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1km 조금 넘게 달린
16년 된 닷지의 챌린저
가격은 7천만 원이 넘는다

자동차 수집가들에게 있어 주행거리는 차량의 가치를 결정짓는 절대적인 요소다. 그렇다면 만약 16년 된 차량이 고작 1마일(약 1.6km)만 주행했다면? 이는 더 이상 중고차가 아닌 박물관에 전시될 만한 특별한 가치가 부여될 수밖에 없다. 최근 미국의 한 중고차 시장에서 등장한 2009년형 닷지 챌린저 SRT8이 바로 그런 주인공이다.
미국 뉴저지에 위치한 밴티지 오토(Vantage Auto)는 이 차량의 판매 가격을 무려 5만 달러(약 7,300만 원)로 책정했다. 당시 신차 가격이 42,640달러(약 6,200만 원)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고차임에도 신차보다 높은 가격표를 달고 나온 셈이다. 그런데도 이 차량을 원하는 수집가들의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타임캡슐 수준의
훌륭한 보존 상태
이 챌린저 SRT8은 2009년 출고 직후 단 1마일만 달린 상태로 운송 트럭에서 내리자마자 플랫베드 트레일러에 실려 개인 컬렉션으로 직행했다. 이후 16년 동안 단 두 명의 소유자만을 거쳤고, 차량은 단 한 번도 일반 도로 위를 달리지 않았다. 당연히 신차 상태 그대로 유지되고 있으며, 원본 윈도우 스티커와 출고 당시의 서류까지 완벽하게 보관 중이다.
외관 컬러는 챌린저의 대표 색상으로 꼽히는 헤미 오렌지 펄(Hemi Orange Pearl)이 적용되었으며, 차체에는 인조 카본 파이버 패턴의 레이싱 스트라이프가 입혀져 있다. 차량이 줄곧 실내에서 보관된 덕에 페인트 표면이나 외부 패널에선 미세한 흠집조차 찾아보기 어렵다. 16년이란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 사실상 ‘타임캡슐’로 남아있던 셈이다.
실내 역시 신차 상태 그대로다. 블랙 가죽과 스웨이드로 마감된 앞좌석 시트는 아직 사용 흔적조차 없으며, 등받이 부분에는 밝은 오렌지색 액센트가 새 차와 같은 상태로 보존돼 있다. 운전석 선바이저에는 챌린저의 주요 기능을 설명한 안내 카드가 그대로 붙어 있고, 조수석 글로브 박스 아래쪽에는 당시의 에어백 경고 스티커마저 원형 그대로 매달려 있다.

비싼 가격에도
불티나는 이유는?
이 차량이 이렇게 높은 가격에 등장한 이유는, 닷지 챌린저가 최근 단종을 선언하며 정통 V8 머슬카 시대의 마지막을 상징하는 모델이 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2009년형은 초기 챌린저의 디자인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모델로, 앞으로 가치가 더욱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V8 엔진을 탑재한 정통 미국 머슬카의 단종을 아쉬워하는 수집가들에게 이 차량의 가치는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파워트레인은 6.1L V8 헤미 엔진을 장착하여 425마력, 최대토크는 57kg.m에 달하며, 여기에 옵션이었던 6단 트레멕 수동 변속기를 탑재해 희소성을 높였다. 그러나 이 차량이 향후 실제 주행을 위해 도로 위에 오르려면 타이어부터 오일류 등 모든 소모품을 교체하는 것은 물론, 전반적인 검사까지 필수적이다.
결국, 이 차의 다음 주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은 기존 소유자들의 방식대로 차량을 그대로 유지하며 “사라져가는 마지막 정통 머슬카”라는 가치를 지켜가는 일일지도 모른다. 이미 가격을 떠나 이 차량 자체가 하나의 역사적 상징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과연 이 차량을 품에 안는 사람이 운전을 선택할지, 아니면 계속 차고에 보관하며 미래의 가치를 기대할지 궁금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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