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에 이어 4월도 국산차 판매량 1위는 현대 그랜저의 몫이었다. 쏘나타를 저 멀리 따돌리고 이제는 국민차 타이틀을 위협한다는 그랜저는 기본가격 3천만 원이 넘으며 최고 사양은 5천만 원에 가까운 가격을 자랑하는 현대차의 플래그십 세단이다.

브랜드에서 판매하는 가장 비싼 세단이 가장 많이 팔리는 자동차이기 때문에 수익 측면에서도 그랜저는 효자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여전히 대기자만 만 명이 넘는다는 신형 그랜저를 평범한 월급쟁이가 유지하려면 어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할까. 오늘 오토포스트 실구매 리포트는 그랜저 가격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박준영 기자

시작 가격은 3천만 원대 중반
그랜저는 도전할만할까
지난번 ‘평범한 월급쟁이가 신형 G80을 샀을 때 감당해야 하는 유지비’ 기사에 이은 후속작이다. G80은 목돈 없이는 일반적인 직장인이 구매하기 어려운 자동차임을 확인하였다. 하지만 그랜저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도 있다.

기본 사양으로 구매하면 3천만 원 대로도 출고가 가능하며 어느 정도 탈만한 사양을 갖추어도 4천만 원 수준에서 출고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4천만 원도 월급쟁이 직장인에게 결코 작은 금액은 아니지만 그래도 기본 출고가가 6천만 원에 가까웠던 G80보다는 훨씬 부담이 덜한 금액이다.

현대차는 더 뉴 그랜저를 출시하며 성공 마케팅을 펼쳤는데 성공하면 탈 수 있는 자동차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다니 어딘가 모순인 거 같으면서도 한편으론 대단함을 느끼게 된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그랜저도 결코 만만하게 덜컥 구매할 수 있는 차량이 아닌 것을 잘 알고 있을텐데 이렇게나 많이 팔린다.

현대 더 뉴 그랜저를 구매하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예산이 있어야 하고 또 할부로 구매할 시엔 어느 정도 비용이 소요되는지 궁금해하는 독자분들을 위해 준비해 보았다.

최소 3,444만 원에서
최대 4,949만 원까지
먼저 차를 구매해야 하니 가격부터 확인해 보자. 더 뉴 그랜저는 ‘2.5 가솔린’과 ‘3.3 가솔린’, ‘3.0 LPG’ 세 가지 라인업이 존재하며 가장 주력으로 많이 판매되는 것은 ‘2.5 가솔린’이다.

최저 실구매가는 3,444만 8,690원부터 옵션을 모두 추가하게 되면 4,633만 9,690원까지 가격이 올라가게 되는데 최소 3천만 원대 중반에서 4천만 원 수준의 가격은 일반 직장인들에겐 분명 부담스러운 가격일 것이다. 만약 욕심을 내서 3.3 가솔린을 구매하려 한다면 기본 사양도 3천만 원 후반이 되며 최고 사양은 5천만 원에 가까운 가격이 되어 부담이 더해진다.

따라서 우리는 가장 많이 팔리는 2.5 가솔린을 기준으로 견적을 내어보았다. 별도의 옵션을 추가하지 않은 2.5 가솔린 기본 사양을 일시불로 구매한다면 취등록세를 포함하여 3,444만 원 정도를 준비하면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일시불이 아닌 할부나 리스제도를 이용하기 때문에 선납금의 정도에 따라 월 납입금이 얼마 정도 나오게 되는지 확인해 보았다.

할부 기준은 36개월이며 자동차 할부 금리 중엔 가장 낮다고 할 수 있는 2.9%를 적용했다. 선납금이 아예 없이 그랜저 2.5 가솔린 기본 사양을 구매한다면 월 납입금으로 약 93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 선납금을 1,000만 원 지불한다면 지불해야 할 월 납입금은 약 64만 원이 된다. 선납금이 아예 없이는 100만 원에 가까운 월 납입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직장인에게는 큰 부담이다. 60만 원대도 결코 작은 금액은 아니다.

선납금을 조금 더 올려보면 어떨까. 목돈이 어느 정도 있어 2천만 원을 선납금으로 지불하고 차를 구매하게 되면 월 납입금은 약 35만 원으로 이제는 어느 정도 무난하게 노려볼 수 있는 가격대가 되었다. 아반떼에서 옵션을 몇 가지 추가한 수준인 2천만 원 정도를 선납금으로 지불하면 그랜저는 3년 동안 약 월 35만 원을 내면 된다.

