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의 FR 스포츠카 실비아 국내포착
분노의질주 도쿄드리프트의 그 머신
닛산 GT-R같은 기념비적인 모델에 비빌 수 있나?

오토포스트 독자 ‘이태호’님 제보

실비아, 지금은 단종되고 역사가 끊긴 일본의 FR 스포츠카로서 본래는 고급 스포츠카를 표방하면서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JDM을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차량 중 하나로 자리 잡은 실비아는, 각종 영화와 애니메이션에서 빠지려야 빠질 수 없었던 모델이었고 20세기 말부터 2000년대 중반기까지 드리프트 머신으로 알려진 실비아.

과거 국내에 반입된 차량들이 꽤 많았었다. 그러나 차의 성격상 드라이빙을 즐기다가 사고 나서 사라진 차들이 대부분이며, 순정 상태의 실비아를 국내에서 찾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여하튼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오늘 이 시간은 FR의 황혼기를 만들고 저물게 만든 닛산의 실비아에 대해 알아보자.

 권영범 에디터

역대 실비아 중
가장 높은 몸값을 자랑
초대 모델인 CSP311 실비아는 1964년에 개최된 도쵸 모터쇼에서 미국 수출 브랜드인 ‘닷선’의 브랜드로 나왔다. 이름하여 ‘닷선 쿠페 1500’이란 이름으로 공개되어 1965년 4월부터 판매가 이뤄졌다.

페어레이디 Z의 원형인 스포츠 페어레이디를 기반으로 하여 당시 도요타의 고급 스포츠카 2000GT의 디자이너 ‘알브레히트 괴르츠’가 디자인한 바디를 얹은 한정판 수제작 차량이었다.

L4 OHV 방식의 엔진을 탑재하여 최대 출력 90마력의 성능을 냈고, 당시 닛산 차량들 중 최초로 ‘Full 싱크로나이저’타입의 4단 수동변속기가 얹어져 나름대로 고급 스포츠카의 면모를 보여줬다.

그러나 비싼 가격대와 수작업으로 발생하는 생산효율 저하, 굉장히 나쁜 승차감은 당연히 외면받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이렇다 보니 1968년 단종 될 때까지 총 554대만 생산 및 판매가 이뤄졌고, 현재로서는 매우 극소수의 개체만이 남아 높은 몸값을 자랑한다.

EGR이 본격적으로
활용되는 시기
과거 초대 실비아는 닛산의 스페셜리스트의 성격이 강했다면, 2세대 실비아는 본격적인 수출을 노려 공략하는 차량이라 말할 수 있겠다. 이를 반증하듯이 1세대는 직선 위주의 스타일링이 주력이었다면, 2세대 실비라는 곡선을 한껏 가미시킨 스타일링으로 변했다.

첫 출시는 1975년부터 이뤄졌으며 이 당시 일본 차 디자인 트렌드는 전반적으로 2도어 쿠페나 하드탑 위주의 곡선을 활용한 디자인이 위주였다. 요즘에는 너무 실용성을 따지는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일본 차 시장과는 꽤나 비교되는 모습이다.

1세대 실비아에서 승차감으로 지적된 사유 중 하나인 ‘바디 온 프레임’을 버리고 모노코크 바디를 채용했다. 이로 인해 전작 대비 무게는 불과 10kg밖에 증가하였고 최종적으로 공차중량 990kg 이란 수치를 자랑했다.

엔진은 과거보다 진보된 L18형 SOHC 엔진을 탑재했다. 최대 출력 105마력 최대 토크 15.0kg.m의 스펙이었고, 4단 및 5단 수동 변속기와 3단 기계식 자동 변속기를 제공하였으며 1976년 5월에는 배출 가스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EGR을 장착한 NAPS 시스템을 도입, 오늘날에 흔하게 쓰이는 EGR이 장착되었다. 과거 70년대부터 쓰던 EGR은 매우 단순한 제어만을 지원했다.

3세대
실비아 S110
1979년 2세대 실비아가 단종되었다. 이후 풀 모델 체인지를 실시하여 3세대 S110 실비아가 1979년 3월에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2세대 실비아의 경험을 토대로 엔진과 안전 장비에 조금 더 신경을 쓰게 되었다.

