자체에서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한 소비자는 “다른 지역에도 보조금이 소진된 지역이 있지만 추가 예산을 편성해 지원하고 있는데, 우리는 추가 편성 검토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서울과 울산에서는 상반기 보조금 예산이 동이 나면서 최근 추가예산을 편성해 지원하고 있다.

반면 보조금 신청 대수가 적어 편성된 예산이 남는 지역에서는 불용 처리할 것이 아닌 수소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하는 등 수소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전기차 지원에 비하면 수소차는 아직까지 찬밥 신세인 것이다.

보조금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
네티즌들 역시 보조금에 대해 문제가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단 수소차 보조금이 기본적으로 3천만 원이 넘는데 “제조사가 이에 맞춰 차 값을 올려 받는 거 아니냐”, “보조금이 적었으면 아무리 수소차가 비싸다 하더라도 이렇게까지 가격이 높지는 않았을 것이다”, “현대차만 배불리는 보조금”, “말은 불용처리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관계자들이 꿀꺽하는 거 아니냐”등이 있다.

그 외에 “수소차 보조금을 이렇게 많이 줄 것이 아니라 인프라 구축에 더 많이 편성하는 게 먼저 아닌가?”, “준다고 해서 샀는데 안 주면 직무유기 아니냐”, “내 세금을 왜 이런 식으로 쓰냐”, “충전할 데가 없는데 보조금 많이 줘서 뭐 하나”등이 있다. 수소차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것도 좋지만 적절한 예산 사용으로 인프라 구축에도 더욱 신경 쓸 필요가 있겠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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