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이슈플러스 “세계 1위라고 주름잡던 현대차 초비상사태” 상상도 못했던 일이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세계 1위라고 주름잡던 현대차 초비상사태” 상상도 못했던 일이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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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친환경 이동 수단으로 각광받는 전기차, 전기차에는 크게 플러그인 방식으로 전기를 배터리에 충전 후 그 에너지로 모터를 구동하는 순수 전기차(이하 전기차)와 수소를 충전한 후 연료전지에서 산소와 반응하여 전기를 만들어 모터를 구동하는 수소전기차(이하 수소차)가 있다. 전기차는 지금도 많은 브랜드들이 개발에 뛰어들고 하나둘씩 양산차를 출시하고 있지만 수소차는 아직까지 해당 영역에 진출한 승용차 브랜드들이 많지 않다.

현대차는 수소차 시장의 선두주자다. 일찌감치 수소차 영역에 진출해 기술 개발을 시작했으며, 현재 수소차 국내 시판은 물론 해외 수출까지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수소차 시장 1등인 현대차를 무서운 속도로 따라잡고 있는 브랜드가 있다.

글 이진웅 에디터

수소차 개발에
꾸준히 투자한 현대차
사실 2000년대만 해도 지금보다 많은 자동차 브랜드들이 유력한 차세대 자동차로 보고 개발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보급이 쉽지 않다는 이유로 많은 브랜드들이 투자를 철회하면서 사실상 개발 포기를 선언했다. 당시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는 전기차에 집중하기 위해 벤츠와 포드와 맺은 수소차 개발 동맹에서 철수하기도 했다.

요즘에는 오히려 승용차 브랜드보다는 상용차 브랜드들이 수소차 개발에 더 적극적이다. 상용차는 차가 크고 무겁다 보니 승용차와 같은 거리를 주행하더라도 더 많은 전력 소비가 필요한데다, 수백 km 이상의 장거리 운행이 수시로 있다 보니 플러그인 방식의 전기차보다는 수소차가 효율 면에서 더 유리하다. 당장 충전 시간만 해도 전기차 대비 대폭 단축된다. 현재 만, 스카니아, 이베코, 볼보, 벤츠 등이 수소 트럭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상황이다.

현재 승용차 브랜드 중 수소차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브랜드는 현대차와 토요타다. 두 회사는 수소차의 표준 충전 방식을 만들기 위해 컨소시움을 설립해 협력하고 있다. 둘 중에서 현대차의 행보가 단연 독보적인데, 2013년 세계 최초로 대량 양산이 가능한 수소차 투싼 FCEV를 출시했다. 1992년부터 개발을 시작한 토요타보다 1년 먼저 선보였다.

그 외에 현대차는 수소 상용차 개발에도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시내버스 모델인 일렉시티 FCEV, 고속버스 모델인 유니버스 FCEV, 대형 트럭인 엑시언트 FCEV를 출시했으며, 넥쏘와 함께 해외 수출까지 진행해 세계에 한국 수소차의 위엄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에서도 호평받는
현대 수소차 넥쏘
넥쏘는 2018년 투싼 FCEV 후속으로 출시되었으며, 수소차 전용 모델로 개발되었다. 투싼 FCEV 개발 때보다는 기술이 대폭 발전한 덕분에 차 값이 1억 5천만 원에서 7천만 원 전후로 절반 이상 저렴해졌다. 보조금 수령 시 실구매가 역시 기존 9천만 원대에서 3천만 원대로 3분의 1 가량 줄어들었다..

전기모터의 최고출력은 163마력, 최대토크는 40.3kg.m으로 일상 주행에 딱 적당한 수준이다. 크기는 현행 투싼보다 조금 더 큰 전장 4,670mm, 전폭 1,860mm, 전고 1,630mm, 휠베이스 2,790mm이다. 투싼 FCEV 후속이지만 차급은 중형으로 나왔다.

수소는 6.33kg을 충전할 수 있으며, 항속거리는 모던 트림 609km, 프리미엄 트림 593km이다. 연비로 하면 1km에 무려 95km 전후를 주행할 수 있다. 수소 1kg에 평균 8천 원 기준으로 연비 15km/L인 내연기관차 대비 30% 효율이 더 높다.

