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대우한테 처참히 졌던 시절, 다마스 대항마로 ‘이런 차’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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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용차 대우 다마스
라이벌 모델 기아 타우너
두 모델 운명 갈린 이유는?

현재까지 살아있는 타우너 가솔린 모델 / 사진 = 네이버 남차카페 ‘수원ll신근’님 제보

때는 1992년, 당시 대한민국은 세대별로 소득 증가로 인해 더욱 크고 넓은 차를 선호하는 성향이 정점이었던 시절이다. 소형차라는 이름 대신, 준중형차라는 단어를 적극적으로 쓰기 시작하는 시절이었으며, 세금 문제에서 자유로운 소비자는 중형차를 선택해 운용하던 시절이었다.

1992년은 대우국민차에서 티코와 다마스를 발표하고, 출시된 지 꼬박 1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당시 기아자동차는, 경상용차의 가능성과 다마스와 라보의 대박 행렬을 보고 서둘러 개발한 자동차가 있었는데, 그 차의 이름은 바로 타우너라는 이름을 가진 귀여운 친구다.

 권영범 에디터

다이하츠 하이젯을
기반으로 한 타우너

타우너의 광고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故) 최진실 배우님의 광고가 먼저 생각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타~ 타우너!”를 외치며 너구리 캐릭터와 조화를 이룬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실제로 이 광고를 보고 구매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타우너는 토요타의 산하 경차 브랜드 다이하츠의 경형 MPV 하이젯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이 말인즉, OEM 생산 방식으로 생산이 이뤄졌으며 출시 초기 휘발유 모델과 LPG 모델 동시에 출시되었다. 출시 초기엔 2인승 화물 밴, 5인승 승합 밴, 7인승 코치 3종류가 출시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라보에 대응할 타우너 화물 모델도 추가된다.

현재까지 살아있는 타우너 가솔린 모델 / 사진 = 네이버 남차카페 ‘수원ll신근’님 제보
현재까지 살아있는 타우너 가솔린 모델 / 사진 = 네이버 남차카페 ‘수원ll신근’님 제보

저렴한 유지비, 탁월한 연비, 다마스에 비해 뒤지지 않는 출력과 기동성은 출시 초반 제법 괜찮은 반응을 일으켰다. 영세 자영업자들은 물론, 주유소 등유 배달차, 택배, 용달차로도 널리 사용되어 제법 괜찮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그러나 1990년대에도 그렇고, 2000년대 초반에도 타우너는 언제나 다마스에 비해 서자 취급을 받곤 했다. 과연 어떤 이유에서 그런 취급을 받게 된 것일까?

현재까지 살아있는 타우너 가솔린 모델 / 사진 = 네이버 남차카페 ‘수원ll신근’님 제보

잦은 잔고장
부품 호환도가
매우 떨어져

타우너가 다마스에 비해 서자 취급을 받았던 건 바로, 내구성 때문이었다. LPG 엔진 특성상 열 관리가 중요한데, 타우너는 열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실린더 헤드 변형이 잦았다.

또한 전기형 타우너와 후기형 타우너의 부품 호환성이 많이 떨어졌다. 생김새는 비슷해도 다른 부분이 많았으며, 심한 경우 부품 가게에서도 헛갈려 엉뚱한 걸 보내줄 정도로 묘하게 달랐다. 다마스에 비해 옵션이 조금 더 좋았던 건 확실한 장점이었지만, 영세업자들에겐 내구성이 더 중요했기에 다마스에 비해 판매량에 있어 약세를 보였다.

또한 엔진 소음도 다마스에 비해 좀 더 심했다. 경형 상용차에 정숙성을 따지는 게 아이러니한 부분이지만, 엔진 음색부터 시작해 고 RPM을 올렸을 때 타우너 측이 질감 면에 있어 껄끄러운 감각을 선사하긴 했다.

아울러 타우너의 전신인 아시아자동차가 기아자동차와 합병하면서, 부품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현대차와 합병하고 나선 부품 관리가 더욱 취약해져 중대한 고장이 일어났을 때 속 썩이지 않고 폐차한 까닭이다. 결국 타우너는 판매 부진과 더불어 환경규제 문제로 인해 2002년 최종적으로 단종을 맞이했고, 현재 대한민국 도로에선 타우너를 만나보기 매우 힘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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