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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업트럭 좋아해도 이건 좀.. 미국 아빠들도 손절했던 ‘이 車’ 뭐길래?

황정빈 기자 조회수  

포드 R5 UTE 콘셉트
시대를 앞서갔던 차
매버릭으로 돌아왔다?

사진 출처 = ‘Old Concept Cars’

지금은 픽업트럭 모델들이 도심 라이프스타일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지만, 2001년엔 픽업과 데일리카의 경계를 허무는 개념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당시 포드는 F-150을 패밀리카 겸용 픽업으로 분리하며 ‘슈퍼 듀티’로 불리는 상용 트럭과의 역할 분담을 시작했다. 그런데 반대 방향에선 재밌는 실험이 진행 중이었다. 바로 호주 포드가 만든 ‘R5 콘셉트’다. 이 차는 당시로선 급진적인 발상이었다.

이 8기통 유틸리티 픽업은 양산의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그 정신은 20년 후 다시 미국 땅에 돌아왔다. 이름은 다르지만 철학은 그대로다. 매버릭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품고, 소형 유니바디 플랫폼 위에서 다시 ‘유트 정신’을 되살렸다. R5 콘셉트는 결국 시대를 앞서간 실패작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것은 매버릭이 오기 전, 포드가 숨겨둔 또 하나의 미래였다.

사진 출처 = ‘Flickr’

콘셉트 위에 세운 미래
R5 콘셉트의 정체성은?

2001년 공개된 포드 R5 콘셉트는 팔콘을 기반으로 제작된 차량으로, 본질은 정통 ‘유트(Ute)’지만 외형과 구성은 완전히 새로웠다. 확대된 실내 공간, 높아진 차고, 그리고 프런트 넛지 바와 함께 전동 윈치를 감춘 그릴 등은 당시 픽업트럭 디자인의 흐름을 거슬렀다. 핵심은 5,000cc급 8기통 엔진과 5단 수동변속기의 조합이다. 단순한 퍼포먼스 과시용이 아닌, 유틸리티와 감성을 동시에 노린 세팅이었다.

외장 색상은 조명에 따라 노란빛에서 보랏빛까지 변화하며 존재감을 드러냈고, 사이드 앞바퀴 뒤에 자리한 트윈 머플러는 퍼포먼스를 과시했다. 실내는 유칼립투스 스웨이드와 블랙 메시, 브러시드 알루미늄으로 마감됐으며, 내비게이션과 자동 공조, 차량 내 이메일·팩스 시스템까지 갖춘 인포테인먼트 구성은 그 시대 기준에서 매우 파격적이었다. 포드는 픽업과 세단, 그리고 테크 감성의 혼합체를 실험하고 있었다.

사진 출처 = ‘Ford’

매버릭의 등장
유트의 맥을 잇다

비록 R5는 콘셉트로만 남았지만, 그 철학은 포드 매버릭으로 이어졌다. 매버릭은 브롱코 스포트와 이스케이프 플랫폼을 공유하는 소형 유니바디 픽업으로, 전륜 기반 구동과 2,500cc급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옵션으로는 2,000cc급 에코부스트 가솔린 터보와 AWD 시스템, 오프로드 주행을 위한 트레머 패키지가 마련돼 있으며, 고성능 감성의 ‘로보’ 트림까지 등장해 도시형 머슬 픽업의 기틀을 완성했다.

물론 R5가 지녔던 V8의 존재감이 사라진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매버릭은 작고 민첩하면서도 다용도를 갖춘 유트 스타일을 미국 본토에서 되살렸다는 데 의의가 있다. 오랜 기간 ‘픽업=프레임 바디’라는 인식에 가려졌던 유니바디 트럭의 재해석이자, 포드가 다시 꺼내온 오래된 문제지인 셈이다. 소비자는 그 문제지를 받아 들고 각자의 해석을 적어내면 된다.

사진 출처 = ‘Carbuzz’

사라진 것 같지만
여전히 달리고 있다

2000년대 초반, 8기통 픽업에 온로드 감성을 담는다는 발상은 너무 앞선 이야기였다. 하지만 R5 콘셉트는 실용성과 퍼포먼스를 조화시킨 결과물로, 포드가 얼마나 유연한 사고를 통해 앞날을 내다봤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것은 단순한 디자인 쇼카가 아닌, 철저히 시장을 의식한 방향 제시였고, 그 의지는 지금의 매버릭을 통해 완성형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미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매버릭은 더 이상 실험이 아니다. 그것은 R5의 부활이며, 포드 유트의 진정한 계승자다. 그리고 이 시대 소비자들이 ‘작고 강한’ 차를 원하는 이상, R5가 남긴 철학은 앞으로도 계속 도로 위를 달릴 것이다. R5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 아니다. 단지, 조금 일찍 태어나 후대에 태어날 자손들에게 시장을 일러줬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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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빈 기자
Hwangjb@autopo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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