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미국의 수소 트럭 스타트업 기업인 니콜라가 독일 올름 트럭 조립공장을 설립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많은 관심을 모았다. 완성차 제조사가 설비 공장을 설립하는 것은 드물지 않게 나타나는 일인데 생각보다 많은 관심이 몰렸던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제조사 니콜라가 그동안 많은 논란에 휩싸였던 기업이기 때문이다. 증권 사기 혐의로 검찰에 기소를 당하고 최고경영자가 교체되는 난항을 겪었던 니콜라인데 과연 니콜라는 어떤 기업인지, 여러 논란에 휩싸였던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김성수 에디터

수소차 설계회사 니콜라
그간 보인 모습은 실속 없는 껍데기였다
니콜라는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 위치한 수소자동차 설계회사다. 2014년 우타 주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트레버 밀턴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상용차와 픽업트럭을 담당하는 니콜라 모터 컴퍼니와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을 담당하는 니콜라 파워스포츠, 수소 충전 인프라를 담당하는 니콜라 에너지로 구성되어 있다.

프로토타입 4륜 오토바이 ATV를 기반으로 제작한 니콜라 NZT를 시작으로 2020년 6월에는 수소-전기 하이브리드 픽업트럭 니콜라 베저를 발표하며 화제를 모았으나 회사가 끊임없이 주장해온 내용이나 시연 모습 등이 조작되었거나 거짓말로 밝혀지며 초대형 기업 사기극이라는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니콜라는 지난해 6월, 나스닥에 상장되어 있던 vectorIQ라는 기업을 합병하면서 우회상장했다. 거기에 단 5일 만에 2배 이상의 주가를 기록했는데, 상장 직후 수익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미래 비전 하나만 보고 주가가 폭등한 것이었다.

본격적으로 생산되는 모델도 전무한 스타트업 완성차 제조사가 북미 자동차 제조사 포드의 시가총액을 뛰어넘을 수준으로까지 성장했다는 것은 어찌 보면 정상이라 보기 힘들다.

그렇게 높은 시총을 기록하던 니콜라는 이듬달 거품이 서서히 빠지며 1/3 수준으로 하락하였고, 그해 말 GM이 니콜라의 주식을 취득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사실상 파트너십이 깨지며 25% 이상이 급락하였다.

큰 기대를 모으는 기업이 기대 이상의 주가를 기록하는 일은 종종 일어나곤 하는 일이지만, 니콜라가 큰 논란에 휩싸였던 이유는 기술과 실적 모두 부족한 가운데 홍보에만 전념해 주식을 파는 데 급급했기 때문이다.

기업 범죄 사례의 전형
니콜라가 보였던 만행들
니콜라와 관련해 제기된 논란은 수도 없이 많다. 니콜라는 연료전지, 배터리, 수소 생산 등의 분야에서 핵심적인 독자 기술을 가진 것으로 대대적으로 홍보하는데, 정작 보여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다 2020년 9월, 니콜라가 배터리와 수소차 기술과 관련된 사기를 일삼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이를 뒷받침할 통화 녹음, 이메일, 비공개 사진 등의 증거도 함께 공개되었다. 이로 인해 니콜라의 주가는 40% 가까이 하락하였고 트레버 밀턴은 회장직과 이사회에서 사임하였다.

니콜라는 상장을 하기 이전부터 논란이 상당했다. 2016년 말 니콜라는 자사 최초의 수소 트럭, 니콜라 원을 공개하였는데, 트레버 밀튼은 이를 공개하며 전부 기능하고, 작동하며, 진짜 트럭이라고 하였으나 실제 공개할 때는 트럭에 접근조차 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후에 이 트럭은 껍데기뿐인 모형이었음이 밝혀졌다.

니콜라 원 이후의 Two, Tre, Badger도 연달아 공개했으나 한 번도 작동되는 차량을 공개 시연한 적은 없다. 실체가 없다는 논란이 계속되자 2018년에 자사의 트럭이 주행하는 모습을 공개하였는데, 이마저도 실체가 아니었음이 후에 밝혀졌다.

2020년 9월, 공매도 기관 힌덴버그리서치가 당시 위 영상에 대해 ‘트럭이 달리는 걸 보여주기 위해 언덕에서 굴렸다’라며 폭로한 것이다. 이에 대해 니콜라 측은 ‘움직임'(In Motion)이라고 했지 ‘주행’이라고는 하지 않았다’며 어처구니없는 변명을 늘어놓았다.

계속해서 밝혀지는 니콜라 관련 논란은 끊이질 않았다. 기초적인 설계조차 이루어진 적이 없던 니콜라 Badger를 목업조차 없이 CG 이미지만 덜렁 공개하고 2021년 출시를 목표로 예약을 받기 시작하였고, 기존 리튬이온배터리보다 용량은 2배, 무게는 40%인 혁신적인 배터리를 개발했다고 주장하였으나 과장광고로 탄로 나기도 했다.

니콜라는 2019년 4월, 본사 지붕을 태양광 패널로 덮어 3.5메가와트 규모의 발전시설을 구축하였다고 발표하였는데, 추후 항공사진으로 확인하였더니 태양광 패널은 존재하지 않았던 일도 있었다.

더욱이 니콜라는 2019년 12월, 자신들이 이미 서반구 최대의 수소 생산시설을 갖추었으며 하루 1,000킬로그램이 넘는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고 발표하였으나 2020년 7월, 인터뷰에서 현재 수소를 전혀 생산하고 있지 않음을 지적받기도 했다.

니콜라, 테슬라
자동차 산업을 대표하는
두 제조사로 거론될 날 올까
이외에도 셀 수 없이 많은 논란들을 거쳤으나 새로운 CEO를 필두로 본격적인 실체를 드러내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니콜라다. 초기 상당한 기대를 모았던 제조사였다는 점 치고는 많이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니콜라와 마찬가지로 큰 기대를 모았던 리비안은 이미 양산형 픽업트럭 생산에 돌입한 상황이다.

현 CEO 마크 러셀은 독일 올름공장을 공개하며 “코로나 사태와 부품 공급 중단 등 모든 어려움에도, 지금 우리는 이곳에 왔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과연 니콜라는 지금부터라도 과거의 오명들을 씻어내고 어엿한 제조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인지 기대가 된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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