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자동차 열풍이 불어닥치면서 하이브리드 자동차나 전기차 열풍 역시 덩달아 상승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친환경 자동차를 마련하는 것에 주저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데, 이는 아직 친환경 자동차의 개발 수준이 내연기관 자동차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넥쏘가 선보인 주행거리 신기록 경신 소식을 보면 친환경 자동차도 내연기관 차에 비해 그렇게 부족해 보이지 않아 보인다. 현대차의 넥쏘가 무려 1회 충전으로 800km 넘게 주행을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상은 위 기록이 친환경 자동차 기술 수준을 완벽히 대변해 준다고 보기 턱없이 부족하다. 과연 이와 같은 놀라운 기록을 곧 대로 받아들일 수만은 없는 이유가 무엇일지 지금부터 알아보도록 하자.

김성수 인턴

기존 수소차의 세계기록보다
100km도 더 넘는 수치였다
지난 13일, 현대차 호주법인은 유튜브 공식 계정을 통해 놀라운 소식을 전했다. 현대의 수소차 넥쏘가 1회 충전으로 무려 887.5km를 주행하여 기존 수소차 주행거리 기록을 완전히 갱신했다는 것이었다. 기존 수소탱크 한 개를 탑재한 수소전기차의 세계 최장 기록은 778km였다.

다음날 현대차 호주법인은 “최근 현대 월드랠리팀 소속 드라이버인 브렌던 리브스가 멜버른 주위를 주행한 결과 이런 결과를 거뒀다”라고 발표했다. 넥쏘는 기존 세계 기록이었던 778km보다 무려 100km를 더 주행하면서 놀라움을 선사하였다. 이번 주행은 총 13시간 6분 동안 진행되었으며 운전자는 평균 시속 66.9km의 속도로 주행하였다.

브렌던 리브스는 멜버른의 에센돈 필드(Essendon Fields)에서 브로큰힐까지 824km를 주행한 이후에도 주행거리가 남아 실버튼(Silverton)까지 63.5km를 추가로 주행했다. 리브스는 주행에 대해 “차량 내부가 직관적으로 구성돼 있어 운전하기 편했다”며 “실내는 매우 세련됐고, 주행 중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현대차 자랑스럽다. 힘내자!”, “전기차보다 수소차가 더 살만하다, 충전 속도도 빠르고”, “수소차는 좋아 보이는데 너무 비싼게 흠이다. 많이 팔아서 가격 낮춰줬으면 좋겠다”라는 반응들을 보였다.

만반의 준비를 갖춘 상황에서
전문가의 주행을 바탕으로 측정된 결과다
이번 테스트의 넥쏘 주행거리가 큰 임팩트를 준 것은 맞으나, 사실 큰 의미가 있다고 보긴 힘들다. 주행 테스트에 참여한 브렌던 리브스는 월드 랠리 챔피언십에 참가하는 전문 선수이다. 월드 랠리 챔피언십은 국제 자동차 연맹 총괄 하에 세계적 대회로 부상한 모터스포츠이다.

즉 이번 테스트 결과만큼의 주행거리를 일반 운전자가 달성하긴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테스트에 참여한 브렌던 리브스는 “랠리 드라이버로서 항상 세계 기록을 달성하고 싶었지만 이런 식으로 달성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넥쏘를 지속적으로 점검하며 수소 1kg당 갈 수 있는 거리를 계산해 효율적으로 운전했다”라고 밝혔다.

유사 사례를 보더라도
실 주행거리와 큰 관련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테스트 주행은 최대 주행을 가능하게 할 사전 철저한 분석 및 준비가 갖춰진 상태였으며, 프로 선수의 주행 기술을 바탕으로 거둔 성과인 것이다. 이번 넥쏘 사례와 같이 이 같은 홍보가 무의미하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또 하나의 사례가 존재한다. 바로 코나 일렉트릭 주행거리 테스트 사례이다.

작년 8월 14일, 현대차는 소형 전기 SUV 코나 일렉트릭의 1,000km 주행 성공 소식을 알린 바 있다. 코나 일렉트릭 3대가 7월 22∼24일 시험주행에서 각각 1,026km, 1,024.1km, 1,18.7km를 달렸다는 것이다. 이 테스트는 약 35시간 동안 독일 라우지츠 레이싱 서킷에서 운전자를 교대하면서 진행되었다.

독일 대표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빌트와 협업해서 한 이번 시험에는 일반 양산차가 투입됐고, 라우지츠링 운영사인 데크라가 시험 과정을 모니터링했다. 이번 테스트를 통해 전기차의 연비는 1kWh 당 약 16km 안팎으로 나타나면서, 국내 기준 공인 5.6km/kWh를 훌쩍 넘었다.

위 테스트는 차량 시스템 조작은 없었지만,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여 주행거리를 최대한 학보 하기 위해 에어컨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되었다. 더구나 당시 평균 주행 속도는 약 30km/h였다.

현대차는 이에 대해 교통체증, 신호 대기, 주거지역 제한 속도 등을 고려한 일반 도심 도로 주행 평균속도 수치와 비슷하다고 설명하였다. 일반적으로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는 반대로 도심 도로와 같이 높은 주행 속도를 요구하지 않는 환경에서 연비가 상승하는 특징이 있다.

즉 이번 테스트는 오로지 주행가능 거리에만 초점을 두고, 모든 외적 요소를 최대주행가능 거리 산출에 유리하도록 조정한 상황에서 실시한 테스트였던 것이다. 때문에 마찬가지로 일반 운전자가 일반적인 주행을 하면서 유사한 결과를 기대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코나 일렉트릭의 현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가능 거리는 모델에 따라 240km와 390km 정도로 나뉜다. 그러나 실질적인 코나의 주행거리는 도심 282km, 고속도로 221km, 복합 254km이다. 더욱이 일반적으로 연비 효율이 떨어지는 고속도로 주행 시에 주행거리 압박이 더 증가하는 점을 감안하면 1,000km 주행거리는 사실상 아무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맞다.

소비자들을 모으는 것에만
급급할 상황이 아니다
넥쏘의 887km의 주행거리와 코나의 1,000km 주행거리 모두 사실상 실질적인 주행거리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이와 같은 실제와 동떨어진 요소에 초점을 맞춘 홍보는 보여주기 식에 지나지 않다. 지금은 이러한 눈속임 마케팅에 집중하기보단 차량 결함 및 품질 관리에 힘을 써야 할 시기이다.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수소차역시 연이은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다. 수소차는 15개월 연속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달엔 월 판매 1,000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러한 업계 동향을 감안한다면, 무분별한 마케팅으로 수소차 홍보에 목 매기 보단, 제품 내실을 더 견고히 하여 유입된 소비자들을 확실히 움켜쥘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 생각된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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