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스터마틴 DBX 실물 / 오토포스트 독자 ‘김대웅’님 제보

“저 이차 샀어요”라는 질문을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업로드하면 간혹 “그 돈이면 차라리 (상위 모델)을 사야지 그 차를 왜 샀나”이런 댓글이 달린다. 예를 들면 쏘나타 풀옵션을 샀다고 하면 “그 돈으로 차라리 그랜저 사지 왜 쏘나타 샀냐” 이런 식이다. 글쓴이 본인도 여러 고민을 하고 나서 그 차를 샀을 텐데 이런 말을 들으면 사실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소개하는 애스턴마틴 DBX는 진짜 그 돈 주고 사기 아깝다는 반응이 많다. 애스턴마틴이 처음으로 내놓은 SUV이지만 비슷한 가격대에 스포츠 SUV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는 포르쉐 카이엔 GT 쿠페와 람보르기니 우루스가 있다 보니 메리트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판매량도 부진한 편이다.

글 이진웅 에디터

애스턴마틴 최초 SUV
패밀리룩 디자인 적용
기존에는 스포츠카라고 하면 전고가 낮고 날렵한 디자인을 가진 특징이 있었는데, 포르쉐 카이엔 출시 이후 스포츠 SUV 시장이 오픈되었다. 큰 덩치를 가지고도 스포츠카 수준의 성능을 보여 많은 이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최근 몇 년 사이 SUV 열풍이 불면서 스포츠 SUV의 수요도 많이 늘었다. 스포츠카를 전문으로 만드는 마세라티와 람보르기니도 르반떼와 우루스로 카이엔의 경쟁에 뛰어들었다. 애스턴마틴도 SUV의 수요가 늘 것으로 판단해 2015년부터 SUV 개발을 시작해 2019년 DBX를 출시했다.

DBX의 디자인은 다른 애스턴마틴 모델들과 패밀리룩을 이루고 있으며, DB11과 밴티지를 혼합한 듯한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다. 전면을 살펴보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시그니처 ‘DB 그릴’과 애스턴마틴 특유의 헤드 램프가 자리 잡고 있다. 범퍼 하단에는 에어덕트가 위치하고 있는데 에어덕트 본연의 기능과 주간주행등을 추가했다.

측면은 공기저항을 최소화하는 요소를 확인할 수 있다. 쿠페형 루프 라인을 따라 공기 흐름을 최적화했으며, 팝업식 도어 핸들을 적용해 공기저항을 최소화했다. 후면에는 밴티지에 적용된 시그니처 테일 램프가 적용되었으며, 테일 게이트 상단에 위치한 스포일러는 다운 포스를 극대화한다. 범퍼에는 듀얼 머플러가 위치해 다이내믹한 모습을 완성한다.

인체공학적인 실내 설계
고급스러움도 가미했다
DBX의 실내는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되었다. 탑승자가 쉽게 출입할 수 있도록 실내가 넓게 설계되었으며, 운전석 시트는 최적의 자세를 위해 6개월 동안 시트 위치를 조절했다. 1열 시트에는 별도의 팔걸이가 장착되어 있으며, 스포츠 시트는 슬림 하게 되어 있어 일반 시트를 적용했을 때보다 2열의 레그룸 공간을 1,060mm로 넓혀준다. 시트 표면에는 고급스러운 패턴이 적용되어 있다.

인테리어는 풀 그레인 가죽, 알칸타라, 금속, 우드 등 고급 소재를 엄선해 수작업으로 만들어졌다. 어디를 둘러봐도 고급스러운 소재가 가득하다. 특히 필러와 천장에 알칸타라를 적용한 것이 인상 깊다. 실내만 보면 이것이 정말 스포츠카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트렁크 기본 적재 용량은 632리터를 제공하며, 40:20:40 폴딩을 지원해 적재 용량을 확장할 수 있다.

