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자=남자들의 자동차 ‘서준호’님)

국내에서 해치백 한 대가 포착되었다. 아마 서울에선 포르쉐보다 보기 힘들지 않을까. 일반 해치백도 보기 힘든데, 고성능 ‘핫 해치’를 만나기란 그리 쉽지 않다. 한국에선 유독 해치백을 보기 힘들다. 과거부터 해치백은 저렴한 차라는 인식이 있었고, 한국 소비자들은 해치백보다 실용적인 SUV를 더 좋아한다.

현대기아차가 만드는 해치백마저 판매량이 저조할 정도로 불모지라 불리는 한국에서 고성능 핫 해치가 포착되었다. 오늘 오토포스트 국내 포착 플러스는 최근 국내 한 도로에서 포착된 혼다 시빅 타입 R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오토포스트 디지털 뉴스팀

시빅 타입 R은 “지구상 최고의 FF 스포츠 세단과 해치백”이라 불렸었다. 타입 R은 혼다가 퍼포먼스 위주로 업그레이드 한 브랜드다. 폭스바겐으로 치면 GTi이나 R과 같은 개념이다. 2007년에 출시된 시빅 타입 R은 노멀 NSX보다 랩타임이 불과 1초 느렸다. FF 구동 방식 자동차 중 최고라 불렸던 이유 중 하나다.

‘타입 R’ 브랜드는 1992년 NSX에 처음으로 적용되었고, 이후 인테그라와 시빅 등에 확대 적용되었다. 첫 등장 당시 F1 무대에서 활약하던 혼다의 레이스 정신을 상징하는 스포츠 모델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2006년 6월에 인테그라 타입 R 생산이 중단되었고, 여전히 타입 R을 갈망하던 마니아들을 위해 2007년 시빅 타입 R을 대체재 성격으로 내놓기도 했다.

외관뿐 아니라 실내에도 전용 디자인 및 부품 등을 장착하여 타입 R 특유의 전통과 장인 정신을 이어갔다. 2007년 모델은 2.0리터 자연흡기 엔진 중 최고 수준의 퍼포먼스를 발휘하던 ‘K20A’엔진에 매니 폴더와 스로틀 보디, 헤드 등을 튜닝하여 더욱 강력한 성능을 발휘했었다.

엔진은 225마력, 21.9kg.m 토크를 발휘했다. 알루미늄 부품 채용으로 이전 모델 대비 무게는 1.8kg밖에 늘지 않았다. 총중량이 1,270kg밖에 되지 않고, 이 덕에 NSX와 불과 1초 차이 나는 랩타임을 기록할 수 있었다. 이 당시 시빅 타입 R의 판매 가격은 일본 시장 기준 약 2,800만 원 정도였다.

공백기를 잠깐 갖고
핫 해치 시장을 다시 이끌다
2015년 1월까지 공백기를 2년 정도 가졌었다. 2015년 3월 혼다는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시빅 타입 R을 공개한다. 콘셉트카 초연 이후 꼬박 1년 만에 양산 모델을 공개한 것이다. 2015년 여름 유럽 시장에 출시되어 전륜 구동 핫 해치 리그에서 르노 RS 275, 골프 GTi 등과 다시 한 번 경쟁을 시작했다.

일반 모델보다 스포티한 디자인을 적용받았다. 디자인뿐 아니라 섀시도 일반 모델보다 스포티하다. 새롭게 개발된 2.0리터 VTEC 터보 가솔린 엔진은 310마력, 40.8kg.m 토크를 발휘한다. 르노 메간 RS보다 0.3초 빠른 제로백 5.7초를 기록하고, 최고 속도는 270km/h다.

혼다 엔지니어들은 2016년식 타입 R을 개발하며 냉각 성능을 유독 신경 썼다. 이를 위해 상하단 그릴 면적을 확대했고, 엔진으로 유입되는 공기량이 늘어났다. 이곳으로 유입된 공기는 냉각 역할을 수행한 뒤 뒤쪽 휀더에 위치하는 배출구로 빠져나간다.

2016년식 시빅 타입 R은 19인치 경량 합금 휠, 235/35 R19 타이어, 350mm 타공 디스트와 4피스톤 캘리퍼 브렘보 앞 브레이크 시스템, 바퀴를 각각 독립적으로 상시 제어하여 그립 퍼포먼스를 높여주는 어댑티브 댐퍼 시스템, 기존 시빅보다 토크 스티어를 50% 줄여주는 듀얼 액시스 스트럿 프런트 서스펜션 등을 장착하였다.

정식 출시 전
프로토타입 모델 공개
현행 시빅 일반 모델은 10세대다. 고성능 타입 R은 이번이 5세대 모델이다. 혼다는 2016 파리모터쇼에서 시빅 타입 R 프로토타입을 공개했다. 차세대 시빅 출시를 준비 중이었던 혼다가 신형 디자인을 미리 엿볼 수 있도록 공개한 것이었다.

