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를 보면 참지 못한다는 네티즌들이 모여있다는 자동차 커뮤니티 사이트가 있다. 평소엔 자동차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이 올라오다가도, 얌체주차나 억울하게 피해를 입은 사건이 등장하면 그들은 어마 무시한 단결력을 보여준다. 이러한 회원들의 도움 덕분에 문제를 해결한 사례들도 다수 존재한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러한 커뮤니티의 순기능을 악용하는 사례들도 존재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일단 피해 사례를 업로드하고 이것이 많은 공감을 얻으면 그것으로 사건을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으니, 문제 해결을 위해 보배드림을 이용한다는 것이었다. 오늘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는 올 한해 보배드림에서 이슈가 되었던 사건들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박준영 에디터
보배드림 회원들은
힘을 모아 차주를 응원했다
지난해 7월 제주도에서 발생한 카니발 차주의 폭행 사건이 크게 이슈가 됐다. 카니발 운전자가 난폭운전 및 칼치기 등의 위험한 운전을 하자 뒤따르던 아반떼 차주가 카니발 차주에게 항의를 했다. 이에 설전이 오갔는데, 카니발 운전자가 흥분해 아반떼 운전자 측의 유리창을 파손하고 생수통을 피해자에게 투척한 후 폭행한 사건이다.
해당 사건이 유명세를 치르면서, 피해자가 보배드림 커뮤니티에 게시글을 업로드했고, 이에 많은 네티즌들은 피해 차주를 응원했다. “끝까지 도와드리겠다”, “많은 회원들이 응원한다”, “가해자가 꼭 처벌을 제대로 받았으면 좋겠다”라는 반응들이 이어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보배드림 회원들은 가해자의 신상을 파악하고 해당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지원사격을 이어갔다.
1심에선 징역 1년 6개월 선고
가해자는 법정 구속
결국 올해 6월, 제주 카니발 사건의 가해자는 징역 1년 6개월이 선고됐다. 제주지방법원 제2 형사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및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가해자 A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며 법정 구속했다.
당시 재판부는 “사건 발생 당시 피해자와 함께 타고 있던 자녀들이 받았을 정신적 고통이 매우 클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 역시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라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실형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드디어 해결이 됐다”, “다행이다”와 같은 반응들을 보였다.
2심에서 선고된 집행유예
가해자와 결국 합의한 피해자
그러나, 가해자는 1심에 불복하고 항소를 진행했다. 올해 8월에 진행된 2심에선 가해자가 집행유예로 감형되어 구속을 면해 새로운 논란이 불거졌다. 광주 고등법원 제주제1형사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가해자에 대한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합의를 했기 때문이다. 가해자는 항소심 과정에서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했으며, 피해자와 합의를 했기 때문에 법정구속 50여 일 만에 보석으로 석방됐다.
“보배드림을 이용한 먹튀사건”
결국 피해자가 역풍을 맞이했다
1심을 파기하고 2심에서 가해자가 석방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보배드림에선 많은 네티즌들이 피해자에게 질타의 메시지를 보냈다.
“결국 사건 공론화에 보배드림을 이용했다”, “끝까지 처벌을 원한다더니 결국 합의한 걸 보니 먹튀사건이다”, “이래서 도와줄 필요가 없는 거다”, “좋은 일 했다고 생각했는데 후회된다”와 같은 반응들이 이어진 것이다. 결국 그렇게 마무리된 제주 카니발 사건은 올해 보배드림에서 있었던 가장 큰 사건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여러 가지 옵션이 붙어
357만 원짜리 블랙박스를
구매한 차주의 사연
지난 9월엔 충청북도 청주시 오창읍에 위치한 한 블랙박스 작업 업체에서 사건이 발생했다. 글쓴이의 어머니는 블랙박스를 설치하기 위해 한 작업장을 찾았다. 일반적으로는 블랙박스를 설치하면 모든 비용을 포함하여 100만 원 내외로 해결된다. 그러나 해당 피해자는 여러 가지 옵션이 붙은 조건으로 무려 360만 원에 달하는 블랙박스를 구매했다.
