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운전의 즐거움을 표방하는 BMW
과연 그 명성에 걸맞게 명작들도 많아
하지만 요즘 나오는 M들은 그렇지 않다던데?

BMW,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세 글자만 보아도 가슴 설레고 뜻 모를 웅장함이 전해지는 브랜드다. 처음엔 비행기용 엔진을 만드는 회사로 출범했으며, 1923년 첫 이륜차를 만들고 그다음으로 만든 게 자동차다. 이때가 1929년이었다.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의 왕좌인 브랜드로써 스포츠 세단의 역사가 길고 스포츠 세단 시장에서 최초로 성공한 브랜드이다. 특유의 스포츠성을 통해 수많은 팬덤을 형성함과 동시에 충성심 높은 고객층을 확보한 그들을 오늘 이 시간 함께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권영범 에디터

비행기
엔진부터 시작된 꽃
BMW의 역사는 1차 세계대전 중에서 시작되었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과 세르비아 왕국의 전쟁으로 촉발되었던 1914년에 BFW라는 이름으로 설립되었으며, Bayerische Flugzeug-Werke AG 즉 바이에른 항공기 회사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BMW가 바이크로 전향하게 된 계기도 1차 세계대전이다. 전쟁 덕분에 BMW의 매출은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고공 행진 중이었다. 하지만, 1917년 종전 1년을 앞두고 하루 200여 대 항공기를 생산하는 와중에 공장에 큰 화재가 발생하게 되었다.

장비는 물론이고 엔진도 홀라당 다 타버린 탓에 궁여지책으로 가정용 가구나 생산하게 돼버렸다. 그래도 엔진을 만들던 기술자들이다 보니 꾸준하게 엔진 사업의 재기를 노렸지만, 몇 번이고 사업의 실패를 맛보게 된다.

그러나 1917년 1월 막스 프리츠가 합류하게 된다. 독일의 기계 엔지니어이자 1917년 BMW의 창립을 이끌었던 인물이었고, 엔진 디자인과 함께 혁신을 일구는데 큰 기여를 한 인물이다. 그는 오늘날의 BMW 모토라드의 아버지와도 같은 존재였다.

실키 식스의
풍부한 부드러움과 강력함
엔진 제조회사에서 출발한 브랜드답게 수없이 생산한 엔진들 중 가장 메인이 되는 것은 바로 ‘가솔린’엔진이다. 그중에서도 BMW의 우수함을 대변이라도 하듯이 가장 유명한 ‘실키 식스’엔진이 그 대표주자인데, 이러한 별명이 얻어진 엔진은 바로 직렬 6기통 휘발유 엔진이다.

마치 실크를 만지는듯한 부드러움, 그리고 고 RPM으로 거칠게 한계치를 오가도 잃지 않는 컨디션은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에 비해 아웃소싱을 많이 하고 있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맥라렌의 전설 ‘F1’도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BMW의 V12 엔진을 받아서 쓸 정도로 자연흡기 엔진의 끝을 본 이들이었다.

이 기술력은 훗날 전 세계 자동차 메이커에서 찾아 쓰는 엔진으로 자리매김한다. 도요타의 수프라도 Z4에 들어갔던 l4 엔진과 l6 엔진이 들어갈 정도며 향후 풀 모델 체인지 될 렉서스 IS 또한 BMW의 l6 엔진이 들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50:50의
고집
스포츠 드라이빙을 필두로 내세운 브랜드답게 BMW 고유의 스포츠성을 고이 간직하고 있다. BMW와 영원한 짝궁인 ZF 트랜스미션은 스로틀 반응과 동시다발적으로 반응하여 즉각적이고 빠른 리스폰스를 자랑하며, 운전자의 기량과 차량의 모든 영역에서 스트레스 없는 경쾌한 맛을 보여준다.

BMW만의 경쾌한 맛은 어떤 라인업에 상관없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느낌이 드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 느낌은 저속에서 차량을 운행 시 여실 없이 차량의 중량이 몸으로 느껴지지만, 고속 영역으로 올라갈 경우 마치 휠베이스가 짧은 해치백을 운행하는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이는 가벼워서 단점인 게 아니라 BMW만의 철학인 ‘운전자와 자동차 간의 피드백’인 것이다.

또 다른 고집은 1:1 비율 혹은 50:50의 무게 배분이다. 이는 BMW만의 오랜 고집이자 팬덤을 형성하는데 가장 큰 영향력을 세운 부분이다. 앞쪽의 무게를 담당하는 엔진을 비롯한 수많은 부품들을 실내공간 쪽으로 바짝 밀어 넣어 무게중심을 맞춘다. 이는 수많은 이들에게 “이건 프론트 미드십이다!”라고 칭할 정도로 완벽에 가까운 무게 배분을 자랑한다.

여기에 BMW만의 고유한 특성을 살린 단단한 서스펜션과 무거운 스티어링 셋팅은 BMW만이 흉내 낼 수 있는 특유의 코너링을 선사하며 그 특유의 코너링 특성은 일반 차량들과는 확실히 구분되는 아이덴티티다.

요즘 M은 수순성을
잃어간다는 평이 많아
BMW의 모터스포츠를 담당하는 전문부서 ‘M’은 BMW의 슬로건인 Sheer Driving Pleasure에 가장 부합되는 모델들을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부서다. M3부터 시작해 M4, M5 등등 세단과 쿠페 SUV를 막론하고 BMW만의 스포츠성을 한껏 가미시켜 준다. 그러나 요즘의 BMW는 특유의 거칠고 날것의 느낌이 죽어버린 요즘의 BMW와 M들에게 수많은 혹평이 쏟아지고 있는 나날이다.

과거 M 라인업은 웬만해선 DCT 미션을 사용하여 쉬프트를 칠 때마다 철컥거리는 변속 충격, 시끄러운듯하면서 아름다운 엔진 소리, 타사 대비 컴팩트한 바디는 이제 옛말이라도 돼버린 듯이 오늘날의 M들은 그 순수함을 잃어버렸단 소리다. 그중 가장 큰 몫을 한건 역시나 DCT를 버리고 8단 ZF 자동 변속기가 적용된 게 가장 큰 흠으로 꼽히고 있다.

그만큼 차가 커지고 무거워진 탓에 운전을 좋아하거나 혹은 오랫동안 BMW를 타고 느끼며 바라본 이들은 “이건 BMW가 아니다”라는 평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1억 초반대로 느낄 수 있는 BMW의 M의 고성능 감성은 그 누구도 감히 흉내 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나날이 커져만 가는 자동차 시장에 유일한 한줄기 빛이었던 BMW는 점차 그 순수함을 잊어가는 중이다. 일각에선 “차가 안 크면 사는 사람도 반감되니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을 한다. 그들 역시 어떻게 해서든 살려내기 위해 노력을 해왔을 게 분명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씁쓸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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