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강남이나 여타 중심지를 지나다 보면, 고가의 외제 차량이나 슈퍼카들을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부자들이 이렇게까지 많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법인차와 관련하여 큰 관심을 두지 않는 네티즌이라면 “이게 무슨 상관인가”라는 입장일 수도 있겠지 만, 법인차로 등록된 고가의 차량이 사적으로 운행되는 사례로 인한 논란은 이전부터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던 문제다. 과연 어떤 점이 문제시되는 것인지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김성수 에디터

법인 명의로 차량을 구매할 경우
세제혜택과 경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운영하는 사업체가 큰 이득을 벌어들이건 아니든 간에 개인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수 억원 대의 차량을 탄다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법인차에 적용되는 세제혜택 때문인데, 사업체의 수익과 관계없이 일반 개인 명의로 차를 구매하는 경우보다 큰 폭으로 돈이 절약된다.

차량을 법인의 명의로 구매하게 될 경우, 차량 한 대당 1,500만 원까지 경비로 처리가 가능하다. 이렇게 법인차로 인한 경비 절감 혜택이 적용될 경우 결과적으로 사업체의 연 매출액이 감소하게 됨으로 연 매출액에 따른 과세 역시 법인차를 구매하지 않았을 때보다 절약할 수 있게 된다.

차량 한 대당 1,500만 원까지만 경비로 지출할 수 있어서 고가의 럭셔리 수입차 혹은 슈퍼카를 법인차를 마련하는 것 까진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자동차 리스를 통해 해당 차량을 대여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자동차 리스란 리스 제도를 운용하는 캐피털 같은 금융회사가 차를 대신 구매하여 대여해 주는 방식으로, 차량 명의는 리스사 소유로 잡히며, 이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매월 일정한 월 납입금을 지불하고 계약한 기간 동안 차를 사용한다.

차량 가격을 일시불로 지불하지 않고 매월 일정한 납입금을 지불하는 방식이므로 경우에 따라선 법인차 경비로 책정된 금액 내에서 법인차 구매 비용을 포함한 연간 운행 비용을 해결할 수도 있게 된다. 더욱이 리스 차량은 리스회사 명의이기 때문에 재산으로 잡히지도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만약 개인이 고가의 슈퍼카를 구매하게 될 경우, 이에 따른 재산세가 증가하지만, 리스 차량은 그렇지 않다. 더군다나 리스차는 일반 차량과 번호판마저 동일해 조회해보지 않고서는 알아차릴 수가 없다. 때문에 사업자 입장에서는 일단 법인차를 마련하는 것이 큰 부담이 들지 않는 선택지로 다가온다.

법인 명의로 마련한 차량을
사적으로 운행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문제는 법인차로 등록된 차량들이 엄연한 업무용 차량으로 이용되는 것이 아닌, 사적으로 운행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법인차로 등록이 나 있는 모델은 사전 신고된 용도와 다르게 사용되었을 경우 명백한 위법 행위로 간주된다.

본인 소유의 회사 명의로 구매한 차량이라도 회사 자금을 통해 구매한 차량을 사적으로 이용할 경우 업무상 횡령이나 배임 혐의로 입건될 수 있다. 이는 사업주의 가족에게 역시 해당되는 사항으로 가족이 법인 차량을 개인적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동일하게 처벌받는다.

이러한 행위를 막기 위해 정부에서는 법인 차량의 운행 일지를 작성하도록 하는 등의 요건을 강화하였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법인차가 업무의 용도가 아닌 부당한 이익을 취하기 위해 빈번하게 이용된다는 것은 급격한 판매량 상승을 보이는 슈퍼카 현황을 살펴보더라도 알 수 있다.

지난 11일,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법인이 소유한 5억 원 이상 업무용 수입차는 총 223대로 나타났다. 이 중 승합, 특수, 화물 차종이 아닌 승용차는 절반에 달하는 약 43%를 차지했다. 법인차로 등록된 승용 차량 중에는 약 16억 원에 달하는 엔초 페라리, 약 13억 원에 달하는 벤츠 마이바흐 62S 등이 등록됐다.

국내 유명 대기업 계열사 법인들에서도 모두 5억 원 이상을 호가하는 벤츠 마이바흐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종교, 장학, 장례, 농업 관련 법인 등에서 약 6억 원의 롤스로이스 팬텀, 약 7억 원의 벤츠 마이바흐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태껏 등록되었던 법인차들 중에는 지난해 6월 등록된 최초 취득가액 약 45억 원의 부가티 시론이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의 문제가가 아닌 지속적으로 있어왔던 문제인데, 2018년부터 2020년까지 구매된 고가 브랜드 중 랜드로버, 포르쉐, 제규어, 마세라티, 벤틀리, 람보르기니, 롤스로이스는 모두 법인의 구매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의 수입 고가 차량 구매 현황을 조사해본 결과 역시 롤스로이스의 판매 실적 144대 중 130대가 법인이 구매했으며 마이바흐, 람보르기니, 벤틀리 역시 유사한 비율을 보이고 있다.

법인차의 번호판 차별화
혹은 차등 세금 공제 등의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고가의 스포츠카가 업무 용도로 사용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용호 의원은 “업무용으로 구매하는 승용차가 왜 고가 수입차여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탈루 목적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네티즌들 역시 무분별한 법인차 등록 현황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보이고 있다. “의혹 아니라 무조건 탈세다”, “법인차 번호판 다르게 해야 한다”, “잘못된 걸 알고도 몇 년 동안 고칠 생각을 안 한다”, “슈퍼카뿐 아니라 길거리 지나다니는 외국차 태반이 법인차일거다” 등의 반응이다.

법인용 차량에 금액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해외에서도 법인차에 보다 더 강력한 규제를 마련해 놓은 상황인데, 미국은 출퇴근 차량으로 이용되는 차량은 법인으로 등록할 수 없으며 차값에 따른 차등 세금 공제 혜택을 부여한다.

캐나다는 리스차 손비처리 한도를 연간 800만 원 규모로 제한했다. 일본 역시 손비처리 비용을 3,000만 원으로 제한해 두었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구체적인 제한 항목들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법인차 구매가 효율적인 사업체 운영의 한 방안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닌 무분별한 탈루의 장이 되지 않도록 조정할 필요가 있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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