해당 업체는 블랙박스를 6년간 관리해 준다는 약속과 함께 6년 뒤에는 재계약 시 환급도 해준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결제된 세부 금액을 살펴보면 기기값과 매월 서비스 비용으로 2만 9,800원, 보험료 1만 9,800원이 책정되어 이를 한 번에 결제하니 357만 1,200원이라는 어마 무시한 금액이 나왔다. 해당 업체가 제시한 조건은 6년 동안 내비게이션 업데이트와 메모리카드 교체 서비스, 교통사고 시 블랙박스 파손 보험처리 2회를 지원해 주겠다는 것이었다.
보배드림 회원들은 공분하며
과거 피해 사례까지 찾아내어
피해자를 도왔다
어이가 없는 소식에 보배드림 네티즌들은 이번에도 공분을 이어갔다. “이런 업체는 홍보해서 뉴스에 태워야 한다”, “보배드림의 힘을 보여주자”, “신고하고 널리 알려서 더 이상 피해자가 안 나오길 바란다”, “심심한데 나도 전화문의드려야겠다”, “마침 블랙박스 바꿔야 하는데 가서 참교육 해주겠다”라는 반응들이 이어졌다.
여기에 해당 업체가 알려지자 같은 곳에서 피해를 입었다는 사례들이 속속 드러나기 시작했고 해당 업체는 결국 피해를 본 소비자들에게 사과를 드린 뒤 모두 환불해 주겠다고 밝혔다.
“도와주신 덕분에
사장님과 합의했습니다”라는
후기에 역풍 맞은 차주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피해자는 “사장님이랑 합의를 보고 환불받아서 좋게 끝냈습니다”라는 후기글을 올렸고, 설치 받은 블랙박스는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는 말과 함께 도와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남겼다. 그렇게 본인 사건이 해결되었다는 이유로 손을 떼버린 것이다.
이에 많은 네티즌들은 피해자에게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이래서 도와주면 안 된다”, “이러면 결국 피해차주만 득 본 셈”, “불공정한 계약에 대해 보배드림 도움받았으면 추가 피해가 없는지 진상 조사에도 도움을 주는 게 도리인데 너무했다”라는 반응들이 이어졌다. 결국 그렇게 마무리된 오창 블랙박스 사건 이후 일부 보배드림 네티즌들은 “이제 당일에 가입해서 호소하는 글들은 도와주지 말아야겠다”라는 반응들을 보이기도 했다.
얌체주차를 응징한
차주의 차까지 막으며
사건이 커졌다
그러나 모든 사례들이 이렇게 피해자가 역풍을 맞으며 마무리된 건 아니다. 지난 9월 경기도 용인에서 발생한 아반떼 얌체주차 사건은 많은 보배드림 회원들에게 “주차 참교육의 성지”로 불리며 화제가 됐다. 사건의 발단은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선을 물고 주차한 아반떼가 원인이었다. 이를 발견한 다른 차주는 해당 아반떼를 참교육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이에 글쓴이는 제네시스로 아반떼가 나가지 못하도록 막아놓은 사진을 올리며 해당 글이 화제가 되었고, 많은 네티즌들이 “속 시원한 참교육이다”라며 글쓴이를 응원했다. 그러나 이에 아반떼 차주는 반성하는 기미 없이 다른 싼타페를 가져와 글쓴이의 차 앞을 가로막는 적반하장의 행동을 보여 사건이 더욱 커졌다.
“참교육 구경하러 왔습니다”
보배드림 회원들의 행동력으로
성지가 된 얌체주차 현장
걷잡을 수 없이 사건이 커지자 보배드림 회원들에게 해당 주차장은 소위 말하는 성지가 되어 많은 이들이 인증샷을 남기는 장소로 변했다. 보배드림 커뮤니티에는 “주차 참교육 구경하러 왔습니다”라는 인증 게시글들이 속속 올라왔다.
그런데 제네시스 차주는 “주차 교육 구경하러 오시는 형님들”이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음료수 사진을 업로드했다. 그는 “음료수는 멀리서 주차 교육 구경하러 오시는 분들을 위해 사둔 것이니 편하게 드시면 된다”라고 밝혔고 트렁크에는 빈캔을 넣을 수 있는 비닐봉지까지 마련해 놓아 화제가 되었다.
