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 남차카페 ‘신근’님 제보)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기준에 부합하는 ‘미’를 추구한다. 오죽하면 철학에서는 ‘아름다움’을 대상으로 삼아, 아름다움의 본질을 연구하는 ‘미학’이라는 학문까지 있는 정도다. 인간이 자신만의 ‘미’를 추구한다는 걸 증명하는 의미에서 가장 친근한 예시를 들어보자. 우리는 가끔 예상치 못하게 너무 잘생기거나 예쁜 사람을 보면 자신도 모르게 ‘헉’하며 말을 잃게 될 때가 있다는 것을 말할 수 있다.

물론 꼭 사람만이 아니라, 어떤 물건 등을 보게 될 때도 마찬가지다. 아마 자동차 애호가들에게는 평소에는 잘 볼 수 없는 모델을 보게 됐을 때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싶다. 오늘의 주인공도 누군가에게는 ‘미’ 그 자체인 모델이다. 롤스로이스 팬텀 역사상 가장 오래 생산된 6세대 팬텀이 국내 도로에서 포착됐다. 롤스로이스 팬은 오늘의 콘텐츠를 주목해도 좋다. 포착된 6세대의 사진과 팬텀의 역사를 두루 살펴보도록 하자.

(사진=네이버 남차카페 ‘신근’님 제보)

롤스로이스의 유래 그리고
장수모델이자 대표 모델 팬텀
롤스로이스는 1906년에 전구용 필라멘트를 만들던 프레드릭 헨리 로이스와 자동차 딜러를 하면서 레이서로 활약한 귀족 찰스 롤스가 함께 만든 자동차 회사다. 롤스로이스의 정체성은 파르테논 신전을 본뜬 라디에이터 그릴과 플라잉 레이디를 말할 수 있다.

이런 롤스로이스의 대표 모델 중 하나인 팬텀은 그 이름처럼 조용하고 편안하며 강력함이 있는 게 특징이다. 1년에도 수십 대의 새 모델이 등장하는 요즘, 한 이름으로 약 100년간 장수하고 있는 팬텀 같은 모델이 있다는 것은 놀랄 만한 일이다.

(사진=네이버 남차카페 ‘신근’님 제보)

품격에 어울리는 고객만
팬텀을 구매할 수 있다?
여담으로, 롤스로이스는 자신들의 차를 아무에게나 팔지 않고 심사를 거쳐 차의 품격에 어울리는 고객에게만 판매했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실제로 지금은 차량 가격만 지불하면 롤스로이스를 구매할 수 있지만, 예전엔 달랐다.

과거에는 고객이 차량 구매를 원할 경우, 사회적 지위나 평판을 참작해서 판매 여부를 결정했다. 1950~1956년경에 선보였던 5세대 팬텀이 영국 왕실과 국가 원수들만을 위해 한정 제작했던 사건이 계기로 알려져 있다.

무려 22년간
생산된 팬텀 6세대
이번에 국내 도로에서 포착된 6세대 팬텀은 롤스로이스 팬텀 역사 중 가장 오랜 기간 생산된 이른바 레전드 모델이다. 롤스로이스 팬텀 6세대는 무려 23년간 생산되었다. 7세대가 2003년부터 2016년까지 13년 동안 생산되던 것에 비하면 정말 긴 기간 생산된 모델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6세대 팬텀은 워낙 오랜 기간에 걸쳐 나온 차라서 대중매체에서도 자주 등장했다. 2002년에 개봉한 스파이더맨 영화에서 노먼 오스본의 차가 바로 이 6세대 팬텀이다. 부의 상징과도 같은 차이기에 영화 속 갑부 캐릭터들의 애마로 자주 등장했다.

1925년 1세대 팬텀 탄생
1929년 2세대로 진화
지금부터는 팬텀의 역사에 대해 알아보자. 롤스로이스 팬텀의 시작은 1925년이다. 당시 실버 고스트 후속 모델로 출시됐으며, 실버 고스트와 같은 섀시를 둘렀지만 엔진은 OHV 직렬 6기통으로 새로워졌다. 배기량은 7,668cc에 달했으며 뒤쪽에 짐을 실을 수 있는 선반을 달기도 했다.