넥쏘는 해외에서도 평가가 좋다. 유럽의 권위 있는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 모토 운트 슈포트에서 1주일간 넥쏘를 타본 결과 “수소차라는 콘셉트만으로 매우 훌륭한데, 다른 전기차 대비 긴 항속거리와 짧은 충전시간으로 장거리 용도는 물론 일상생활에서 가족용 차로 부족함이 없었다”라고 평가했다. 그 외 유로 NCAP에서 최고 등급을 받고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하는 등 안전, 디자인 면에서도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현제 넥쏘는 유럽 일부 지역과 미국 캘리포니아에 수출하고 있다.

처참한 평가를 받은
1세대 미라이
토요타는 1992년부터 수소차 개발을 시작했지만 투싼 FCEV보다 1년 늦게 수소차 미라이를 출시했다. 꽤 오랜 기간 개발에 공들였음에도 불구하고 첫 수소 양산차 모델이라는 타이틀을 빼앗겼다. 참고로 현대차는 1998년부터 개발을 시작했다.

투싼 FCEV도 그랬지만 미라이 역시 토요타의 첫 수소차다보니 평가는 그리 좋지 않았다. 수소 탱크와 연료전지 스택으로 인해 트렁크 공간이 매우 좁은 데다 2열 중간 좌석을 없애버렸다.

게다가 디자인도 혹평을 받았다. 2015년 출시된 프리우스 4세대 모델도 너무 튄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미라이는 그보다 더 했다. 대부분 “너무 앞서간 디자인”이라고 평가했다.

그 외 차체 소음 문제가 심각했으며, 2017년에는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인해 미라이를 전량 리콜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수소차에 대한 인식 악화가 우려된다는 분석도 나왔다.

근본부터 완전히 바꾼
2세대 미라이
1세대에서 처참한 평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토요타는 수소차 개발을 포기하지 않고 2020년 10월 2세대 모델을 출시했다. 아무래도 1세대 모델은 초기 단계다 보니 토요타 측에서도 혹평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발전에 더욱 힘쓴 모습이다.

2세대 미라이는 토요타 크라운의 후륜구동 플랫폼으로 변경해 크기가 준대형급으로 커졌다. 전장 4,975mm, 전폭 1,885mm, 전고 1,470mm, 휠베이스 2,920mm으로 그랜저와 비슷한 크기다. 또한 기존에는 2열 시트가 좌우 분리형 시트로 되어 있었지만 2세대 미라이에서는 일체형 시트로 변경되어 3명이 앉을 수 있다. 다만 중앙에 센터터널이 꽤 높게 솟아있어 중앙에 앉아 가는 것은 불편하다. 그냥 앉을 수는 있다 정도로만 이해하는 것이 좋겠다. 토요타 내에서도 승차인원은 5인승으로 안내하고 있다.

수소탱크 3개를 장착해 1세대 대비 수소 탑재 용량을 20% 늘리고 연료 효율도 10% 개선해서 미국 기준으로 400마일(643km) 달릴 수 있다고 한다. 넥쏘 미국 기준 380마일(611km)보다 20마일 더 길다.

효율성은 넥쏘보다 훨씬 높다. 수소 탑재 용량을 늘렸음에도 최대 저장량은 5.6kg으로 넥쏘의 6.33kg보다 적다. 게다가 크기도 준대형급으로 중형급인 넥쏘보다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g당 무려 110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는 경이적인 효율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트렁크 용량은 362리터로 차급에 비해서는 여전히 작다.

전기모터의 성능은 최고출력 182마력, 최대토크 30.6kg.m을 발휘한다. 넥쏘보다 최고출력은 높고 최대토크는 낮지만 일상 주행에 큰 무리는 없다. 차체 무게 구조는 50:50으로 이상적인 중량 배분을 실현했는데, 연료전지 스택을 전륜에, 배터리와 전기모터, 수소탱크 1개를 후륜에 각각 분산 배치했다. 중앙에는 수소탱크 한 개를 센터 터널 아래에 세로로, 나머지 하나는 뒷좌석 하단에 가로로 배치해 무게 균형을 맞췄다.

