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지 오래되었다. 자동차가 증가하는 만큼 주차장이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아파트 등 다세대 주택이 밀집한 곳은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불법주차, 1타 2피, 한쪽으로 치우쳐서 주차, 기어 중립 하지 않고 이중주차하기 등 다양한 유형이 있으며, 이것이 문제가 되어 이웃간 분쟁이 자주 발생한다.
최근 한 자동차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벤츠 한대가 민폐주차를 해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후에도 글이 두개 정도 올라오는 동안에도 차를 여전히 빼지 않아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에서는 홍제동 벤츠 민폐주차에 대해 한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이진웅 에디터
주차구역이 아닌 곳에
주차를 해 통행을 방해했다.
자동차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글의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정상적으로 주차된 체어맨 반대쪽으로 벤츠 C클래스 카브리올레 차량이 주차했다. 그런데 벤츠가 주차한 곳은 주차 구역이 아닌 곳에 주차를 함으로서 공간이 좁아져 차가 지나갈 수 없다는 점이다. 글쓴이는 경차도 못지나갈 만큼 좁다고 했다.
문제는 벤츠에는 전화번호도 남기지 않은 데다가 아파트 스티커가 없다는 점이다. 즉 아파트 주민이 아닌 차주가 무단주차를 하면서 민폐를 일으킨 것이다. 더군다나 길 너머 반대쪽에서는 아파트 밖으로 나올만한 길이 이곳 뿐이여서 아파트 밖으로 나올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차주에게 연락할 방법이 없다보니 한 동네주민이 결국 경찰에 신고했는데, 경찰도 어떻게 처리할 방법이 없어 그냥 돌아갔다고 한다.
두번째 올라온 글을 살펴보면 다음날이 아침 되어도 차를 여전히 빼지 않았다. 그런데 전날에는 열려있던 차가 다음날에 잠겼다고 한 것으로 보아 차주가 차에 물건을 가지러 한번 왔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옆에 주차된 체어맨 차주에게 연락 후 양해를 구해 통행을 시켰다.
세번째 올라온 글을 살펴보면 다음날 새벽까지 여전히 주차되어 있는 모습이다. 차량 앞유리에는 관리사무소에서 붙인 것으로 보이는 경고문과 화가난 주민들이 손으로 작성한 메모가 있다. 이후 커뮤니티 사이트에 현재 별다른 내용이 올라오지 않는 것으로 보아 아직도 해결이 안됬거나, 글을 올리지 않는 조건으로 조용히 마무리한 것으로 보인다.
내용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
해당 내용을 접한 네티즌들은 여러가지 반응을 보였다. “조금만 생각해도 저렇게 주차할 수가 없다”, “그냥 놔두면 또 저런다”, “사유지 무단 침입 적용해야 하는 거 아니냐?”등 차주에 대한 강한 비난이 가장 많았다.
그외에도 “자물쇠 걸어놓는 등 복수해야 한다”, “경찰이 할 수 있는게 없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우리 동네에서도 저런적 있었는데 정말 화났다”, “도난차량이 아닌지 의심된다” 등의 반응도 있다.
우리 주변에서도
많이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
홍제동 벤츠 민폐주차 외에도 우리 주변에서 주차 관련 문제는 꽤 많이 발생한다. 한쪽으로 치우치게 주차해 옆차에 불편을 주는 행위부터, 아예 두자리를 다 차지하는 행위, 주차 기어에 두고 이중주차를 하는 행위 등 유형이 매우 다양하다.
심지어 아파트 관리인과 다툼으로 홧김에 주차장 입구를 막고 가는 일이 있는가 하면, 주차 문제로 갈등이 격화되자 살인까지 저지르는 일도 있다. 이웃간 갈등 요인에 대한 통계를 살펴보면 주차 관련이 5.4%를 차지한다. 소음(36.9%)이나 누수(15.5%), 흡연(9%)에 비하면 적은 편이긴 하지만 기타 항목이 아닌 주요 항목으로 분류될 만큼 심각해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주차 관련 분쟁이
쉽사리 해결되지 않는 이유
그렇다면 이렇게 민폐주차를 한 차를 대상으로 강제 견인을 할 수는 없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파트 주차장의 경우에는 불가능하다고 한다. 아파트 단지 안은 도로교통법상 사유지로 분류되기 때문에 주차 단속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불법주차 차량에 대한 강제견인은 물론 과태료조차 부과할 수 없으며, 아파트 단지 안에서 발생하는 주차 문제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한다. 홍제동 벤츠 민폐주차의 경우에도 이러한 이유 때문에 강제견인을 할 수 없었다.
불법주차가 아닌 무단방치로 신고한다면 강제견인이 가능하다. 하지만 차주에게 사전에 경고장을 발송하고 20일 넘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있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민간 견인 업체에 연락해 차를 옮기는 것은 가능하다. 다만 견인중 차가 파손되면 이를 배상해줘야 하기 때문에 섣불리 시도하기 어렵다. 게다가 고가의 외제차의 경우 견인업체가 난색을 표하기도 한다. 그렇다 보니 일부 몰지각한 운전자들이 이를 이용해서 일부러 민폐주차를 하는 경우도 있으며, 심하면 항의한 사람에게 적반하장의 태도로 대응하기도 한다.
다만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주차 관리 업무를 방해한 혐의가 인정된다면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 2018년 인천 송도의 한 아파트에서는 관리 직원과 마찰로 홧김에 주차장 입구를 막았다가 주차 관리 업무 방해 혐의가 인정되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적이있다.
더이상 이런 일이 없도록
법안 개정이 필요하다
위와 같은 주차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경찰은 “지자체 담당 업무다”라며 뒷짐지고 있고, 지자체는 “사유지라서 조치가 어렵다”라며 해결해 줄 수 없다고 한다. 결국 몰지각한 운전자들의 의식 변화가 없다면 헤결책은 법안 개정 뿐이다.
다툼 끝에 살인까지 발생하는 등 주차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만큼 더이상은 두고 볼 수 없는 문제다. 해외에서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강하게 처벌하고 있는 만큼 국내도 처벌 수위를 높일 필요가 있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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