“제 행동이 부끄럽고 죄송하다”
결국 아반떼 차주는 사과했다
그렇게 사건이 커지자 제네시스 차주는 방송국 PD와의 인터뷰 및 촬영도 마쳐, 공중파 방송에도 나갈 예정임을 알렸다. 그러나 11월 2일, 결국 아반떼 차주는 제네시스 차주에게 사과문을 전송했고 제네시스 차주는 이에 차를 빼주는 것으로 사건이 마무리됐다.
결국 아반떼 차주가 주장을 굽힌 것이다. 이에 네티즌들은 “오랜만에 보는 사이다 후기다”, “정의 구현 최고다”, “수고하셨습니다 멋집니다”, “멋진 혼내드림 후기였다”라며 글쓴이를 독려했다. 보배드림 회원들의 결단력과 단합력으로 얌체주차 문제가 해결된 사건이었다.
이중주차 갑질에
적반하장 태도까지
세간의 화제가 된
벤틀리 주차 갑질 사건
마지막 사건은 오늘 소개하는 사건들 중 가장 최근에 있었던 일로, 서울의 한 신축빌라에서 발생한 벤틀리 주차 갑질 사건이다. 지난 16일 보배드림에는 “경찰도 못 말리는 비싼 외제차 주차 갑질에 39세대가 죽어갑니다”라는 글이 업로드됐고, 해당 게시글엔 무단 주차를 일삼으며, 이중주차 후 차를 빼주지 않아 주민들에게 큰 불편을 초래한 벤틀리 차주의 사연이 담겨있었다.
입주민들은 수차례 차주에게 차를 빼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해보았지만, 벤틀리 차주는 오히려 다른 차를 더 가져와 차들이 아예 나가지 못하도록 막아버리기도 했다. 이중주차뿐만 아니라 안 그래도 공간이 부족한 곳에서 두 자리를 혼자 차지하는 등의 행동도 일삼았다.
보배드림에서 크게 이슈가 되어
결국 공중파 방송에도 보도가 됐다
결국 해당 사건은 보배드림에서 매우 크게 이슈가 됐고 공중파 방송에도 보도가 되면서 사건이 유명세를 치르기 시작했다. 벤틀리 차주는 주차 갑질을 지적하는 주민들에게 되레 “이런 거 붙일 시간에 전화 한통 해라”고 말하는가 하면, 늦은 새벽 시간에 지하주차장에서 경적을 울리는 건 기본이고, 차량 내부와 차주의 집에서 큰 소리로 음악을 트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일삼았다.
또한 계단을 신발로 팍팍 튀기면서 고성방가와 욕설을 일삼는 등의 행동도 이어가 많은 네티즌들의 분노를 키웠다. 이에 네티즌들은 “이거 꼭 처벌해야 한다”, “꼭 널리 알려져서 제대로 처벌받길 바란다”라며 벤틀리 차주에 대한 강한 비판을 이어갔다.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차주의 사과문 작성에도
꺼지지 않은 의혹들
그렇게 사건이 공중파 뉴스에도 보도가 되자 결국 벤틀리 차주는 사과문을 업로드하며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그는 뉴스에 보도된 후 입주민들을 상대로 고소하겠다며 또 한 번 적반하장을 시전했지만, 결국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다”라며 사과문을 올린 것이다. 그는 직접 입주민들을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사과했고, “앞으론 자숙하며 남들에게 피해 주는 인생을 두 번 살지 않겠다”라는 말을 남기며 글을 마쳤다.
그렇게 사건이 마무리되는듯 싶었지만, 벤틀리 차주에 대한 논란은 지속됐다. 그가 해외 선물 등과 관련하여 과거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것과 함께 차량 도난 논란에도 휘말린 것이다. 결국 민폐 주차 갑질에서 시작된 이번 사건은 경찰 조사까지 필요한 중대 사안까지 이어지게 됐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세무조사부터 해보자”, “보배드림 역대급 사건이다”, “정말 악질이다”, “꼭 제대로 조사해서 강력하게 처벌했으면 좋겠다”라는 반응들을 이어갔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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