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신차 출고난
수입차 업계 관행 논란
할부 고객 우선 출고

탁송되는 폭스바겐 ID.4 / YouTube ‘Heritage Volkswagen Catonsville’

신차 출고난이 진정되기는커녕 되레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국산차보다 출고 기간이 비교적 짧은 편이었던 수입차도 이젠 반년 이상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흔하다. 그 와중에 나보다 늦게 계약한 고객의 차량이 먼저 나온다면 어떨까? 옵션과 가격까지 동일한 조건임에도 실제로 이러한 일이 발생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최근 출시된 수입 전기차를 사전계약한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요즘 수입차 업계 관행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모 수입차 업체가 사전계약을 한 순서대로 출고 순번을 부여했음에도 자사 파이낸셜 서비스 이용자의 차량을 우선 인도해준다는 것이었다. A씨는 “사전계약이 열리자마자 예약했으니 올해 중에 차를 받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파이낸셜을 안 쓰면 내년에나 받을 수 있다고 한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정현 에디터

폭스바겐 ID.4 / YouTube ‘숏카 SHORTS CAR’
폭스바겐 ID.4 / 사진 = 네이버 남차카페 ‘서울ll키현’님 제보

수입차 할부 서비스 금리 7%
카드 할부보다 수백만 원 비싸

수입차 업체가 자체적으로 운용하는 할부 서비스는 신용카드 할부 금리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독일 모 업체의 경우 자사 파이낸셜 상품 이용 시 60개월 할부 기준 금리가 약 7.7%에 달한다. 신용카드 결제 시 따라오는 포인트나 캐시백 혜택을 생각하면 소비자에게 더욱 불리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일부 업체는 자사 파이낸셜로 구매 시 차 가격을 어느 정도 할인해주지만 A씨의 경우 그조차도 없었다. 현재 신용카드 할부 금리가 통상 4%대라는 점을 참고하면 파이낸셜 상품을 통해 3천만 원을 할부로 했을 경우 수백만 원에 달하는 이자를 더 지불해야 한다.

BMW M235i X드라이브 / 사진 = 네이버 남차카페 ‘홍성llFerrari’님 제보
BMW iX / 사진 = 네이버 남차카페 ‘안양ll닉넴’님 제보

빠른 출고가 생명인 전기차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선택

하지만 수입 전기차를 계약한 소비자들은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파이낸셜 상품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A씨가 계약한 신형 전기차의 경우 가격이 5,490만 원으로 전기차 보조금 100% 지급 조건을 충족한다. 국고 보조금과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모두 받을 경우 실질적으로 4천만 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의 경우 매년 물량이 한정돼 있어 출고가 늦어질 경우 보조금을 받기 어려워진다. 결국 소비자들은 비싼 이자를 내더라도 차라리 차를 빨리 받는 편을 선택하게 되며 수입차 업체도 이런 현실을 이용해 파이낸셜 상품을 권유한다는 것이다.

메르세데스-벤츠 GLS 마이바흐 / 사진 = 네이버 남차카페 ‘서울llbasick’님 제보
폭스바겐 ID.3 / 사진 = 네이버 남차카페 ‘li1lil1’님 제보

“차를 인질로 이자 장사”
국산차도 다를 바 없어

A씨를 포함한 사전계약 고객들은 “신차 출고난을 악용해서 이자 장사를 한다”, “아예 출고 우선권을 돈 받고 판매해라”며 불만을 표했다. 네티즌들은 “어느 수입차 회사든 다 그렇더라.. 물량 딸릴 땐 파이낸셜 들어야 빨리 빼줌”, “나도 이번에 이런 안내 듣고 불쾌해서 해약해버렸다”, “장사 참 지저분하게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저렇게 해도 다들 잘만 사주니 더욱 호구 취급하는 거다”, “국산차 업계도 마찬가지다. 왜 렌트카나 리스차량이 먼저 출고될까?”와 같은 댓글도 찾아볼 수 있었다. 현재로서는 자사 할부 상품 이용 여부에 따라 출고 우선권을 바꾸는 행태를 제지할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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