생각보다 크기가 큰
DBX의 크기 제원
사진만 보면 안 그럴 거 같아 보이지만 DBX는 크기가 꽤 크다. 전장 5,039mm, 전폭 2,050mm, 전고 1,680mm, 휠베이스 3,060mm이다. 전고를 제외하고 모두 팰리세이드보다 크다.

사진으로 보면 전고가 낮아 보이는데,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싼타페(1,685mm)보다 불과 5mm 낮은 수준이다. 그 외 측면에서 보면 후륜구동 기반 특유의 긴 휠베이스로 상당히 이상적인 비율을 자랑하고 있다.

AMG에서 개발한 엔진과
벤츠 9G 변속기 탑재
DBX에는 벤츠 기술이 들어가 있다. 엔진은 AMG에서 개발하고 수작업으로 생산하는 4.0리터 V8 바이터보 M177 엔진이 탑재되며 최고출력 550마력, 최대토크 71.4kg.m을 발휘한다. 제로백은 4.5초이며, 최고 속도는 291km/h까지 낼 수 있다.

변속기는 벤츠의 9G-Tronic가 적용된다. 보통 AMG엔진에는 고성능에 최적화된 스피드시프트 변속기가 적용되는데 특이하게 일반 차량에 적용되는 변속기가 들어갔다. 기어 셀렉터는 벤츠의 컬럼식이 아닌 버튼식을 적용했다.

성능을 위한
각종 사양들
DBX는 SUV이기 전에 스포츠카다. 그렇기 때문에 달리기 성능을 위해 각종 첨단 기술이 적용되었다. 4륜 구동 시스템은 액티브 디퍼렌셜이 포함되어 있으며, 노면 상황에 따라 토크를 다르게 배분한다. 3중 에어 서스펜션은 차고 조절이 가능하다. 탑승자가 출입하거나 주차를 할 때, 오프로드를 달릴 때 높이가 최대 45mm까지 높아지고, 고속 주행 시 50mm까지 낮아진다.

차체에는 알루미늄 일체형 보디 구조가 적용되어 무게를 감량하고 강성은 더욱 높였다. 48V 전자식 안티롤 제어 시스템은 기존 안티롤바를 대체하여 DBX를 더욱 역동적으로 만들면서 동시에 가장 편안한 자동차로 만들어준다. 14.4:1 스티어링 비율은 코너링 능력을 강화해 준다.

SUV다보니 오프로드에서도 진가를 발휘한다. 오프로드를 달리는 애스턴마틴이라니, 기존의 이미지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애스턴마틴은 우수한 오프로드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 다양한 지역에서 오랫동안 테스트를 거쳤다.

오프로드를 주행 시 터레인과 터레인 플러스 모드를 이용해 차를 오프로드에 적합한 상태로 설정해 준다. 전자 제어식 액티브 센터 트랜스퍼 케이스가 포함된 AWD 시스템은 상황에 따라 프런트 액슬과 리어 액슬 사이 토크를 조절할 수 있어 험로 주파에 유리하다. 또한 최대 500mm 깊이의 하천을 도하하는 것도 가능하다.

강력한 경쟁상대
우루스와 가격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다
애스턴마틴이 야심 차게 DBX를 출시했지만 판매량은 많지 않다. 물론 차가 나빠서 그런 것은 아니다. 경쟁 상대가 너무 막강하다 보니 DBX가 빛을 보지 못한 것이다.

DBX는 국내 기준으로 2억 4,800만 원에 판매 중인데, 스포츠 SUV의 끝판왕인 람보르기니 우루스가 2억 5,900만 원이다. 가격 차이가 그렇게 많이 나지 않는 데다 성능도 우루스가 더 좋다. 엔진 배기량은 동일하고 성능은 650마력에 86.7kg.m이며 제로백은 3.6초다. 최고 속도도 305km/h까지 낼 수 있다.

디자인도 우루스는 스포티한 이미지에 알맞게 날카로운 모습을 보이는 반면, DBX는 뭔가 애매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물론 디자인에 대한 생각은 개인마다 차이는 있지만 네티즌들 사이에서 DBX의 디자인은 대체로 아쉽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형 스포티지와 닮았다는 평가도 있다.

