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기승부리는 불법 주차
공익 신고 늘어 연일 화제
과태료 부과 못 하는 구역은

최근 언론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불법 주차 관련 빌런들이 거의 날마다 화제가 되고 있다. 몇몇 네티즌들은 해당 차량의 사진을 공익신고와 더불어 온라인상에도 게시하면서 ‘금융치료’ 혹은 ‘상품권’이라고 불리는 과태료 부과 인증 현황을 공유하기도 한다.

이에, 일각에서는 세상이 너무 각박해졌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하는데, 어린이 보호 구역이나 소화전 앞 등 주정차 금지 구역은 그만한 지정 이유가 있으므로 어떤 일이 있어도 주차해선 안 된다. 그런데, 모두가 주차하면 안 되는 줄 알지만, 과태료는 부과되지 않는 곳이 있다고 한다.

김현일 에디터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 연합뉴스
소방차 전용 구역 / 서울일보

제천 화재의 아픔으로 법 개정
소방차 전용구역 주차는 과태료

지난 2017년, 충북 제천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는 29명의 사망자가 나오며 최악의 참사로 기록됐다. 화마를 빨리 진압하지 못했던 원인에는, 건물 자체의 문제와 부족했던 소방 장비 및 인력도 있었지만 건물 근처에 불법 주차한 차들 때문에 현장 진입이 30여 분이나 지체되었던 점도 있다.

사건 이후 소방차 진입로 확보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고, 2018년 소방기본법 개정을 통해 100세대 이상 공동주택에 의무적으로 ‘소방차 전용구역’을 설치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소방차 전용구역에 차량을 주차하거나, 물건을 적치 혹은 노면표지를 훼손하는 행위는 과태료 50만 원이 부과되며 2회 이상 적발될 시 1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소방차 전용 구역 불법 주차 / 전북일보
소방차 전용 구역 불법 주차 / 뉴스1

소급 적용 불가능한 개정법
대부분 아파트는 단속 못해

하지만 최근 소방차 전용구역 관련 조항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개정법은 소급입법금지 원칙에 따라 2018년 8월 10일 이후에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 또는 건축허가를 신청한 대상에 한해 적용되기 때문에, 이미 완공된 주거 시설의 경우 해당 조항으로 처벌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대부분 아파트에는 소방차 전용구역이 존재하는데, 이는 아파트 자치 규약에 따라 운영되는 것일 뿐이며 법정 대상이 아니다. 실제로 광주소방본부에 따르면, 광주 내 812곳의 아파트 단지 중 신고대상에 해당하는 곳은 12개 단지에 그치며, 개정 소방기본법 시행 이후 단 한 번의 단속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소방차 진입로 방해 차량 / 연합뉴스
소방차 전용 구역 / 전북연합신문

강제 이동도 곤란한 상황
가족을 생각해서 꼭 비워야

개정 소방기본법에 따르면, 소방자동차 전용 구역에 불법 주차한 차량의 경우 강제 이동 제거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화재 진압 과정에서 해당 구역에 주차한 차주는 차량이 파손되어도 어떠한 보상을 받을 수 없다.

하지만, 불법 주차 행위에 과태료를 부과할 수 없는 것처럼, 대부분 아파트는 소방기본법 범주 외의 구역이기 때문에 이 또한 보상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주거 시설의 고질적인 문제인 주차 공간 부족과 빈 공간에 임의로 그려 넣은 소방차 전용구역을 고려했을 때 충분한 공간 확보가 안 되는 상황은 불 보듯 뻔하다. 단속 대상이 아니라고 해도 안전을 위해 반드시 자리를 비워 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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