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 관심이 있는 네티즌들이라면 한 번쯤 자동차의 성능 외에도 제조사에 대해 관심을 가져본 적이 있을 것이다. 독3사가 그러하듯 자동차 제조사가 지닌 신뢰도가 자동차의 성능에 그대로 반영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제조사의 국적에 따라 해당 제조사의 모델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기도 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바로 볼보라고 할 수 있겠는데, 네티즌들 사이에서 간간이 “볼보는 중국차”라는 반응이 나타나기도 한다. 오늘은 과연 볼보의 정체는 무엇이라 볼 수 있을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김성수 에디터

경제 공황을 계기로
포드에 인수된 볼보
볼보는 현 중국 저장 지리 홀딩 그룹 산하의 스웨덴 고급 자동차 브랜드이다. 볼보가 현재 지리 자동차 산하에 속해 있기에 중국차라는 인식이 생기게 되었다고 볼 수도 있는데, 과연 볼보를 단순히 “중국차”라고 볼 수 있을까?

볼보의 어원은 라틴어로 “나는 구른다”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스칸디나비아 감성 잘 녹아있는 것이 특징이며, 안전벨트 중간 베어링 마크가 적용되어 있는 것이 나름의 아이덴티티이다.

엠블럼은 베어링 제조사였던 SKF와의 특별한 관계를 기념하기 위해 회전 베어링 모양에 철을 상징하는 기호를 사용하고 있다. 조금씩 외관의 변화가 이어지고 있지만, 큰 틀은 유지하는 상태다.

본래 볼보 트럭과도 같은 자동차 그룹이었지만 1999년 볼보 그룹은 트럭 부문에 집중하기로 결정하며 승용차 부분을 포드에 매각해 별개의 회사로 나뉘었다. 이때 승용차 부문은 포드로 인수되었는데, 트럭 부문까지도 후에 포드에 인수되며 지금의 볼보에 이르고 있다.

시작은 다른 유럽 자동차 메이커들에 비해 늦은, 1915년 철강 업체 SKF사의 자회사로 시작했고 1920년 본격적인 자동차 제조 공정에 박차를 가한다.

포장도로가 적고, 추운 날씨 탓에 도로가 자주 얼어 자동차를 몰기에는 아주 좋지 않은 환경이었던 스웨덴이었던 만큼 볼보는 좀 더 튼튼한 자동차를 만드는 데에 혈안을 기울였다.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던 중 스웨덴에 불어닥친 경제 불황을 계기로 1999년 협력 관계에 있던 포드에 승용차 사업부를 매각했다.

포드는 기존 볼보의 후륜구동 차량들을 자사와 공유하는 전륜구동 섀시로 바꾸었고, 스타일링 역시 이전의 각진 스타일에서 물 흐르듯 매끈한 스타일로 바꾸면서도 안전도는 튼튼하게 유지하는 등 비약적 발전을 이뤘다.

지리자동차는 기술 사용권을
얻는 조건으로 볼보를 인수
하지만 포드 역시 2000년대에 이르러 경영 상황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볼보 역시 지속적인 적자를 이어가자 포드는 계열사를 정리하기로 마음먹는다. 하지만 인수자는 좀처럼 쉽게 찾을 수 없었고 결국 2010년에 이르러서야 중국 지리자동차에 18억 달러에 인수됐다.

이에 볼보는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2013년 완공을 목표로 중국 쓰촨성 청두, 헤이룽장성 다칭, 저장성 타이저우에 공장을 지었다. 그렇다 보니 오늘날 볼보에 중국차 이미지가 심어지게 되었다. 특히 2018년 이후부터 볼보의 준대형 세단 S90이 전량 다칭 현지 공장 생산으로 일원화되면서 위 이미지는 더욱 짙어지게 되었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도 다소 논란이 있었는데, 중국산 모델이 국내에 들어오게 되는 것에 난색을 표하는 소비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직까지 S90 이외의 대부분의 모델들은 아직까지도 스웨덴 현지와 벨기에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볼보 본사 측에서 역시 중국 생산 모델에 대해 “생산국에 상관없이 동일한 안전 내구도 테스트 등을 거치기에 문제가 없다”라고 밝힌 바 있기에 아직까지 크게 볼보에 대해 거부감을 지닐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볼보의 인수 조건도 눈여겨볼 만하다. 포드는 본래 볼보 기술유출 우려 등 지식재산권에 대한 입장 차이로 처음에는 매각에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논의 끝에 타협점이 생기게 되었는데, 포드는 볼보가 갖고 있는 기술에 대한 기존의 소유권을 유지하고 지리자동차는 기술 사용권을 얻는 것으로 타협을 보게 되었다. 즉 지리자동차는 볼보의 개발 같은 것들에는 관여를 안 하는 것으로 지분을 사들인 구조인 것이다.

아직까지 볼보를 완전한 중국차로 인시하기엔 아쉬운 요소가 많다. 지리자동차에 인수되기 전 볼보가 지니고 있는 안전한 자동차는 아직까지 기대해 보더라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이와 별개로 볼보를 중국차로 보게 된다면 벤츠 역시 중국차라는 인식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

현 벤츠의 모기업인 다임러 AG의 최대주주는 베이징 자동차이다. 오늘날 자동차 제조사의 인수, 매각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한 제조사의 소유주가 바뀌게 된다 할지라도 제조사의 철학과 품질은 생각보다 크게 변하지는 않는다는 걸 인지한다면 자동차 구매 시 더 도움이 될 수 있을 듯하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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