이와 동시에 70년대 말부터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의 디자인 큐가 직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던 시기였다. 이는 S110 실비아도 피해 갈 수 없었다. 직선을 주로 이워 사각형의 형상이 난무하는 인테리어, 깍두기스러운 익스테리어는 확실히 오늘날의 시점으로 바라보면 ‘옛날 차’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3세대 실비아부터는 4륜 디스크 브레이크 시스템을 도입하였다. 약간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데, 그건 바로 모터스포츠 산업의 꽃이었던 WRC 랠리에도 참전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출전하기 위해선 200대 이상의 호몰로게이션 모델이 필요로 하다 보니 한정판 고성능 버전인 240RS를 출시하기도 했다. 오버휀더를 장착하였으며, 경량화한 한껏 진행된 970kg의 공차중량, 최대 출력 240마력, 최대 토크 24kg.m는 당시로서 굉장한 고성능을 내는 모델이었다.

3세대 실비아는 한정판을 제외하면 메커니즘 상으로는 두드러지는 모습을 보여주진 않았지만, 스타일링과 장비 그리고 고리타분한 파워트레인 대신 고성능 한정판까지 나와 70년대~80년대의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끌었으며, 일본 내에서 “데이트 카”라는 카테고리의 원조격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고 한다.

염가형 1.8L
엔진도 점화방식을 바꾸다
4세대로 이어지는 실비아는 지속적인 개선을 도모했다. 엔진은 모든 라인업을 통틀어 캬뷰레터를 버렸고, 하체를 본격적으로 바꿔 기존 리어 서스펜션 방식이 바뀌게 된다. 4링크 리지드 타입에서 오늘날에 흔히 쓰이는 ‘세미 트레일링암’기반의 멀티링크로 바뀌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동력 성능과 로드 홀딩의 눈부신 개선이 이뤄졌다.

특이점이라면 기존 1.8L에는 자연흡기 엔진만이 존재했는데, 이번 S12 실비아는 1.8L 사양에도 터보를 달아줬다. 터보가 달린 CA18E-T 엔진이며 최대 출력 135마력, 최대 토크 20kg.m의 성능을 내며 기존 2.0L Z20E 엔진보다 월등한 성능을 내게 된다.

국내에 한대 실존해 있는 S12 실비아 / 사진 = 모트라인

또한 2.0L 라인업도 기존 Z형 엔진을 버렸다. 동시에 FJ형 엔진을 탑재해 2.0L 엔진은 모두가 기본적으로 DOHC를 도입하게 된다. 자연흡기 모델은 최대 출력 150마력, 최대 토크 18.5kg.m를 내뿜으며, 터보가 달린 FJ20ET는 최대 출력 190마력, 최대 토크 23kg.m의 성능을 냈다.

이후 1986년 마이너 체인지를 거쳐 후기형 S12는, 1.8L 엔진도 DOHC 사양을 넣어주게 된다. 새롭게 선보인 CA18DET는 최대 출력 160마력, 최대 토크 21.5kg.m의 성능을 발휘했으며 훗날 SR 엔진의 모태가 되기도 한다.

역대 실비아 중
가장 성공작 S13 실비아
1988년 5월에 데뷔한 S13 실바아, 이때부터 실비아라는 차가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일본의 공도 레이서인 ‘하시리야’와 각종 드리프트 선수권대회, 짐카나 등에 널리 쓰인 S13 실비아, 심지어 자동차를 좋아하는 이라면 누구나 아는 그 만화 ‘이니셜 D’에서도 출연하여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선대에서 채용했던 리트렉터블 헤드 램프는 과감히 버렸고, 이를 대신하는 고정형 프로젝터 헤드 램프는 실비아의 디자인 비중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참고로 S12 때부터 불던 모터스포츠의 영향으로 S13부터 전일본 투어링카 챔피언쉽에 단골로 등장하게 되기도 했다.

닛산 FR 머신들 중에서 최초로 후륜 조향 장치인 HICAS-2가 탑재되었다. 또한 라인업의 변화가 생기게 되는데 큰 틀로 J’s, Q’s, K’s로 총 3가지의 라인업을 제공한다. J’s는 옵션이 전무하다시피 한 베이스 카 개념의 트림으로 자가용 오너 혹은 레이싱팀에서 베이스 카로 쓰기 위해 주로 팔려나갔고, Q’s는 1.8L 및 2.0L 자연흡기 엔진을 탑재한 트림, K’s는 1.8L 및 2.0L 터보 엔진이 탑재된 트림으로 나뉘게 된다.

1991년 1월에는 마이너 체인지를 실행해 소소한 디자인의 변화가 생겨났고, 후륜 조향 장치인 HICAS-2에서 기능성을 개량한 ‘SUPER-HICAS’를 장착함과 동시에 타이어의 사이즈도 변화가 생겨났다. 일본 통신성에서 선정한 ‘굿 디자인’상을 수상한 차량답게 데이트 카 부터 하드한 드라이빙을 즐기는 오너들까지 폭넓은 사랑을 받으며 역대 실비아 중 가장 많은 판매 대수를 자랑한다.