가격은 일본 내에서 710만 엔~805만 엔 (한화 7,551만 원~8,561만 원)에 판매하고 있는데, 보조금을 300만 엔(한화 약 3,190만 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고 한다. 한국과 일본의 자동차 구매 환경은 다르니 둘 다 판매 중인 미국 내 가격을 비교해보았다. 미국에서 미라이는 XLE트림 4만 9,500달러, 리미티드 트림은 6만 6,000달러이며, 넥쏘는 블루 트림 5만 8,935달러, 리미티드 트림 6만 2,385달러다. 미라이가 넥쏘보다 1만 달러 더 저렴하게 시작하는데 기본 옵션 구성도 나쁜 편이 아니다.

2세대 미라이 출시 이후
현대차를 급격히 추격 중
토요타는 2세대 미라이 출시 이후 급격하게 성장했다. 작년 1월부터 7월까지 미라이는 500여 대밖에 판매하지 못한 반면, 2세대 출시 이후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미라이 판매량은 4,100대로 무려 700% 이상 급증했다. 점유율도 작년에는 9.7%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40.1%로 증가했다.

반면 현대차는 전년 동기 대비 44% 성장했지만 점유율은 74.3%에서 51.2%로 떨어졌다. 토요타가 무서운 속도로 현대차를 추격하고 있는 셈이다. 심지어 올해 1분기에는 토요타에 1위 자리를 내주기까지 했다.

현대차도 안주할 것이 아니라
시장 전략 정비와
신모델 개발 등으로 대응해야 한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넥쏘 출시 이후 승승장구하다가 갑작스러운 토요타의 급성장으로 인해 맹추격 당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올해 상반기 점유율도 10% 내외로 크게 줄어들었으며 1분기에는 1위를 뺏기기까지 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현대차는 수소차 1위라는 타이틀을 토요타에 뺏길 수도 있다. 수소차 통계를 낸 SNE 리서치는 “작년에는 현대차가 글로벌 수소차 시장의 압도적인 1위였던 것과 달리 올해는 토요타와 양자 대결 구도가 가속화되었다”라며 “현대차가 시장 전략 정비, 추가 신모델 연구 개발 등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전기차 시장만 봐도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테슬라가 압도적으로 1위를 했지만 불과 1~2년 사이에 다른 제조사들이 테슬라를 잡겠다고 상품성이 좋은 전기차를 하나둘씩 내놓으면서 격차를 좁혀가고 있다. 이처럼 수소차 시장에서도 현대차가 1위에 안주하지 않고 이를 유지할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

물론 현대차에서도 손을 놓은 것은 아니어서 올해 초 연식변경 모델을 내놓았다. 아반떼와 투싼에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내비게이션 무선 업데이트, 물 배출 버튼, 레인센서, 1열 동승석 세이프티 파워 윈도를 추가했고 음성인식 기능을 개선했다.

다만 미라이가 급추격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연식변경보다는 페이스리프트가 필요한데, 넥쏘 페이스리프트는 2023년에 예정되어 있다고 한다. 2018년 출시 이후 5년이 지난 시점에 페이스리프트를 진행한다. 다른 차 같으면 풀체인지 될 시기인데 수소차 특성상 아직 판매량이 많지 않아 페이스리프트 시기를 늦춘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 최근 현대차가 2023년 출시를 목표로 스타리아 수소차 개발을 선언했다.

인프라 구축도 수소차 판매만큼 중요한 만큼 현대차가 투자를 늘릴 필요가 있다. 당장 국내만 봐도 수소충전 사각지대인 지역이 아직 많으며, 충전소가 있는 지역이라도 시 외곽에 위치한 경우가 많아 위치에 따라 충전하러 원정을 떠나야 되는 경우가 많다. 불편함 없이 수소차를 운용할 환경이 된다면 자연스럽게 수소차 구매가 늘어날 것이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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