쏘나타급 중형 세단을 무난한 사양으로 구매할 수 있는 2,700만 원을 선납금으로 지불한다면 월 납입금은 약 14만 원 수준으로 할부금이 낮기 때문에 쏘나타를 사려는 금액이 있는 직장인이라면 그랜저를 충분히 노려볼 수 있다. “쏘나타 사러 갔다가 그랜저 사 왔다”라는 말이 이래서 나오는 것이다.

기본 사양만으로는 아쉬워 그랜저의 최상위 트림 캘리그래피 바로 아래 등급인 익스클루시브로도 견적을 내어 보았다. 별도의 옵션을 추가하지 않은 2.5 가솔린 익스클루시브 트림을 일시불로 구매한다면 취등록세를 포함하여 3,868만 원 정도를 준비하면 된다.

목돈 1,500만 원을 선납금으로 지불하면 월 납입금은 61만 원 정도였으며 쏘나타를 살 수 있는 금액 2,700만 원을 선납금으로 지불하면 월 납입금은 약 26만 원이 된다. 3.3 가솔린이나 4천만 원이 넘는 최상위 등급을 구매하려면 더 높은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보험료는 보통 70만 원부터
최대 150만 원 이상까지
각자 본인에 가장 맞는 합리적인 구매 방법을 선택해서 차를 샀다면 이제는 이차를 유지하기 위한 유지비가 어느 정도 드는지 알아보자.

자동차를 유지하기 위해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은 1년 치 보험료와 자동차세 정도가 있으며 매월 사용량에 따라지는 유류비와 기타경비는 별도로 생각해야 한다. 혹시 할부로 차를 구매했다면 매월 지출되는 할부금도 유지비에 포함된다.

더 뉴 그랜저의 보험료는 나이대와 운전 경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절대적인 수치를 제시할 순 없다. 대략적으로만 살펴본다면 운전 경력이 어느 정도 있는 40대 이상의 무사고 경력 운전자는 보통 적게는 70에서 많게는 100만 원 사이로 자차보험까지 포함하여 들 수 있다.

사고 경력이 있거나 운전 경력이 짧은, 또는 나이가 어린 운전자는 보험료가 비싸질 것이며 만약 20대 사회 초년생이 그랜저를 신차로 구매해서 탄다면 150만 원 이상의 보험료가 나올 수도 있다. 이 부분은 모두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게 책정되기 때문에 본인 보험료를 체크해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두 번째는 자동차세다. 대한민국은 현재 자동차세를 배기량에 따라 차등 적용하고 있어 그랜저의 경우엔 ‘2.5 가솔린’과 ‘3.3 가솔린’의 세금이 다르다. 같은 배기량이라면 적용된 옵션이 달라지더라도 자동차세는 동일하니 참고하자.

2020년 상반기 그랜저를 출고하게 된다면 배기량이 2,497cc인 2.5 가솔린은 연간 64만 9,220원의 자동차세를 납부해야 한다. 배기량이 3,342cc인 3.3 가솔린은 86만 8,920원이다. 자동차세에서 약 22만 원 정도가 차이 난다. 자동차세는 미리 납부를 하게 되면 감면해 주는 제도가 있어 이를 잘 이용할 필요가 있겠다.

차를 신차로 구매했다면 이 두 가지 외엔 나머지 월마다 달라지게 되는 유류비와 톨게이트 비용 같은 소모적인 부분들이 추가적으로 소요되는 정도일 것이다.

새 차는 보증기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대형사고가 일어나 차량을 전손처리해야 할 최악의 상황이 오지 않는 한 정비와 유지 보수 측면에서는 특별히 소모될만한 비용이 존재하지 않는다. 자동차 튜닝 같은 부분은 모두가 진행하게 되는 일반적인 경우가 아니니 유지비에선 제외하도록 한다.

“우리나라 직장인의 평균 임금으로 그랜저를 유지할 수 있을까”에 대한 답변은 앞서 언급했듯이 구매 방법과 본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일시불로 차를 구매할 여력이 된다면 보증기간이 끝나기 전까지는 기타 비용만 소요되어 큰 부담 없이 차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2019년 기준 대한민국 직장인의 평균 연봉은 약 3,700만 원이다. 연봉 기준으로 월 실수령액을 살펴보면 연봉 3천만 원은 약 224만 원, 연봉 4천만 원은 약 292만 원, 5천만 원은 약 356만 원, 6천만 원은 약 419만 원이다. 할부 구매 시 선납금이 아예 없거나 적을 시엔 월 고정 지출 납입금만 93만 원이 넘어가게 되며 선납금을 쏘나타 한 대 값 정도 지불하게 되면 월 14만 원 수준의 할부금을 내고 무리 없이 그랜저 를 탈 수 있다. 오토포스트 실구매 리포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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