R33 GT-R과
닮은 프론트 마스크
6세대 S14 실비아는 1993년 10월에 풀 모델 체인지를 통해 출시되었다. 전작 대비 투박해진 디자인과 한층 더 뚱뚱해진 바디는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어내기란 쉽지 않았다. 하나같이 “전작 대비 임팩트가 없다”라는 반응을 보였는데, 하필이면 1993년 당시 일본 내에서 SUV의 열풍이 불어 점점 ‘스포츠카’의 수요가 줄어드는 시기이기도 했다.

생각해 보니 같은 시기에 나왔던 R33 GT-R도 전작들 대비 “돼지가 된 GT-R”이라며 엄청난 혹평을 받았었는데 이와 같은 맥락이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자 장비의 개선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한층 더 진화한 4륜 조향장치 HICAS는 전자식으로 변하여 보다 적극적인 조향을 지원하고, 엔진은 선대 S13에서부터 계승한 SR 엔진을 개량하여 역대 실비아 중 가장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

이후 1.8L 엔진이 삭제되었다. J’s, Q’s, K’s 라인업을 2.0L NA와 터보로 묶였으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SR20DE 그리고 RS20DET 유닛으로 대체되게 된다. 2.0L NA는 최대 출력 160마력, 최대 토크 19.2kg.m로 당시 NA 엔진 분야에서 강력한 성능을 자랑했으며, SR20DET의 터보 모델은 최대 출력 220마력 최대 토크 28kg.m로 개선되었고 연비 또한 향상되었다.

250마력의
파이널 버전 S15 실비아
7세대로 넘어간 S15 실비아는 1999년 1월에 탄생하게 된다. 이것이 실비아의 마지막 모델이 되기도 한 이 녀석은 전작에서 혹평을 받았던 디자인의 대대적인 변화를 도모했다. 그 뼈아픈 과거를 빌미로 주행성능에도 모든 것을 내걸었던 실비아 S15, 전작보다 낮은 노즈와 역동적이고 샤프한 인상을 줘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성공한다.

마치 4륜과도 같은 안정적인 트랙션을 구현하는데 성공하였고, 4륜 조향장치인 전동식 SUPER HICAS를 여전히 탑재하여 적극적이고 안정적인 드라이빙을 지원했다. 그리고 역대 실비아 중 가장 무겁게 변신하였다. 공차중량은 1,200~1,270kg까지 늘어나게 되었다. 그리고 S15 실비아 때부터 기존 ‘s 삼총사가 사라지고 Spec-S, Spec-R 두 가지로 축약된다.

하지만, 이에 실망하긴 이르다. SR20 엔진의 끝을 달리는 S15의 유닛은 수동 모델 기준 SR20DET는 최대 출력 250마력, 최대 토크 28.0kg.m를 내는 고성능 FR 머신이 된 것이다. 6단 변속기를 선택사양으로 내놨으며, 옵션으로 헬리컬 타입의 LSD를 선택할 수 있었고 터보 모델의 경우 A 필러에 순정 부스트 게이지가 장착된 게 특징이었다.

5세대 S13 실비아와 유사한 바디사이즈와 스타일링은 다시금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데 성공적일 듯했으나, 2000년 배기가스 규제의 강화로 실비아의 지속적인 생산이 어려워지기 시작하더니 결국 2002년 8월 실비아의 생산이 막을 내리고 말았다. 사실 2002년 배출가스 규제에 대응하여 새로운 SR20 엔진을 이미 개발해 두었으나, 닛산이 카를로스 곤 체제로 변화함에 따라 수익성이 떨어지는 모델을 모조리 단종시켜버렸고, GT-R과 대조적으로 별도의 다른 기념비적인 모델을 내지도 못한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S16 예상도

혼다의 가장 상징적인 모델인 NSX, 이 녀석이 하이브리드 파워 트레인으로 다시 부활하여 복귀하였을 때 JDM 매니아들의 원망과 환호가 동시다발적으로 들려왔다. 그만큼 실망한 모습도 많았고, NSX 이름이 부활한 것만으로도 감게 무량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그런 NSX의 개발이 시작될 때 무렵부터 일본 내부에선 S16 실비아가 하이브리드 파워 트레인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풍문이 떠돌기 시작하고 있다. 아무래도 일본 차 시장 내부적으로 과거에 날렸던 차량들을 하나둘씩 부활하고자 준비를 하고 있는 중인데, 아직까진 별다른 소식이 전해지고 있지 않는 중이다. 부활을 꿈꾸며 설렘을 가득 안고 있는 것도 좋지만 전설은 전설로 끝맺는 게 더 가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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