브랜드 자체도 애스턴마틴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람보르기니와 비교하면 인지도부터 밀린다. 차를 잘 모르는 사람도 람보르기니는 대체로 알고 있는 반면, 애스턴마틴은 모르는 사람이 많다. 이런 여러 요소로 인해 비슷한 가격대에 애스턴마틴과 람보르기니 중 선택하라고 하면 대부분 람보르기니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시작 가격이 더 저렴하면서
우루스와 동일한 성능을 내는
포르쉐 카이엔 터보 GT도 있다
최근에는 포르쉐 카이엔 터보 GT 쿠페도 경쟁에 동참했다. 카이엔 터보 S보다 더 높은 성능을 발휘하는 모델로, 4.0리터 엔진을 탑재해 650마력, 86.7kg.m을 발휘한다. 우루스와 동일한 엔진 성능을 발휘하는데, 포르쉐와 람보르기니와 같은 폭스바겐 그룹에 있다 보니 엔진을 공유한 것이다. 제로백은 3.3초, 최고 속도는 300km/h까지 낼 수 있다. 제로백은 우루스보다 더 빠르다.

아직 국내에 출시되지는 않았지만 카이엔은 시작 가격이 2억 3,410만 원으로 책정되었다. DBX보다 더 저렴하다. 물론 옵션 넣고 하면 DBX보다 더 비싸질 수 있다. 포르쉐라는 브랜드도 람보르기니보다는 하위에 위치해 있지만 그래도 스포츠카 하면 먼저 가장 먼저 떠올리는 브랜드로 명성이 높으며 국내에 마니아들도 많다. 카이엔 터보 GT까지 출시되면 DBX의 존재감은 더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 해외에서는 애스턴마틴의 판매량을 견인하고 있는 효자 모델이지만 국내에서는 실패한 모델이 되었다.

마일드 하이브리드와
V12 엔진 탑재 소식이 있다
애스턴마틴은 DBX 라인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경쟁 모델들이 크게 흥행하고 있다 보니 라인업 강화를 통해 수요를 끌어올 필요성을 느낀 것이다. 특히 포르쉐 카이엔 터보 GT 출시가 큰 위협으로 다가왔다.

우선 내년에 마일드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현 엔진 그대로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 추가만 하는 것으로, 전기모터를 통해 지금보다 성능이 더 강해진다. 파생 모델로 출시하는 것보다는 현행 순수 내연기관 DBX를 대체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V12 엔진 탑재 소식도 있다. 최근 DBX의 시험 주행하는 모습이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포착되었는데, 그릴 하단에 넓은 공기 흡입구가 장착되어 있으며, 보닛 형상도 기존과 달라 V12 엔진 탑재 가능성을 추측하고 있다.

V12 엔진이 나온다면 DB11에 장착된 V12 5.2리터 트윈터보 엔진 탑재 가능성이 높으며, 해당 엔진은 630마력, 71.4kg.m을 발휘한다. 750마력으로 높인다는 말도 있다.

인지도 문제 때문에
성공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국내에서는 DBX 신모델이 출시되어도 크게 흥행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사실 국내에서 애스턴 마틴은 차보다는 인지도 문제로 흥행하지 못하는 만큼 우선 인지도를 높여야 할 필요가 있다. 사실 애스턴마틴을 잘 알아도 람보르기니 대신 선택해야 될까 고민이 되는 상황인데 인지도까지 낮다 보니 신차가 나와도 현 상태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게다가 애스턴마틴은 재규어랜드로버처럼 잔고장이 높은 편이며, 국내에서는 애스턴마틴을 판매하는 딜러사의 악명이 높다고 한다. 이런 요소들이 애스턴마틴 구매를 꺼리게 만든다. 람보르기니, 포르쉐 대신 선택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인식부터 형성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autopostmed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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