낮고 넓게 디자인된 신형 시빅 해치백 본연의 모습을 기반으로 두툼하게 튀어나온 확장 휀더와 강렬한 인상을 가진 범퍼, 그리고 뒷유리를 가로지르는 리어 윙이 타입 R 성격을 두드러지게 표현한다. 양산 모델이 아닌 프로토타입이라 극적인 디자인이 사용되었다고 생각하실 수 있으나, 실제로 양산 모델과 디자인 차이를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카본 파이버 사이드 스커트, 휠 하우스 아래를 더욱 극적으로 보이도록 해주는 20인치 피아노 블랙 휠, 카본 파이버 스플리터에 장식된 간결하고 임팩트 있는 레드 악센트가 다크 알루미늄 이펙트 외관 컬러와 대비를 이룬다.

2017년 정식으로 공개된
5세대 시빅 타입 R
10세대 시빅을 기반으로 개발된 5세대 시빅 타입 R은 2017년에 정식으로 공개되었다.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이전 모델보다 엔진 출력이 10마력 강력해졌고, 공력 성능과 서스펜션 성능도 향상되었다.

이전 모델과 엔진은 기본적으로 같은 것을 쓴다. 여기에 개량과 일부 최적화를 거치면서 2.0 VTEC 엔진 출력이 320마력으로 늘어났다. 최대토크 수치는 40.8kg.m으로 이전 모델과 동일하다. 여기에 레브 매치 컨트롤 시스템이 적용된 6단 수동 변속기가 장착되었다.

신형 시빅 타입 R은 이전 모델보다 비틀림 강성이 38% 향상되었다. 고강성 서스펜션 암과 새로운 지오메트리 적용으로 토크 스티어와 핸들링도 개선되었다. 일반적인 핫 해치들처럼 토션빔이 아닌 멀티 링크를 장착한다는 것도 특징이다. 이번 세대에서 새로 생긴 ‘Comfort’ 모드가 크게 보완되어 외신들의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매끈한 하체와 전면 에어 커튼, 경량 리어 윌, 루프 라인 끝에 달린 와류 발생기를 통해 공력 성능도 향상시켰다. 시빅 타입 R은 영국 스윈던 공장에서 생산되고, 시빅 타입 R로서는 최초로 북미 시장에서도 판매가 진행된다.

타입 R 탄생 25주년
뉘르부르크링 왕좌 탈환
2017년은 시빅 타입 R 탄생 25주년을 맞이하는 해였다. 같은 해 시빅 타입 R은 독일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 코스에서 다시 한 번 전륜 구동 자동차 최고 랩 타입을 기록했다. 기록 무대는 “녹색지옥”이라 불리는 20.8km 길이 노르트슐라이페 코스다.

파워트레인과 타이어가 적절한 성능을 발휘하기 좋았던 2017년 4월 3일, 시빅 타입 R은 타임 어택에서 7분 43초 8을 기록했다. 이전 모델보다 7초 빨라진 것이다. 16kg 줄어들었지만 38% 향상된 비틀림 강성, 기술적으로 더욱 성숙해진 2.0 VTEC 엔진이 제 힘을 발휘하였다.

오직 시빅 타입 R을 위해 개발된 전용 공력 패키지가 고속 주행 시 차체 안정성을 높여준다. 새로운 멀티 링크 후방 서스펜션으로 제동 능력이 향상되었고, 롤 현상도 감소하였다. 2015년 당시 시빅 타입 R은 노르트슐라이페에서 세상에서 가장 빠른 전륜 구동 자동차 타이틀을 손에 쥐었었다.

그러나 약 1년이 지난 뒤 폭스바겐 골프 GTi 클럽스포츠 S가 7분 49초 21로 시빅 타입 R의 기록을 깼고, 몇 개월 뒤 골프 GTi 클럽스포츠 S가 다시 도전하면서 기록을 7분 47초 19로 더 앞당겼다.

혼다는 신형 시빅 타입 R로 폭스바겐을 3초 이상 따돌리고 뉘르부르크링에서 가장 빠른 전륜 구동 자동차 타이틀을 탈환했었다. 타임 어택에는 롤 케이지와 같은 몇 가지 필수 안전 장비를 제외하고는 양산형과 동일한 차량이 사용되었다.

새로운 기록 달성 의미가 흐려지지 않도록 롤 케이지는 차체 강성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간격을 띄워 설치했고, 롤 케이지로 인해 늘어난 무게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뒷좌석 시트 제거를 통해 되돌렸다. 혼다에 따르면 타이어는 도로 주행이 가능한 트랙 포커스 타이어를 사용했다. 오토포스트 국내 포착 플러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