2세대 팬텀은 1세대 팬텀의 6기통 엔진을 개량해 얹었다. 새 엔진은 흡기 구멍과 흡기 밸브가 배기 구멍과 배기 밸브의 반대쪽에 달린 크로스 플로 실린더 헤드를 얹었다. 이 엔진은 이전 팬텀과 달리 4단 수동변속기와 직접 결합됐다. 기본 모델의 휠베이스는 3,800mm였지만 100mm 짧은 모델도 선보였다.

1936년 V12 시대의 개막
1950년 18대 한정판 4세대
3세대 팬텀은 1998년 실버 세라프가 등장하기 전까지 롤스로이스의 유일한 V12 모델이었다. 최고속도는 시속 140km였으며, 시속 97km까지 16.8초 만에 도달할 수 있었다. 연비는 리터당 3.5km였다.

1931년 벤틀리를 인수한 롤스로이스는 제조 비용을 줄이기 위해 벤틀리의 섀시를 공유하기로 결정했다. 7인승 리무진 섀시를 얹은 프로토타입을 만들었는데, 이 프로토타입이 바로 팬텀 4의 시초다. 영국 귀족이나 왕족에게만 주문을 받아 생산했기 때문에 1950년 출시된 4세대 팬텀은 오직 18대만 만들어졌다.

1959년 자동변속기를 달다
1968년 오늘의 주인공 6세대
실버 클라우드 Ⅱ를 기반으로 만든 5세대 팬텀은 V8 6.2L 엔진을 얹고 GM에서 가져온 유압식 4단 자동변속기를 달았다. 비틀스 멤버 존 레넌의 차로도 유명한데, 존 레논은 차를 인수한 당시 보디는 물론 지붕까지 온통 노랗게 칠하고 독특한 무늬를 그려 넣었던 바 있다.

5세대 이후 출시된 모델이 오늘의 주인공인 6세대 팬텀이다. 앞서 말했듯 6세대는 팬텀 역사상 가장 오래 생산된 모델이다. 23년 동안 총 374대가 만들어졌으며, 5세대 모델과 달리 미국에서는 팔리지 못했는데 이는 환경과 안전 규제를 맞추지 못했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2003년 부활한 팬텀
2007년 2도어 컨버터블 출시
1998년경 BMW에 롤스로이스가 인수됐다. 인수와 동시에 팬텀도 생을 마감하는 듯했으나 BMW는 2003년 팬텀을 부활시키면서 7세대를 출시했다. 외부와 내부 모두 완전히 새로워졌지만 팬텀을 상징하는 수직 프런트 그릴과 양쪽으로 열리는 코치 도어는 유지되며 헤리티지를 이었다. 2005년 제네바 모터쇼에서는 휠베이스를 250mm 늘인 팬텀 익스텐디드 휠베이스가 공개되기도 했다.

더불어 2007년 북미 국제 오토쇼에서는 2도어 컨버터블 버전의 팬텀 드롭헤드 쿠페가 공개되기도 했다. 해당 모델의 시트는 네 개이며 소프트톱 지붕을 얹었다. 해당 모델에는 차가 잠기거나 달릴 때 보닛 위에 놓인 엠블럼이 자동으로 안으로 들어가는 특징이 있었다.

2008년 쿠페도 추가
2017년 8세대 팬텀
BMW는 팬텀의 모든 버전을 다 선보이려고 작정한 듯, 2008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2도어 쿠페 스타일의 팬텀 쿠페를 공개했다. 다른 팬텀 모델처럼 V12 6.75L 엔진을 얹었으며 최고출력 460마력을 냈다.

2017년 7월에는 8세대 팬텀이 온라인으로 모습을 공개했다. 겉모습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프런트 그릴이 조금 커지고, 레이저 헤드램프와 LED 주간주행등을 탑재한 것이 차별점이었다. 여기에 V12 6.75L 트윈터보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이 무려 563마력으로 높아졌다. 차세대 에어 서스펜션을 적용했으며 부드러운 조향을 위한 4휠 조향 시스템도 채용했다.

팬텀은 이건희 삼성전자 전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 한국 재계 오너들이 보유했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도 그럴 것이 시작 가격만 6억 3,000만 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팬텀의 이미지 자체도 ‘회장님 차’라는 인상이 강했다.  

하지만, 각종 언론 보도에 따르면 요즘에는 구매 연령층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약 100년의 역사를 지닌 장수 모델임에도 롤스로이스 팬텀의 역사는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앞으로 롤스로이스가 얼마나 대담하고 새로운 럭셔리의 최고봉을 보여줄지 기대해 봐도 좋지 않을까 싶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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