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가 출시되자마자 사전 계약을 진행하는 소비자들을 보따리 싸 들고 말리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반복하는 말이 있다. 국산차는 출시된 지 일 년 후에 사는 것이 맞는다는 말이다. 신차에 수반되는 결함이나 품질 이슈들이 공개되고, 이에 대한 원인과 해결 방안이 나왔을 때 사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최근 출고되고 있는 기아의 신차가, “국산차는 출시 일 년 이후에 사야 한다”라는 말을 반증하고 있다. 출시부터 화제를 모은 신형 K8에서 결함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차주의 결함 제보에 기아는 차량 교환을 약속하며 발 빠른 대처에 나섰는데, 그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오늘 오토포스트 비하인드 뉴스에서는 신형 K8 결함과 기아의 대처 이야기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본다.
글 이충의 에디터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기아 신형 K8 출고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 도로에서 신형 K8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기아의 신형 K8 공개 당시부터 그랜저의 윗급을 차지하기 위해 한층 커진 플랫폼을 사용한다든지, 새로운 로고를 달고 기존과는 확연히 달라진 이미지를 전달한다든지 하며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차량이다.
실제로 차량의 외관은 기존 K7과 확연히 달라졌으며, 디자인 포인트가 될 것이라 반복적으로 말했던 스타 클라우드 라이팅 주간 주행등이 시선을 끌기도 했다. 쭉 뻗은 날렵한 차체와 길어진 전, 후방은 확실히 차체가 커졌음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전체적으로 기아의 정체성을 잘 담아낸 디자인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연일 인기몰이 중이다.
원인 불명의 경고등
결함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 신형 K8의 결함 소식이 전해지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출고된 지 채 이틀이 지나지 않은 신형 K8 하이브리드 차량에서 원인 불명의 전방충돌센서 경고등 이상이 포착된 것이다. 해당 차량의 주행 거리는 40Km에 불과했다.
또, 출고 일주일 만에 계기반에 경고등이 뜨는 사례도 있었다. 해당 차주는 지역 내에서 1호로 차량을 출고 받았는데, 이런 결함이 발생할 줄 몰랐다며 분개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역시 국산차를 사전 계약으로 구매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때 이른 결함 소식에
기아는 발 빠른 대처에 나섰다
신형 K8의 결함 내용과 관련된 글이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하자, 기아 측에서는 발 빠른 대처에 나섰다. 결함 피해 차주에게 게시글을 삭제한다면, 문제 차량을 새로운 차량으로 교환 해주겠다고 연락한 것이다. 쉽게 교환을 진행하지 않는 기존과는 다른 모습이다.
영업 사원도 “하늘에 별 따기 수준”이라며 차량 번호판까지 부착한 차량을 교환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놀라워했다 한다. 피해 차주는 해당 내용을 전하며, “기아 입장에선 사명과 로고까지 바꿔가며 밀고 있는 차량이 원인도 모르는 고장으로 수리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많이 거슬렸던 것 같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서류 작성에 부서 이관까지
차주는 복잡한 절차에
불만을 드러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사람들은 결함 차량에 대해 속 시원하게 대처하는 유래없는 기아의 모습에 의아함을 전했다. 하지만 이후의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네티즌들은 “그러면 그렇지”라는 식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차량 교환 절차가 굉장히 복잡했기 때문이다.
피해 차주가 막상 글을 삭제하고 차량을 교환받으려 하니, 정비 부서에서 서류를 작성하고 영업 부서로 넘겨야 차량 출고가 가능한데 그 기간만 2주에 달한다고 한다. 또한 서류 인도 이후에도 처리를 위해선 2주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고 전했다. 차주는 차량에 작업한 썬팅, 유리막 코팅 비용에 대한 보상도 받지 못했을뿐더러 교환 처리 과정까지 늦어지는 상황에 대해 분노를 표출했다.
출고는 밀리고 있는데
렌트카도 반납해야 하는 상황이다
설상가상, 차량 교환 기간 동안 기아 측에서 대여해 준 차량도 반납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정비 부서에서 영업 부서를 넘기면서, 부서가 이관되었으니 첫 차를 수리하는 동안 지급했던 렌터카의 반환해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차주가 제공받았던 렌트카는 K5였다.
이에 대해 차주는 “처음 차량 수리를 맡기고 K5 차량을 인도받을 때, K8과 동급의 차량이 아니었음에도 영업사원이 너무 미안해하는 모습에 따지지 않고 탔는데,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다”, “보험도 나 혼자만 등록해서 가족들도 차량을 운전하지 못했는데 이마저 반납하라면 출퇴근은 어떻게 하라는 거냐?”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대리점 전시차라도 등록하려 했지만
여기서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자동차 업계에 불어닥친 반도체 수급난으로, 신차를 출고 받기 위해선 10월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소식에 피해 차주는 울며 겨자 먹기로 전시차를 등록해야 할 수밖에 없었다. 차주는 사람 손이 타고 옵션조차 마음에 들지 않는 차량을 참고 등록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기아 측에선 사과의 연락조차 없다며 분노를 드러냈다.
게다가 심지어 4월 28일부터 30일까지 3일 동안 전시차 깜짝 판매 행사가 진행되어, 전시 차량에 한해 50만 원의 할인 혜택까지 적용되었다는 소식을 전해 들으며 차주는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 전시차 할인에 대한 혜택에 대해선 일언반구 없고, 오히려 휠 옵션이 추가되었다며 30만 원 추가금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기아 측 행태를 비판하는 한편
차주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한편,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다양한 반응을 내비쳤다. 먼저 게시글 삭제를 요구한 기아 측의 행태에 대해 “글을 삭제하니까 태도가 돌변한 것이다”, “글 삭제는 항상 피해자에게 불리하다”, “교환받은 후에 글을 삭제하는 것이 맞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한, 사전 계약에 대한 문제가 꾸준히 언급되었음에도 국산차를 사전 계약으로 구매한 차주에 대해 “악명을 알고 산 거라면 감수해야 한다”, “차라리 환불받고 타 메이커 차량을 사는 게 어떠냐?” 등의 의견을 전했다. 차주는 이에 대해선 “지방에 거주 중이라 정비망이 협소하여 현대기아차를 구입할 수밖에 없다”라고 답했다.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수려한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옵션 사양, 편의 기능으로 소비자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화려하게 도로에 나선 신형 K8, 하지만 출고부터 결함 소식을 전하며 주춤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사건에선 결함 자체의 내용보다는 게시글 삭제 이후 돌변한 기아 측의 태도에 대한 지탄이 더 크게 일고 있다.
대기업의 프로세스가 동네 구멍가게 만도 못하다는 식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말 기아 측에서 차주가 게시글을 내렸기 때문에 대처를 다르게 진행한 것인지, 아니면 원래 절차가 그렇게 진행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소비자의 불편에 신경 써서 대처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토포스트 비하인드 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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